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청사 우리 동네로⋯유치전 분위기 고조에 지역 갈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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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청사 우리 동네로⋯유치전 분위기 고조에 지역 갈등 우려

    캠프페이지·신사우동·동내면 등 도청사 유치전 확산
    강북신축추진위 시민토론회, 동내면 유치 전략회의
    캠프페이지 인근 주민은 철회 반발, 서명운동 등 계획
    1인 시위, 토론 참여 등 시의원도 지역구 유치 나서

    • 입력 2022.09.08 00:02
    • 수정 2022.09.14 00:03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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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청사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도청사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도가 새로운 청사 용지 모색에 나서면서 춘천지역 내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지역주민 유치전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정치권 등도 가세하면서 갈등도 우려되고 있다.

    7일 현재 도청사 유치를 위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은 크게 세 곳이다. 

    기존에 이전이 확정됐던 캠프페이지 인근 지역과 신사우동, 동내면 등이다. 이들은 저마다의 명분으로 도청사 이전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강원도청 강북신축추진위원회와 춘천발전연구회는 지난 6일 오후 북춘천새마을금고에서 ‘강원도청 신축과 춘천발전에 대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 참가자들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도청사가 강북지역에 위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변지량 춘천발전연구회장은 "소양강을 중심으로 강북과 강남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사북, 북산, 신북 등은 인구소멸 지역으로 새로운 경제활력 동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강북은 행정적, 정책적 지원이 없으면 발전이 어렵고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도청 이전과 함께 우두동을 행정타운으로 만들어 성장동력의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캠프페이지 등 부지 선정 과정에서 고민이 없었다”며 “잠재적으로 문화재가 나올 가능성이 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곳인데 검토 없이 발표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강원도청 신축과 춘천발전에 대한 시민 대토론회’가 지난 6일 북춘천새마을금고에서 열렸다. (사진=이정욱 기자)
    ‘강원도청 신축과 춘천발전에 대한 시민 대토론회’가 지난 6일 북춘천새마을금고에서 열렸다. (사진=이정욱 기자)

    앞서 ‘동내면 강원도청 신축유치위원회’도 지난 5일 지역주민들과 회의하고 도청사 유치 전략을 논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치위원회는 동내면 일대 18개 자생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단체로 지난해 10월부터 동내면 유치 활동을 펼쳤다. 캠프페이지 이전이 확정되면서 활동이 위축됐다가 전면 재검토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학곡지구, 한방병원 일대, 다원지구 세 곳을 후보지로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학곡지구가 유력한 가운데 유치위 차원의 후보지 선정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친다는 태도다. 또 석사동 등 인근 지역과 연대도 구상하고 있다. 

    신복진 신축유치위원장은 “동내면은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고속도로가 인접해 접근성도 좋다”며 “학곡지구는 당초 춘천시가 행정복합타운을 만들겠다고 개발했다가 공공기관을 유치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된 상태라 정당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캠프페이지 인근 주민들은 이전 철회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반발하고 있다. 

    약사명동, 근화동, 조운동, 소양동 등 주민자치 회장들은 지난달 말 긴급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1인 시위와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김진태 강원도지사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자생단체들은 이미 플래카드 제작에 돌입했으며 중앙시장상가번영회, 요선동상가번영회 등 상인들과의 협력체제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정락병 소양동 주민자치회장은 “캠프페이지 재검토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 대부분이 큰 상실감에 빠져 있고 비난의 목소리도 크다”며 “다른 곳으로 옮기면 구도심을 망가뜨리겠다는 것으로 도심이 붕괴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자신의 지역구에 도청사를 이전시키려는 춘천시의회 의원들의 유치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의원들은 1인 시위, 5분 자유 발언, 토론회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교동, 조운동, 약사명동, 근화동, 소양동, 효자1동, 효자3동을 지역구로 둔 이선영 의원은 지난달 31일부터 춘천 중앙로터리에서 캠프페이지 도청사 이전 방침을 유지·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선영 춘천시의원이 우중에도 도청사 캠프페이지 이전 방침 유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선영 의원)
    이선영 춘천시의원이 우중에도 도청사 캠프페이지 이전 방침 유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선영 의원)

    이 의원은 “소양동, 요선동, 옥천동 등에 도청 공무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고 점심 장사의 90%를 공무원들이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캠프페이지가 아닌 다른 후보군은 외곽인데 이들이 모두 빠져나가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주민 수도 크게 줄어드는 등 경제가 붕괴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혼자서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역세권 개발사업과 도시재생구간 등이 인접해 있어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캠프페이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은 7월 열린 제319회 임시회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도청사 캠프페이지 신축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서면, 사북면, 신사우동을 지역구로 둔 김용갑 시의원도 같은 회기 자유 발언을 통해 강북과 강남의 균형발전을 위한 신사우동 이전을 주장했다.

    김용갑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지역에 강원도청을 유치해 강북에 10만 신도시를 조성하고 춘천시민 인구도 50만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 도청 청사를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캠프페이지는 예술 공연장과 휴식 공간으로 조성하면 주변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강원도는 지난달 31일 첫 건립 부지선정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전 논의를 본격화했다. 2차 회의는 내달 5일로 예정된 가운데 연내 부지 선정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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