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경제] 판피린·박카스, 편의점에서 사면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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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 판피린·박카스, 편의점에서 사면 손해다?

    5개 비상 상비약 가격, 성분 비교해보니
    편의점 약, 약국보다 비싸고 약 성분 적어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 줄이기 위한 것"

    • 입력 2022.07.21 00:01
    • 수정 2022.08.10 15:06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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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경제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기사’ 입니다. MS투데이가 춘천 지역 독자들을 위한 재미있고 유용한 경제 뉴스를 전달해 드립니다.> 

    약국이 근처에 없거나 문을 닫았을 때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비상 상비약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판피린, 까스활명수 등 약국과 편의점에서 모두 파는 비상 상비약은 비슷해 보여도 가격이나 성분들이 조금씩 다르다.

    본지는 20일 춘천에 있는 약국 5곳과 편의점 3곳을 대상으로 △판피린 △까스활명수 △박카스 △마데카솔 △타이레놀 등 5대 비상 상비약을 비교 조사했다. 그 결과 타이레놀을 제외한 모든 약은 판매 가격뿐 아니라 성분이나 함량 등에서 약국과 편의점 제품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약국에서 파는 비상 상비약의 가격은 서로 큰 차이가 없었다. 약국 5곳 모두 판피린Q(5정)를 2500원, 까스활명수는 1000원에 팔았다. 박카스(D)도 개당 600원으로 모든 약국에서 가격이 같았다. 마데카솔케어(6g)는 4곳에서 4000원, 1곳에서 4500원이었다. 그리고 타이레놀(10정)은 3곳에서 2500원, 2곳에서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편의점 3곳의 비상 상비약 가격도 모두 동일했다. 판피린T(3정) 1800원, 까스활 1000원, 박카스(F) 900원, 마데카솔(8g) 7400원, 타이레놀(8정) 3000원이었다. 성분 차이는 고려하지 않고 같은 용량으로 비교하더라도 편의점 가격이 약국보다 대체로 비쌌다.

     

    약국 및 편의점 약 평균 가격과 특징 비교. (그래픽=박지영 기자)
    약국 및 편의점 약 평균 가격과 특징 비교. (그래픽=박지영 기자)

    더 중요한 것은 성분과 함량의 차이다. 약국 약과 편의점 약은 이름이 비슷하고 성분도 비슷하지만, 약국 약에 더 많은 약성분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차이 탓에 이름도 조금씩 다르다. 조사 대상 5개 비상 상비약 중 유일하게 타이레놀만 이름과 성분이 동일했다.

    예를 들어 약국용 판피린Q와 편의점용 판피린T는 콧물, 알레르기 완화와 해열 진통 성분이 동일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판피린Q에는 편의점 제품인 판피린T와 달리 기침과 가래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이 추가돼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까스활’은 까스활명수보다 5가지 성분이 덜 들어간다. 약국에서 파는 까스활명수는 현호색, 아선약, 육계, 정향, 육두구, 건강, 창출, 진피, 후박, 고추틴크, 엘멘톨의 11개 생약 성분이 들어간다. 반면 까스활은 이 중 6개 성분(아선약, 육계, 소두구, 건강, 고추, 엘멘톨)만 함유됐다. 

    박카스는 타우린 함량에서 차이가 난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박카스D는 타우린이 2000mg이지만 편의점 박카스F는 그 절반인 1000mg이다. 박카스에 함유된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약국 마데카솔케어연고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마데카솔연고와 달리 항생제 성분이 추가돼 있다. 따라서 세균 감염을 막으려면 약국에서 산 연고가 더 효과적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안전상비의약품은 부작용·오남용 우려 최소화한 제품”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는 뭘까. 과거 의약품은 약국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다. 2012년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생긴 ‘안전상비의약품제도’ 덕분에 편의점에서도 약을 팔 수 있게 됐다. 가벼운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한 안정상비의약품 품목에 한해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안전상비의약품이 되려면 약의 오남용 우려가 적고 질병 치료를 위한 전문 지식 없이 사용 가능하며,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제약회사들은 편의점에 판매하는 약의 성분이나 함량을 약국 제품보다 적게 넣어 약의 부작용이나 오남용 위험을 줄인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한 마데카솔연고는 의약외품으로 식물성분 100% 제품이라서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마데카솔케어연고는 일반의약품이며 식물성분 외에 항생제 등이 추가되어 약사의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9일 소비자가 약을 구매하기 위해 춘천 후평동에 있는 한 약국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19일 소비자가 약을 구매하기 위해 춘천 후평동에 있는 한 약국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이밖에 편의점 약 판매자는 약사가 아니므로 일반의약품 판매 시 복약지도를 할 수 없다는 차이가 있다. 김민겸 남춘천대형약국 약사는 “약국에는 일반의약품이 많아 비슷한 제품이라도 편의점과 성분 차이가 나고 효능이 더 우수하다”며 “개당 가격도 약국이 편의점보다 일반적으로 저렴하므로 급한 경우가 아니면 약국에서 약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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