지역 작가들이 쌓아 올린 강원미술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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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작가들이 쌓아 올린 강원미술의 산

    강원작가트리엔날레 29일부터 평창 진부서 40일간
    ‘사공보다 많은 산’ 주제, 134명 강원 작가 참여
    지역주민 일상 공간 여섯 곳 전시공간으로 꾸며

    • 입력 2022.09.29 00:00
    • 수정 2022.09.30 06:57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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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작가트리엔날레2022가 29일부터 40일간 평창 진부면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은 평창송어축제장 내 게이트볼장을 활용한 전시장 GATE(게이트) 모습. (사진=강원문화재단 강원트리엔날레 운영실)
    강원작가트리엔날레2022가 29일부터 40일간 평창 진부면 일대에서 열린다. 사진은 평창송어축제장 내 게이트볼장을 활용한 전시장 GATE(게이트) 모습. (사진=강원문화재단 강원트리엔날레 운영실)

    강원도 예술의 내재한 아름다움이 평창에서 펼쳐진다.

    강원문화재단 강원트리엔날레 운영실은 29일부터 평창 진부면 일대에서 강원작가트리엔날레2022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강원작가트리엔날레는 도내 전역의 문화예술 공원화를 목표로 3년간 강원도 개최지를 순회하며 열리는 강원트리엔날레의 첫 행사다. 2년차에는 강원키즈트리엔날레, 3년차에는 강원국제트리엔날레로 이어진다. 

    1년 차 행사의 지난 행사명은 강원 작가전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강원작가트리엔날레로 명칭을 변경했다. 강원도 작가의 우수성을 국내외적으로 알리고 강원 시각예술을 국제적 브랜드로 높인다는 목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사공보다 많은 산(Hundreds of Boats, Thousands of Mountains)’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의 부정적인 의미를 다른 범주로 확장해 새롭게 해석한 것. 배의 목적지가 하나의 단일한 방향으로 향하기보다 제각각의 방향으로 발현되는 것이 예술과 일상의 지향점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다다른 ‘산’은 강원도와 평창의 자연으로, 지역단체와 주민 등 ‘사공’들이 변화를 만들어 도달하고자 하는 지역과 지구를 아우르는 의미를 갖는다.

    40일간 평창 곳곳은 ‘예술의 고원’이 된다.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던 일상 공간 여섯 곳이 전시공간으로 관객을 맞는다. 메인 전시장은 기상이변으로 겨울 축제 개최가 불가해 유휴공간이 된 평창송어축제장이다. 어린이 실내 낚시터와 게이트볼장, 종합공연체험장은 각각 POOL(풀), GATE(게이트), HALL(홀)로 이름 붙여 작품을 배치했다.

    본래 장소의 용도와 유사한 이름을 붙여 공간 본연의 기억을 소환한다. 또 진부 전통시장을 포함한 TOWN(타운), 파빌리온과 조각공원으로 구성된 PARK(파크), 평창연구아카이빙, 아트-밭, 체험프로그램으로 구성된 BATT(밭)까지 이어진다. 

     

    황재형 작 ‘풍선껌Ⅱ’ (사진=강원문화재단 강원트리엔날레 운영실)
    황재형 작 ‘풍선껌Ⅱ’ (사진=강원문화재단 강원트리엔날레 운영실)

    올해 전시에는 164팀·작가(성인 134팀, 청소년 30명)가 참여해 2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원도에서 활동하는 작가 등 도 연고가 있는 작가들도 대거 참여해 강원 예술의 저력을 보여준다. 

    세계 화단에 한국 단색화의 진수를 알린 유병훈(춘천) 작가는 ‘숲, 바람-黙’을 내놨다. 강원의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원초적 에너지와 생명력 등을 표현해온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연의 일부가 되고 싶음을 고백한다. 

    또 태백의 미용실을 순례하며 모은 머리카락을 붓 삼아 인물과 풍경을 조형하는 황재형 작가, 수묵으로 자연의 여백과 채움을 표현하는 신철균(춘천) 작가, 화천 두류산의 풍경을 그린 길종갑 작가 등이 참여했다. 

    평창의 권용택 작가는 돌을 화폭 삼아 산수를 그리고 이를 공중에 띄운 특유의 작품을, 최선길 작가는 가로 6m 크기의 대형 회화 작품 ‘천년의 노래-가을’을 선보인다. 원주의 은행나무 앞에서 그린 사계절을 담은 작품이다. 

    차재 예술감독은 “강원의 작가를 발견하고 작품을 조명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강원을 다시 발견하는 틀을 제공하는 전시”라며 “재인식된 공간들에 강원의 이야기를 채워 지역을 깨우고 잔치를 이루는 자리”라고 했다. 

    행사 기간 평창의 지역성을 알리기 위한 문화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예술가와 연구자가 협업해 평창 진부의 ‘입말 음식(Spoken Recipe·구전되는 지역민의 식재료와 음식)’을 기록했다. 행사 기간 주말 진부문화센터 1층 식당에서 연구를 통해 레시피화한 닭반데기, 취 떡꼬치, 나박물김치, 콩물 메밀묵 등을 판매한다. 

    천년고찰 오대산 월정사에 펼쳐진 지역 학생과 예술가와의 협업 작품도 볼 수 있다. 

    사전행사로 진행된 ‘월정-스케이프’는 진부중 학생들과 국내 대표 그라피티 작가인 제바 유승백 씨가 협업해 지역 청소년을 예술과 연결하는 시도를 했다. 팔각 구층석탑의 보수용 가설구조물에 페인트로 그려진 그라피티 작품은 이질적이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또 내달 2일 진부시장에서는 최세희 작가와 함께 리사이클링 작품을 제작해 시장을 채우는 설치미술 체험도 마련된다.

    김필국 강원문화재단 대표는 “강원 작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참여작가와 지역주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형 시각예술축제를 목표로 기획했다”며 “작가와 주민, 관객 모두가 하나의 주체가 되어 만들어갈 평창의 새로운 모습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는 11월 7일까지 열리며 별도 관람료는 없다. 무료 도슨트가 제공되며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한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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