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알바’ 부업대학생, 예산 낭비 지적⋯현장서는 “또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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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알바’ 부업대학생, 예산 낭비 지적⋯현장서는 “또 와?”

    춘천시 부업대학생 운영, 18일부터 103명 활동
    올해 예산 5억2000만원, 20일에 146만원씩 지급
    현장 “줄 업무 없고 인력 관리 업무 늘어” 불평

    • 입력 2022.07.19 00:01
    • 수정 2022.07.20 00:04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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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의 하절기 부업대학생 활동이 18일 시작됐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인력 배치라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시의 하절기 부업대학생 활동이 18일 시작됐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불필요한 인력 배치라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시가 방학 중 대학생들의 폭넓은 사회경험을 위해 부업대학생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매년 방학마다 100여명의 부업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여름철 부업대학생은 103명으로 △읍·면 소재 원거리 지역 근무 28명 △행정업무 보조 38명 △어린이·청소년 관련 시설 지원 30명 △기타 시설 지원 근무 5명 △코로나19 대응 업무 2명을 각각 배치됐다. 이들은 18일부터 내달 12일까지 20일간 활동한다.

    시에 따르면 올해 부업대학생 관련 예산은 5억2000만원이다. 학생 1명에게 급여 146만5600원을 지급한다. 방학 기간에만 일할 수 있고 주휴수당도 별도로 지급돼 학생들에게는 일명 ‘꿀알바’로 불린다. 올해 모집에는 65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춘천시 부업대학생 운영조례’에 따르면 대학생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해 근로를 통한 자립정신을 배양하고 폭넓은 사회경험을 토대로 건전한 가치관을 함양토록 한다는 것이 운영 취지다. 

    하지만 정작 부업대학생을 받는 일부 현장에서는 초보자에게 줄 수 있는 업무가 없다며 부업대학생을 받는 것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학생들에게 전문성은 물론 업무 연속성도 기대할 수 없어서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 학생의 근태 등을 관리해야 만큼 담당자의 관리 업무만 늘어난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

    세금 낭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 산하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다수의 시설에서 수차례 부업대학생을 받았었는데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세금 낭비였다”며 “시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아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의도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부분 근무지에 적정 근무자 수가 충원되어 있어 방학 시즌에 증원이 필요한 시설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이유다. 

    A씨는 “첫 주에만 시설을 좀 둘러보고 2주 차부터 종일 휴대전화를 하는 등 일반적으로 놀다 간다”며 “새벽까지 술을 먹고 늦게 출근해 직원 휴게소에서 종일 자는 사례, 집에서 밥 먹는다고 가서 퇴근 때만 얼굴 비추러 오는 경우 등을 다수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업대학생 담당 직원에게 필요도 없는데 받지 않으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안 받겠다는 시설이 많아 우리도 떠넘겨 받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업무 강도가 높은 곳도 있을 수 있지만, 필요 없는 시설까지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 분야를 세분화하거나 지원동기를 함께 받아 선발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어린이·청소년 관련 시설 관계자 B씨는 “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배우고 싶어했던 학생이 다른 분야에서 선발돼 아쉬워했던 적이 있다”며 “아동보육이나 청소년, 복지 계열은 전공자를 배치하거나 지원동기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18일 첫 근무를 시작한 대학생 C씨는 “서고나 비품실 정리, 간단한 계산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맡는 일이 단순하기 때문에 행정 경험이나 실무를 배우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모집할 때 원하는 특정 부서를 구체적으로 선택할 수 없어 애초부터 행정 경험이나 실무를 배우길 기대하면서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발 확률을 높이기 위해 원거리 지역 근무를 지원해 40~50분씩 출근하면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부업대학생이 들어오면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잠깐이더라도 일손이 필요한 곳이 있어 희망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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