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춘천 최초 아웃렛 오픈 첫 주말⋯시민·상인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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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춘천 최초 아웃렛 오픈 첫 주말⋯시민·상인 엇갈린 반응

    시민,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아”
    명동 상인, “생존에 직접적 타격”

    • 입력 2022.09.06 00:02
    • 수정 2022.09.08 03:54
    • 기자명 이종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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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애용하는 브랜드가 한자리에 있어 계속 방문할 것 같아요.”

    4일 오후 춘천 온의동. 지역 최초 아웃렛 매장인 ‘모다아울렛 춘천점’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개장 후 첫 일요일인 이날 입점 점포들의 개점 준비가 끝나지 않아 절반에 가까운 상가가 비어있었고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렇지만 아웃렛 측에서 준비한 오픈 기념 신규 회원 사은품 증정 행사장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섰다.

     

    아웃렛 방문객들이 오픈 기념 신규 회원 사은품을 증정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이종혁 인턴기자)
    아웃렛 방문객들이 오픈 기념 신규 회원 사은품을 증정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이종혁 인턴기자)

    입점 점포들은 저마다 룰렛과 에어볼 뽑기, 응모권 이벤트 등을 준비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첨된 방문객에게는 할인 쿠폰과 장바구니 등 상품을 나눠줬다.

    앞서 ‘모다아울렛 춘천점’은 지난달 26일 개장을 예고했지만, 행정절차 상 문제로 개점 일자를 연기하면서 지난 2일 문을 열었다. 아웃렛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약 1만5000㎡ 규모로 조성됐다.

    이날 가족과 함께 아웃렛을 찾은 정지훈(42·후평동)씨는 “쇼핑을 하려면 서울‧경기 지역으로 나가야 했는데 춘천에도 아웃렛이 생겨 좋다”며 “생각보다 입점한 브랜드도 다양하고 규모도 커서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아웃렛에 입점한 개별 점포는 약 100여곳으로 사업자 측이 처음 목표한 220곳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역사회에서 아웃렛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자 입점 과정에서 기존 희망 입점 업체들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입주하지 못한 점포도 많았다. 향후 당초 계획 규모로 입점 업체 수가 늘어나면 아웃렛의 소비자 유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픈 효과’를 앞세운 아웃렛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가족 단위로 아웃렛을 찾은 고객이 많았다. 아웃렛 관계자는 공식 개장일인 2일과 이튿날인 3일에 비하면 방문객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내 점포여서 비 오는 날씨에 큰 양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명동에 있던 한 의류 매장이 ‘모다아울렛 춘천점’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온의동 아웃렛 개점 이후 명동 상권에는 이같은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이종혁 인턴기자)
    명동에 있던 한 의류 매장이 ‘모다아울렛 춘천점’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온의동 아웃렛 개점 이후 명동 상권에는 이같은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이종혁 인턴기자)

    반면 같은 날 명동과 명동 지하상가, 로데오, 은하수 거리 상가는 추석 대목을 앞둔 주말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유동인구가 드물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명동 거리에는 ‘온의동 아웃렛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을 걸고 문을 닫은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모다아울렛은 캐주얼 정장 중심의 M 브랜드, 아웃도어 W 브랜드, SPA 의류매장인 S 브랜드 등 아웃렛에 새로 입점한 다수의 매장이 기존 상권과 중복된다. 이 경우 해당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기존 상권 대신 아웃렛을 찾는 등 거리의 유동인구가 감소하면, 구도심의 공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춘천시 조례에 따라 아웃렛과 같은 대규모 점포 입점 허가를 위해서는 1㎞ 내 전통상업보존구역 상권과 상생 협약을 맺어야 한다. 명동, 지하상가 등의 상권은 전통상업보존구역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아웃렛 개장으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은 전통시장이 아니라 이같은 명동 상권이어서 ‘협약 주체 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동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A(47)씨는 “추석 대목을 앞둔 주말에 이렇게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아웃렛이 들어서면서 명동 상권에 타격이 있으리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이종혁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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