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해학과 풍자 담은 '시사만각'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해학과 풍자 담은 '시사만각'

    빅터조 개인전 '시사만각', 24일까지 문화공간역
    20여 점의 조각과 시사만화로 사회문제 풍자

    • 입력 2022.08.21 00:01
    • 수정 2022.08.22 00:05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가들은 언제나 세상을 통찰하고 있습니다.”

     

    빅터조 작 'Justice is just...'.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빅터조 작 'Justice is just...'.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사회문제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시민과 소통에 나선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빅터조(조경훈)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24일까지 춘천 문화공간 역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 타이틀은 ‘시사만각(SculpToon)’이다.

    조각을 의미하는 ‘Sculpture’와 풍자만화를 뜻하는 ‘Cartoon’ 두 단어를 더해 만든 조어다. 전시에서는 이 타이틀처럼 조각 작품과 회화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빅터조 작가는 강아지 캐릭터를 활용한 조각 작품을 통해 사회의 각종 부조리를 고발해왔다. 이번 개인전은 조각 위주로 선보였던 기존 전시와는 달리 조각품을 카툰에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빅터조 작 '돈의 흐름을 타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빅터조 작 '돈의 흐름을 타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번 전시에서는 자본주의의 모순, 남북갈등 등 오래전부터 굳어진 사회문제들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정치와 사회 등 딱딱한 이야기들이지만, 유쾌하게 표현된 강아지 캐릭터 덕에 자연스럽게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정의의 여신상이 든 저울이 돈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 돈 위를 둥둥 떠다니는 장면 등 ‘돈’이 삶의 뒷받침이 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예뻐 보이기 위해 코르셋을 ‘영끌’하는 모습에서는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외모지상주의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빅터조 작 '탈모'. 젊은 층이 안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을 나폴레옹의 M자 탈모에 비유해 만화(왼쪽)와 조각에 담았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빅터조 작 '탈모'. 젊은 층이 안고 있는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을 나폴레옹의 M자 탈모에 비유해 만화(왼쪽)와 조각에 담았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전시에서는 조각 작품과 함께 5점의 만화 그림도 만나 볼 수 있다.

    남북의 창과 흙수저, 지구온난화 등 네 컷 만화에서는 조각 작품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정치인의 사진이나 자신의 작업 과정을 사진으로 담아 풍자하는 내용이다.

    이밖에도 스피커나 영상출력기 등 설치물을 통해 작가의 시대정신을 공유한다.

    빅터조 작가는 ”예술가는 작품을 예쁘게 만들어서 소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아니라 세상을 날카롭게 바라보고 그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 사회를 바꿔가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내 시선을 관람객과 공유하고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