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차로에 맨홀 30개, 춘천시 "통합 관리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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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교차로에 맨홀 30개, 춘천시 "통합 관리 안 된다"

    • 입력 2022.08.28 00:02
    • 수정 2022.08.29 08:23
    • 기자명 이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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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맨홀에 빠진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단시간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맨홀 사고 위험이 높아져 그만큼 체계적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춘천시도 한 교차로에 수 십 개의 맨홀이 밀집해 있어 싱크홀 발생 등 안전사고 위험이 존재하지만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라는 이유로 현황 파악은 물론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춘천시 구도심인 소양동의 한 교차로.
    반경 50m 안에 검은색 맨홀 뚜껑 30개 이상이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지하에 설치된 하수와 가스, 전기 통신 등의 관리를 위해 필요한 맨홀이지만, 뚜껑에 적힌 용도가 겹치기도 합니다. 

    구도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16년 말 개통한 동면 춘천순환로. 

    만천 4거리에서 장학 4거리까지 2.3km 구간에 40여 개 맨홀 뚜껑이 도로 위를 덮어 오가는 차량이 흔들리거나 충격을 피해 차선을 이탈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 춘천시민]
    “불안하죠. 혹시 솟구쳐 오르거나 그럴까봐 불안하죠” 

    40kg에 달하는 쇳덩이의 맨홀 뚜껑, 

    평소에는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집중호우 시 수압이 올라 맨홀 뚜껑이 열리며 물이 솟구치기도 하고,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서울에서는 중년의 남매가 빠져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도 맨홀 주변은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생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 노승만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관리주체가 다른 전기라던가 가스, 오·우수가 분리돼서 설치되다 보니까 도로를 주행하면서 보이는 여러 개의 맨홀이 한 지역에 집적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사실 우수관이 있고 맨홀이 있는 위치가 지반이 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언제 맨홀 주변에서 싱크홀이 생길지 모르는 거고, 실제 맨홀 주변에서 싱크홀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지점 중 하나⋯.” 

    서울시는 사고 후 지역 내 맨홀 개수를 파악하고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응책 마련해 나섰지만, 춘천시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유관부서 4곳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우수관 맨홀 2만 8천여 개만 파악될 뿐, 전기·통신·가스 등의 맨홀은 기관별로 각자 관리해 수만 개로 추정할 뿐 전체 현황을 모르고, 맨홀 관련 재난 안전 매뉴얼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터뷰 - 맨홀 공사 작업자]
    “맨홀 공사할 때 따로 간격이 있어야 한다거나 그런 건 있나요?) 그런 건 없어요. 업체마다 (시공하는 게) 다 다르니까, 자기네가 편한 곳에다 위치를 잡고 놓는 것 같아요. 정해진 건 아니고⋯.”

    [인터뷰 - 노승만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도시시설인 전봇대라던가 주차장, 터널, 교량을 관리하듯이 맨홀도 이제는 시가 공동으로 조사해서 관리하는 그런 시스템을 갖춰놓아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맨홀 뚜껑이 어느 위치에 있으면 그것을 회피해서 간다던가 같이 모으는 그런 작업들이 되기 위해선 '공동구'라는 그런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지금이라도 계획되고 시행돼야⋯.”

    집중호우 등 재난 상황에 한순간 흉기로 돌변하거나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맨홀. 

    자연재해가 인재로 이어지 않기 위해 종합적인 관리와 점검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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