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증시에서 멀리해야 할 사람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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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증시에서 멀리해야 할 사람 셋

    코스톨라니 “차트분석가, 룰렛 도박꾼과 같은 미치광이”
    전문가 주가예측 적중률 40%⋯비관론자는 악재만 부각

    • 입력 2022.08.16 00:00
    • 수정 2022.08.16 17:53
    • 기자명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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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우연이 판을 치는 주식시장에는 ‘훈수꾼’이 활개를 치게 마련이다. 귀신도 모른다는 주가를 그럴듯한 나름의 도구로 분석하고 예측하며 투자자를 울리고 웃긴다. 특히 증시가 호황일 때면 이들은 언론과 증권매체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며 귀하신 몸이 된다. 그러나 증시는 무질서하고 불안하며, 통계가 먹히지 않는 괴물이다. 전혀 예기치 않은 사건이 터지고 주가폭락은 일상사다. 훈수꾼의 말을 따라 주식 매매에 나섰다가 힘들게 모은 재산을 날리고 땅 치며 눈물 짓는 투자자가 부지기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 헝가리 태생으로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며 막대한 부를 쌓은 투자의 대부다. 주식투자는 심리 게임이라며 돈을 벌려면 남의 말 듣지 말고 사색가가 되라고 했던 그는 증시에서 멀리해야 할 훈수꾼 셋을 꼽았다. 차트분석가, 예언가, 그리고 비관론자가 그들이다.

    차트란 주가가 움직이는 패턴을 표현한 시각 자료를 말한다. 지지선과 저항선, W형, M형, 머리 어깨 모형, 삼각형, 사각형 엘리엇 파동 등 여러 형태로 주가 변동의 전환점을 나타낸다. 차트분석가들은 주가가 차트의 규칙을 따른다고 주장한다. 사실 차트분석은 단순해서 매력적이다. 불안과 불확실성이 강한 투자의 세계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으로 만들며 모든 걸 통제한다는 기분에 젖게 한다. 하지만 차트를 믿는 순간 우연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게 된다. 코스톨라니는 “각종 차트 형태에 현혹되는 것은 ‘돈을 죽이는’ 행위와 다름없다”라며 “차트를 좋아하는 사람은 컴퓨터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룰렛 도박꾼과 다를 바 없는 미치광이”라고 단언했다.

    차트가 주가의 과거 움직임을 나타내긴 하지만 그것이 미래의 주가 움직임까지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주가 동향은 수많은 변수에 따라 결정됨에도 단순히 차트의 추세선을 보고 미래의 주가 동향을 예측하는 것은 ‘백미러만 보고 자동차를 운전하는’격이다.

    예언가라는 사람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예언가 집단에는 증권사 브로커, 애널리스트 등이 포함되고, 그리고 가끔 경제학자도 합류한다. 예언가는 전문가라는 탈을 쓰고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 일이 벌어졌는지 안다고 주장하며 시장이 주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들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내고 성공하는 길을 안내한다고 떠벌리고는 재산상의 손실을 입힌다.

    지난해 증시에 한창 거품이 낄 때 예언가들은 종합지수가 얼마 간다느니 삼성전자가 상승 여력이 충분해 지금 사야 한다느니 하면서 순진한 투자자들을 부추겼다. 그러나 주가는 올들어 내리막길을 치달아 막차를 탄 투자자들은 한숨 속에 세월을 보내고 있다.

    흔히 전문가는 예측력이 뛰어나고 오류에 잘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 실험 결과 전문가는 40% 정도 주가를 정확히 예측했는데, 이는 일반인과 비슷했다. 전문가라고 해서 주가 예측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스톨라니는 "나는 은행가, 증권 브로커,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해 성공의 단맛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주식 전문가란 주가를 예견하는 사람이 아닌 어제, 그리고 오늘 주식이 어땠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비관론자는 결코 돈을 벌 수 없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은 계속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증시의 장기적 추세는 우상향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본주의에서는 비관론자보다 낙관론자가 유리하다. 투자자가 비관론에 전염되면 악재만 크게 보이고 호재는 잘 보이지 않아 투자판단이 흐려진다. 1987년 ‘블랙먼데이’ 때 경제학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주식은 끝났다, 죽었다고 단언했다. 코스톨라니가 참석한 경제포럼에서도 세계적인 석학 33명 모두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그는 "당신들은 틀렸어"라고 말하고는 주식을 사들여 큰돈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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