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을 빈 그릇에 담아⋯'감각의 사유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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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혼을 빈 그릇에 담아⋯'감각의 사유展'

    6인 사진작가, 한국화 이재동 초대작가
    사진과 그림의 경계 없앤 협업 전시
    춘천 갤러리툰, 오는 21일까지 열려

    • 입력 2022.08.11 00:00
    • 수정 2022.08.11 14:35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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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명의 사진작가와 1명의 한국화 작가가 만나 그린 세상이 펼쳐진다.

    ‘포토박스’ 사진작가 6명과 한국화 이재동 화가가 여는 시각예술 컬래버레이션 전시 ‘2022 감각의 사유’가 오는 21일까지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토이로봇관 3층 갤러리툰에서 시민과 만난다.

    포토박스는 예술에 담긴 철학을 공부하는 사진동호회로 2018년부터 4년째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한국화가 이재동을 초청해 색다른 시도에 나섰다. 이 작가는 정시권 작가와 함께 공부한 동양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작품에 녹였다.

    올해 주제인 ‘시루공(空)’은 빈 그릇에 담긴 예술혼이라는 뜻을 담았다.

     

    정시권 작가가 출품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정시권 작가가 출품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정시권 작가는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는 형태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담았다.

    펜이나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다양한 촬영기법을 작품에 녹여냈다.

    작가는 볼록한 스테인리스판·계단 등에 여러 사물의 빛이 반사된 모습을 한국의 전통 멋을 지닌 오방색으로 표현했다. 계단을 찍은 작품 곳곳에는 신발 자국을 볼 수 있다.

    한국화 이재동 작가의 ‘자유’는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이 입은 상처를 조명한다.

     

    이재동 작 '자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재동 작 '자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가는 농경·산업·첨단사회를 거쳐오며 문명이 발달했지만, 그만큼 자연의 이치를 벗어나게 된 현대인의 모습을 역설했다.

    오방색의 깃털을 단 새는 편안히 나는 것 같아도 최선을 다해 날갯짓한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새와 달리 모든 것을 쉽게 얻으려고만 하는 인간 모습을 지적했다.

    기후위기, 전쟁 등으로 상처를 입은 자연(산)은 어두운색으로 변해 누워있는 모습이다.

    정귀수·박경숙 작가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소재로 인생의 이야기를 엮었다.

     

    정귀수 작가와 출품작 '화양연화(花樣年華)'.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정귀수 작가와 출품작 '화양연화(花樣年華)'.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정 작가는 부겐빌레아 꽃을 다양한 노출 기법을 통해 표현했다. 붉게 물든 꽃잎은 삶의 중반에 선 지금, 작가 내면에 끓는 열정을 의미한다. 푸르게 가공한 줄기와 거칠게 뜬 노란 노이즈는 그간 느꼈던 고통과 슬픔이다. 그런데도 작가는 현재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지난다고 봤다.

    박 작가는 겉보기엔 가녀리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수천 년 세월을 버틴 민들레꽃을 소재로 삼았다.

    민들레 홀씨는 주위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굳건히 자라난다. 작가는 수수한 이미지로 알려진 민들레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췄다.

    정시권 작가는 ”그림과 사진의 경계를 무너트리고 하나의 시각예술로 자리 잡은 작품들을 지역에서 함께할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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