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경제] 3500원짜리 커피가 배민에선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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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 3500원짜리 커피가 배민에선 4000원?

    춘천 프랜차이즈 카페 5곳 배달시 판매가 조사
    카페 60%가 배달시 500원 정도 더 받아
    업체의 이중가격, 많이 살수록 소비자 손해

    • 입력 2022.09.06 00:01
    • 수정 2022.09.08 03:54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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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기사’ 입니다. MS투데이가 춘천 지역 독자들을 위한 재미있고 유용한 경제 뉴스를 전달해 드립니다.> 

    “매장에서 사면 3500원, 배달 시키면 4000원에 배달료 3500원 추가.”

    춘천시내에서 영업 중인 프랜차이즈 카페 상당수가 커피 등 음료 배달시 매장 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음료라도 매장에서 사면 3500원인데, 배달을 시킬 때는 4000원인데다 배달비를 추가로 받는 식이다. 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지만 이같은 ‘이중가격’ 탓에 알게 모르게 손해를 보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2일 춘천지역 프랜차이즈 카페 5곳에 대해 음료(아이스 기준)의 매장가와 배달가격을 조사했더니, 5곳 모두 매장가와 배달가격이 달랐다. 조사는 ‘컴포즈커피’, ‘팔공티’, ‘빽다방’, ‘메가커피’, ‘와플칸’ 각 가맹점 한 곳을 대상으로 했으며, 잘 팔리는 음료 4종의 매장가와 배달가격을 비교했다. 배달가격 기준은 배달의 민족에서 판매하는 해당 음료의 가격이었다.  

    ▶5곳 중 3곳, 아메리카노 제외한 모든 음료 이중가격
    컴포즈커피는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를 구매시 한 잔에 1500원이지만, 배달할 때는 한잔에 2000원이었다. 마찬가지로 바닐라라테는 매장가 3000원, 배달가격은 3500원이었다. 요거트스무디, 청포도에이드 등을 포함해 컴포즈커피의 모든 음료 배달가격이 매장가보다 500원씩 더 비쌌다. 배달시 배달료 3500원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팔공티도 마찬가지였다. 아메리카노 가격이 매장에선 1500원, 배달 시 2000원이었고, 바닐라라테는 매장에서 3100원, 배달은 3600원이었다. 요거트스무디와 청포도에이드의 매장가는 각각 3600원과 3700원으로 배달가격보다 500원씩 저렴했다. 역시 별도 배달료는 3500원이다. 

    빽다방의 경우 아메리카노(2000원)는 매장가와 배달가격이 동일했지만, 나머지 3개의 음료는 배달가격이 매장가보다 500원 높게 책정됐다. 매장에서 3500원에 판매하는 바닐라라테와 요거트스무디는 배민에서 모두 4000원에 판매됐다. 매장가 4000원인 청포도에이드도 배달가격이 500원 더 비쌌다.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매장가와 배달가격 비교. (그래픽=박지영 기자)

    메가커피와 와플칸(배달료 2500원)의 경우 대부분의 품목에서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이 동일했다. 다만 메가커피는 바닐라라테 배달가격(3400원)이 매장가보다 200원 더 비쌌고, 와플칸은 아메리카노 배달가격(3000원)이 매장가보다 500원 더 비쌌다. 그 외의 모든 음료는 배달가격과 매장가가 같았다.  

    ▶이중가격,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
    카페들이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더 받는 이유는 우선 배달비 지출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배달 1건이 발생할 때 카페가 지출하는 배달료는 최소 3600원(배달의민족 기준)이며 거리에 따라 추가로 지출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다른 업종과 달리 배달료를 높일 경우 3000원 내외인 커피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 보인다. 이 때문에 표시되는 배달료를 높이기보다는 배달되는 커피 가격을 올려 받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이중 가격’ 체계에서는 소비자가 한번 주문할 때 커피를 여러 잔 구매할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예를 들어 소비자 입장에서 커피 1잔을 구매할 때 커피가 500원 비싸더라도 배달료가 500원 저렴하면 손해가 없다. 하지만 커피를 세 잔 주문할 경우 총 지출이 1000원 늘어나고, 다섯 잔 주문하면 2000원을 추가로 지출하게 된다. 

     

    이중가격 구조는 음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자주 보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중가격 구조는 음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자주 보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이런 이중가격 구조는 음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실제로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등 음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게 책정된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매장가와 배달가격이 같았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는 투썸플레이스와 파스쿠찌 모두 4500원이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및 배달 관련 제반 비용 상승으로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 배달에 한해 메뉴 가격을 매장과 다르게 책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이같은 이중가격이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제품을 많이 주문할수록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배달 플랫폼 사업자에게 매장가와 배달가격이 다른 것을 표시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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