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불가능은 없다, 춘천휠체어농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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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플러스] 불가능은 없다, 춘천휠체어농구단

    '춘천휠체어농구단’ 창단 3년 만에 우승 행진
    장애인 스포츠 ‘재활 넘어 삶의 자긍심’ 부여
    올해 목표 ‘휠체어농구리그(KWBL) 우승’
    장애 인식개선과 장애인 스포츠 저변 확대 노력

    • 입력 2022.07.20 00:01
    • 수정 2022.07.21 00:49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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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를 모으면서,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고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애는 불편할 뿐 불가능은 없다’라는 것을 현실에서 증명하며 멋진 도전을 이어나가는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농구단 조승현 선수를 만나 휠체어농구와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편집자주>

     

    ▶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농구단 소개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농구단(이하 춘천휠체어농구단)은 올해로 창단된 지 3년째 되는 신생팀이다. 팀 감독은 춘천 출신이자 허재 감독과 같은 중앙대와 기아에서 활약하며 일반 농구의 레전드로 불렸던 조동기 감독이 창단부터 현재까지 맡아 이끌고 있다. 팀 구성은 국가대표 선수 5명과 나머지 5명의 신인 선수로 구성돼 신구 조화가 잘 된 탄탄한 팀이다.

    ▶ 춘천휠체어농구단 창단 3년의 성과? 
    신생팀이지만 선수들의 구력이 다른 팀 못지않다.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소속돼 있어 올해는 ‘2022 한국휠체어농구리그(KWBL)’ 우승이 목표다. 휠체어농구 리그는 프로농구처럼 시즌 경기로, 예를 들어 6월부터 12월까지 자기 팀과 상대 팀 근거지를 번갈아 가며 경기를 하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하고 결승전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자를 가리게 된다. 지금 4승 1패로 1라운드 1위를 하고 있는데 그 1패도 저희는 첫 경기이기 때문에 충격이 컸다.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은 12월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치러진다. 춘천에서 하는데 저희가 못 올라가면 안 되기 때문에 올해는 무조건 챔피언 결정전에 나가 우승하는 것이 목표이다. 앞선 성적으로는 지난 4월에 고양시장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 우승, 6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국제 휠체어농구대회 우승 등이 있다.

    ▶ 우승 행진 소감과 비결?
    춘천시장이 구단주인데 ‘선수들이 구단주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자주 볼 일이 있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굉장히 관심이 많고 지원을 잘해주신다. 저희를 지원해 주는 시청과 체육회 관계자뿐 아니라 음식점 등에서도 시민들을 만나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 것들이 선수들한테 굉장히 많은 동기부여가 됐고, 그것이 3년 동안 쌓여 온 결과가 올해 좋은 결과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휠체어농구단 조승현 선수가 창단 3년 만에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비결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춘천휠체어농구단 조승현 선수가 창단 3년 만에 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비결과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 휠체어농구 시작 동기와 의미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일반 농구를 했다. 장애인스포츠를 처음 접하면 스포츠라는 인식보다는 재활, 복지 등의 이미지가 많은데 저도 그랬다. 장애가 생기고 ‘휠체어농구 한번 해볼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일반 농구를 했는데 휠체어농구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까 또 하나의 스포츠인 것이 확실했고, 운동선수인 제가 봤을 때도 도전해 볼 만한 가치와 매력이 있었다. 휠체어농구를 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한국 사회가 아직 장애인들이 살아가기에 쉽지 않은데 운동을 하면 재활이 돼 몸이 건강해지고, 그걸 뛰어넘어 전문 체육선수가 된다면 팀이 우승하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또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패럴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나가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과 가족과 친척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 일반 농구와 휠체어농구의 차이점은?
    제일 먼저 듣는 질문이 “일반 농구보다 골대가 낮지 않아요?”이다. 휠체어를 타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모든 규칙, 규격, 농구공 크기, 골대 높이, 체육관 크기 다 같다. 다른 건 손으로 휠체어를 밀면서 공을 잡고 드리블해야 하기에 농구에서 말하는 더블 드리블이라는 규칙이 없다는 것이다. 또 휠체어농구는 선수마다 등급이 있다. 4.5점부터 1점까지 개별적으로 부여되는 ‘스포츠 등급’이다. 기준은 장애 중증도이다. 휠체어를 탔을 때 발끝에서부터 머리‧손끝까지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선수들은 보통 4점, 4.5점 정도의 높은 등급을 받고, 척수장애인은 척수 범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활동 범위의 제약이 많아 2점, 1.5점, 1점 정도의 낮은 등급을 받는다. 경기를 하는 다섯 명 선수 등급의 합이 14포인트를 넘으면 안 된다. 정말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하려면 높은 등급의 선수들로만 구성하면 되지만 그러면 상대적으로 중증도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소외되기 쉽기 때문이다. 장애인 스포츠 안에서의 차별을 없애 모든 장애인이 중증도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14포인트라는 등급을 두는 것이 일반 농구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춘천휠체어농구단은 '2022 KWBL 휠체어농구리그' 1라운드 공동 1위를 한데 이어, 올해 말 리그 우승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휠체어농구단은 '2022 KWBL 휠체어농구리그' 1라운드 공동 1위를 한데 이어, 올해 말 리그 우승을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 장애인스포츠 활성화의 필요성
    춘천휠체어농구단은 월 2회 정도 초등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한다. 보통 장애가 생기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머물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을 어떻게든 끄집어내 생활체육으로 재활이라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드러나지 않은 장애인들과 어린 친구들이 장애인 스포츠를 접하면 좀 더 빨리 운동을 배울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쌓이면 장애인 스포츠 저변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도 생각한다. 패럴림픽 등의 국제대회에서도 유능한 선수들이 많이 탄생해 더 많은 국민께서 성원해 주실 수 있도록 밑에서부터 차츰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향후 춘천휠체어농구단 목표?   
    운동선수는 성적으로 말해야 하기에 일단 남아 있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휠체어농구 리그에서 우승해 저희를 응원하시는 많은 시민과 지지해 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또 우승 등 좋은 성적을 계속 쌓아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농구단이 전국에 있는 명문 팀 못지않은 명문구단으로 이름을 알리는 게 목표이다.

    ▶ 마무리 인사
    선수들이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그런 것들을 보며 저희는 좀 더 자긍심을 느끼고,  저희가 춘천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팀이니까 “시민들이 내는 세금이 아깝지 않게 정말 열심히 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팀이 되자”라고 선수들끼리 얘기한다. 앞으로도 성적을 내는 것을 떠나 춘천시민들에게 자긍심이 될 수 있는 선수단, 선수들이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할 테니 많은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이정욱·박지영 기자 cam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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