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동해의 청량함 춘천서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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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순간⋯동해의 청량함 춘천서 만끽

    무하 개인전 개나리미술관서 31일까지
    도시의 시간과 다르게 흐르는 양양 살이
    자연경관, 일상순간 포착한 작품 20여점

    • 입력 2022.07.21 00:01
    • 수정 2022.07.22 00:02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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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 바다의 청량함이 춘천에 상륙했다.

    현대인들에게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종일 일을 하다가 꽉 막힌 퇴근길에 갇혀 저녁 늦게나 집에 도착하는 일은 다반사일 것이다.

    올해로 4년째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무하 작가는 2년 전 쳇바퀴 같은 도시 생활에 갑갑함을 느껴 아내와 함께 여행으로 찾았던 강원도 양양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깨끗한 자연의 공기와 푸릇한 산, 그리고 시원한 바다에 이끌려 다소 충동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양양에서의 일상을 시원한 색채로 담아낸 무하 작가의 개인전 ‘Space of Yangyang’가 오는 31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시민과 만난다.

    전시는 춘천에서 일정을 마치고 9월 중 양양에서도 관객들과 조우할 예정이다.

    작가가 양양으로 이주한 뒤 가장 크게 느꼈던 차이는 ‘여유’였다.

    정형화된 삶을 살던 때와 달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바다에서 서핑하는 피서객들을 넋 놓고 구경하거나 근처 산으로 등산하며 한적한 분위기에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특히 인제와 양양 사이에 있는 한계령은 설악산 국립공원을 지나 아름다운 오색 약수천과 폭포가 있어 작가가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다.

    작가는 바로 이런 여유를 화폭에 담아냈다.

     

    '겨울 맛 아이스크림'(왼쪽)과 '여름 맛 아이스크림'은 계절에 따른 한계령 봉우리의 모습을 아이스크림에 비유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겨울 맛 아이스크림'(왼쪽)과 '여름 맛 아이스크림'은 계절에 따른 한계령 봉우리의 모습을 아이스크림에 비유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여름 맛 아이스크림’은 울창하고 푸르른 여름 한계령의 봉우리를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그려 콘위에 얹었다. 반대로 ‘겨울 맛 아이스크림’은 눈 내린 한계령의 설경을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빗대 표현했다.

    한계령 초입 오색 온천과 정상 근처에 있는 휴게소, 그리고 1004m 높이도 표시해 그려 넣었다. 한계령을 지나는 44번 국도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설악산의 대표 드라이브코스 중 하나다.

    두 작품은 여름과 겨울, 온과 냉, 해와 달의 대비를 표현했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해변’은 한여름 피서객들이 몰려왔다가 다음 날 아침 다시 조용해진 바다를 보며 느낀 감정을 담았다.

     

    출품작 '해변'. 휴가철 피서객들이 다녀간 뒤 한적해진 양양 해변에 배구 네트가 놓여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출품작 '해변'. 휴가철 피서객들이 다녀간 뒤 한적해진 양양 해변에 배구 네트가 놓여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품에는 활기찬 양양 바다를 보며 느꼈던 감동과 정리된 해변에서 느꼈던 평온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어떤 이의 휴가는 활기차고, 어떤 이의 휴가는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다.

    멀찍이 바라본 양양 바다는 자를 대고 선을 그은 듯 해변, 파도, 하늘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그림에는 색채를 많게는 네 가지로 정형화하고 면 분할로 대비시켰다.

     

    출품작 '죽은 어들의 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출품작 '죽은 어들의 날'.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품 '죽은 어들의 날'에 표현한 연어의 주변에는 멕시코의 국화인 붉은 꽃과 양양의 들풀을 그려 넣고 양양의 해, 구름, 꽃들로 문양을 장식했다.

    작품명을 차용한 멕시코의 대표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에는 해골 분장을 하고 퍼레이드를 하거나 붉은빛이 도는 멕시코의 국화로 제단을 지어 올린다. 슬픔으로 가득한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먼저 간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하나의 환영식으로 승화해 죽은 사람을 기린다.

    작가는 이 축제를 떠올려 작품의 이름을 지었다.

    양양 남대천에서 방류되는 연어는 바다로 이동해 성장하고 산란 시기에 다시 거친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은 뒤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죽음을 예고한 후 다른 생을 태어나게 하고 멋진 삶을 마무리하는 연어는 경이로움을 준다.

    무하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여름 휴가를 즐기듯 일상 속 자연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평안히 감상하고 힐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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