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소설 연극으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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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 소설 연극으로 만나다

    9일부터 춘천 아트팩토리:봄서 공연
    김유정 '소낙비' 등 연극으로 재해석
    배우들과 함께하는 '극장식당' 운영

    • 입력 2022.08.07 00:01
    • 수정 2022.08.08 00:35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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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 소설을 연극으로 재해석한 무대가 선보인다.

    연극 '소낙비:처우'는 김유정의 ‘소낙비’, 이상의 ‘날개’, 김동인의 ‘감자’를 접목한 작품이다. 오는 9일부터 21일까지 춘천 아트팩토리:봄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지난 4월 펼쳐진 음악극 ‘동백전’에 이은 두 번째 김유정프로젝트 연극이다.

    문화프로덕션 도모가 선보이는 김유정프로젝트는 소설가 김유정의 작품을 연극으로 제작해 그가 실제 살았던 실레마을에 위치한 공연장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만 1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연극 '소낙비:처우'의 포스터.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연극 '소낙비:처우'의 포스터.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작품은 연극의 배경인 1910년대 한마을에 사는 6명 인물의 사연을 담았다.

    ‘부’를 이용해 마을의 여자들을 탐하는 대지주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윤리의식은 저버린 채 사는 두 남자, 그리고 이들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다.

    현실의 벽 앞에 많은 것을 포기했지만 그런데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의 복합적이고 미묘한 감정을 각종 오브제와 의상, 음악을 통해 섬세히 담았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나무다리 ‘길’은 공간과 공간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한다. 인물 간 불안한 관계를 나타내는 오브제로, 극이 흘러가면서 여러 형태로 바뀌기도 한다,

    극 중 춘호와 춘호 아내가 처한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의자’는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의 규모를 나타낸다.

     

    김유정 프로젝트 첫 번째 연극인 '동백꽃'의 한 장면.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김유정 프로젝트 첫 번째 연극인 '동백꽃'의 한 장면.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또 시대의 분위기를 담은 의상으로 인물의 캐릭터를 표현했다.

    오랜 기간 외부 활동을 한 ‘복녀’는 홀로 간직하는 비밀이 많아 옷을 겹겹이 걸쳐 입었고, 잃을 것 없이 위태로운 삶을 사는 ‘춘호 아내’는 소매를 짧게 잘라 가난함을 드러냈다.

    현실에서 도피한 채 자의식에 갇힌 지식인 ‘적우’는 병약하고 무능력한 모습을 계절감 없는 소재로 된 몸에 맞지 않는 옷으로 표현했다.

    극에서 인물들의 예민한 감정표현이 요구되는 만큼 전통악기 역시 표현력이 과하지 않은 현악기를 위주로 사용했다.

    연극이 끝난 뒤에는 극의 연장선으로 즐길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 ‘극장식당’이 이어진다.

     

    지난 4월 열린 '동백꽃' 극장식당에서 나온 메뉴.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지난 4월 열린 '동백꽃' 극장식당에서 나온 메뉴. (사진=문화프로덕션 도모 제공)

    출연 배우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연극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메뉴는 연극의 주제와 어울리는 음식이 선보일 예정이다.

    앞선 ‘동백꽃’에서는 극의 소재가 되는 ‘닭’에서 떠올린 닭갈비 스테이크와 와인을 메뉴로 선정했다.

    작품은 2014 강원연극제 대상과 연출상, 2014 전국연극제 금상과 연기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도모의 대표작이다.

    황운기 연출은 ”현실적인 삶의 무게 앞에 무릎을 꿇어야만 하는 사회현상은 김유정이 소설을 쓰던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애달픈 인간의 모습을 연극으로 고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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