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구하기 어렵다 했더니⋯춘천 다가구 신축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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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룸 구하기 어렵다 했더니⋯춘천 다가구 신축 ’급감’

    신축 선호현상에도 춘천 원룸 공급 정체
    2018년 1324가구→올해 8월까지 81가구
    “신축 원룸 월세 기존보다 더 비싸질 것”

    • 입력 2022.08.26 00:01
    • 수정 2022.08.28 00:38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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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시내 원룸(다가구주택) 신축이 급감하면서 대학생이나 1인 가구들의 ‘신축 원룸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본지가 춘천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내에서 승인허가를 받은 다가구주택 가구 수가 최근 5년새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춘천시 전체에서 1324가구가 승인허가를 받았으나 2019년에는 582가구, 2020년에는 322가구, 2021년 203가구로 줄었다. 올해는 8월까지 신축 사용승인 다가구주택이 81가구에 그치고 있다. 

     

    춘천시 연도별 다가구주택 사용승인 현황. 2022년은 8월까지 사용승인된 가구수.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시 연도별 다가구주택 사용승인 현황. 2022년은 8월까지 사용승인된 가구수. (그래픽=박지영 기자)

    신축 원룸은 외관이나 내부가 깔끔할뿐 아니라 단열·방범 성능도 좋아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이사할 때 1순위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가스레인지‧에어컨‧ 세탁기‧책상 등 옵션도 갖춘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연식이 오래된 집은 고장이나 누수, 곰팡이 등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신축 원룸 공급이 최근 5년새 급감하면서 춘천에서는 신축 원룸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개학을 앞둔 대학생들이 신축 원룸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낡은 원룸을 구하거나 아파트,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대학생 김모(23‧후평동)씨는 “15년 된 원룸에 살아봤는데, 벌레도 많고 세탁기도 오래돼 자주 고장났다”며 “그 뒤로 방은 무조건 신축만 찾지만 최근 유독 신축 원룸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25일 한 시민이 한림대학교 원룸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25일 한 시민이 한림대학교 원룸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특히 올해 들어 신축 원룸 공급이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라, 이같은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건축한 지 5년 이내의 주택이나 아파트를 신축으로 본다. 올해는 춘천 시내 5년 이내 신축 원룸이 2500가구이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부터는 신축 원룸이 1200가구로 줄어든다. 1~2년 후에는 신축 원룸이 씨가 마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축 원룸이 줄어드는 원인은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축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필수 건축 자재인 시멘트 가격은 올해 4월 t당 15~18% 상승했고, 레미콘과 고강도 철근 가격도 지난 3월 이후 10% 이상 올랐다. 게다가 지난달 한국은행이 빅 스텝으로 기준 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건축을 위한 대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이렇게 원룸 공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원룸 월세도 꾸준히 상승세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온의동에 있는 한 원룸(1994년 준공·54.15㎡)은 2020년 8월 25만원(보증금 500만원) 이던 월세가 올해 1월 30만원(보증금 동일)으로 5만원 올랐다. 후평동의 한 원룸(1987년·53.04㎡)도 보증금은 300만원으로 동일한 가운데 월세가 2021년 8월 35만원에서 올해 7월엔 40만원으로 5만원 뛰었다.

     

    춘천지역 원룸(60㎡이하) 월세 변화.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원룸(60㎡이하) 월세 변화. (그래픽=박지영 기자)

    안경호 오빵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건축비와 금리 상승으로 신축 매물이 드문데, 소비자들은 신축을 원해서 방 구해주기가 쉽지 않다”며 “신축 원룸이 생기면 수요가 몰려 월세 시세도 기존 원룸보다 더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소담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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