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10주년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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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10주년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 입력 2022.08.10 00:00
    • 수정 2022.08.10 17:45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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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 이하 부코페)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부코페는 제1회가 열리기 한 해 전인 2012년 8월 해운대 백사장 특설무대에서 부코페 전초전으로 펼쳐진 ‘한·일코미디페스티벌’부터 지난해 9회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

    8회와 9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열린 것을 제외하면 모두 오프라인 공연으로 치러졌다. 올해 10회 축제는 8월 19~28일 KNN시어터 등 부산 각지에서 분산 개최된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전환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4개국 76개 코미디 팀이 참여한다.

    지금까지 아홉 번을 멋있게 치러내고 10회를 맞은 부코페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칭찬과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10년 전 김준호 집행위원장은 기자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있는데, 국제개그제나 국제코미디언축제는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K팝도 있는데 K코미디도 해보자는 생각을 주변 코미디언들과 공유했다”면서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갔더니 코미디와 개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얼마 전 다시 만나 10회까지 부코페를 끌고 온 원동력을 물어봤더니 “코미디언과 협찬사, 후원사 모두 웃음에 대한 공감대와 필요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10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포스터.
    제10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포스터.

    최대웅 부집행위원장도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웃음을 주는, 인간 본연의 웃음의 교집합은 분명 있다. 미스터 빈이 나왔던 런던올림픽 개막식 퍼포먼스는 전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웃음이다. 우리도 언젠가 그를 초대할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부코페의 10년간 행보를 칭찬하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는 매번 다양한 국가의 코미디언들이 참가하는 풍성한 라인업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꾸몄을 뿐만 아니라, 멜버른과 몬트리올, 몽트뢰 코미디페스티벌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성장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부코페는 처음에 콘텐츠가 옹알스, 드립걸스 등 세 팀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상설 공연팀만 30개가 넘을 정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해외공연팀의 섭외와 교류를 담당하는 황덕창 수석프로그래머 등의 노력에 힘입어 몽트뢰 코미디페스티벌 등과 매번 세미나 등을 열면서 그들이 1년 내내 온라인으로 코미디 경연을 이어가는 것을 배웠고, 이번에는 몽트뢰와 협연한 ‘코미디 버스(Comedy Verse)’를 전 세계 어디서건 PC나 휴대폰 어플을 통해 즐길 수 있게 했다. 메타버스 시대인 만큼 코미디도 시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공연 형태를 선보이는 것이다.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해 ‘웃은 만큼만 관람료를 내는데, 한 번도 안 웃으면 입장료 0원을 내는, 하지만 웃지 않을 수 없다’는 개그페이의 운영도 10주년에 걸맞은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다. 공부하느라 지친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학교에 갑자기 나타나 공연하는 ‘코미디 스쿨 어택’도 여전히 계속된다.

    부코페가 배출한 최고의 글로벌 콘텐츠는 넌버벌 공연팀인 옹알스다. 옹알스는 제1회 부코페부터 무대에 서왔다. 옹알스 리더 조준우는 “부코페가 부산으로 불러준 멜버른, 몬트리올, LA 관계자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게 해주고 30분짜리 하이라이트 쇼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에 나갈 수 있었다”면서 “옹알스가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부코페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옹알스가 해외에 나가면 부산코미디페스티벌을 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10회 때는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국제코미디페스티벌협회(ICFA)도 출범한다. 한국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등 총 8개국 대표들이 모여 총회를 개최하는데, 초대 의장국인 한국이 회의를 진행한다. G20처럼 8개국 코미디 대표가 모여 정관을 만들고, 코미디와 공연을 공유하자는 발상에서 부코페의 주도로 기획됐다.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건립되고 있는 문화예술타운 쇼플렉스에는 400석 규모의 코미디 전용 극장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앞으로 코미디 발전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올해로 2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도 초기에는 전용 상영관이 없어 해운대 메가박스 등을 빌려 쓰고, 추석을 피해 다니는 등의 고생과 노력을 했지만, 영화의전당이 갖춰지면서 전체적인 틀을 갖추게 됐다. 부코페도 코미디 전용 극장 구축과 함께 명실상부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이 포함돼 있어 일찍이 춘천인형극제, 춘천마임축제, 춘천연극제 등 무공해 지역축제를 발전시켜왔는데, 부코페와도 한번 교류할 만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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