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술? 아닙니다” MZ세대, 위스키 향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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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술? 아닙니다” MZ세대, 위스키 향에 취하다

    2030세대 사이에서 위스키 유행, 품귀 현상도
    올해 상반기 국내 위스키 수입액 62% 증가
    “부드러운 맛을 내는 위스키나 하이볼 강세”

    • 입력 2022.09.26 00:01
    • 수정 2022.09.27 06:54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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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한 소비자가 춘천 세계주류마켓에서 위스키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23일 오후 한 소비자가 춘천 세계주류마켓에서 위스키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창고형 와인샵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춘천 동내면의 ‘춘천 세계주류마켓’. 본지가 방문한 23일 이 매장의 위스키 진열장에는 빈 공간이 많았다. 판매가가 10만원 초반인 700~750㎖의 맥켈란·발베니 위스키 종류가 모두 품절 상태였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맥켈란·발베니는 가성비 좋고 입소문이 난 위스키라 진열해놓으면 5분 만에 다 팔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춘천 세계주류마켓 관계자는 “주 판매 품목이 와인인데 점포 매출 30%는 위스키”라며 “위스키 판매량이 작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고 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다. 위스키는 알콜 도수가 높고 가격이 비싸 과거 중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혼술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데다, ‘아낄 때 아끼더라도 좋아하는 것에는 과감히 지갑을 여는’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되며 위스키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위스키 인기 증가는 2021년부터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5만 달러(약 2091억원)로 전년대비 33.9% 증가했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어 올해 상반기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62% 늘어난 1억2365만 달러(약 1620억원)를 기록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어 맥켈란 등 인기 위스키는 품귀현상을 보인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MZ세대 중심의 위스키 열풍으로 맥켈란 등 인기 위스키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일부 지역에선 위스키를 구매하기 위해 새벽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진다. 편의점 GS25는 지난달 주류 강화 콘셉트 매장인 '플래닛'에서 희귀 위스키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오픈런 줄이 이어졌고, 인기 상품인 발베니12년 더블우드 등 4종이 빠르게 완판됐다. 위스키 공병을 중고시장에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

    개성이 강한 MZ세대가 위스키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과 다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위스키에 음료를 섞어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제조해 SNS에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특히 인기다. 최근 위스키를 마시기 시작한 정모(35)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홈바(home bar)에 지인들을 초대한다”며 “집에서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들어 먹으니 향도 좋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싱글 몰트와 블렌디드로 구분한다. 맥켈란, 발베니 등 싱글 몰트는 100% 보리만 사용하며, 다른 곡류 위스키 원액을 섞지 않는다. 맛과 향이 풍부하고 색깔이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블렌디드는 보리 외에 다양한 곡물 위스키 원액을 혼합해서 만들며 부드러운 맛을 가진다. 가격도 싱글 몰트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춘천 세계주류마켓 관계자는 “위스키 특유의 풍미를 좋아하는 소비자는 맥켈란·발베니를 찾고 하이볼 용으로는 가성비 좋은 산토리 가쿠빈 등이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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