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개발 4년차입니다" 교수님의 창업 성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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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 개발 4년차입니다" 교수님의 창업 성적은?

    강원대 동물응용과학과 소속 교수, 교원 창업
    미생물 기술 활용해 트러블 케어 화장품 출시
    여드름 많은 20대 소비자 각광, 동남아 진출도
    생명공학 기술 활용한 맞춤형 제품 개발 포부

    • 입력 2022.07.07 00:01
    • 수정 2023.09.07 11:28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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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기능성이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이승태(46) 강원대 동물응용학과 교수는 2019년 춘천에서 바이오 기업을 창업한 기업 대표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회사 커스토젠(KUSTOGEN)은 여드름 및 피부 트러블에 특화된 기능성 화장품으로 지난해 매출 7000만원을 달성했다. 6일 연구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사업상 만나는 분들도 여전히 '교수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며 "여드름 화장품으로 시작했지만 전공인 생명공학을 살려 다양하고 유익한 제품을 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스토젠의 대표 브랜드인 ‘아크슈터(Akshooter)’는 독일어로 여드름을 뜻하는 ‘아크네(akne)’와 영어로 해결사라는 의미의 ‘슈터(shooter)’를 합성해 만들었다. 이승태 대표가 대학에서 20대 젊은 학생들이 가진 여드름성 피부에 대한 고민을 접하며, 트러블 관리에 특화된 기초 화장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피부 미생물을 조절하는 조성물로 특허를 받은 AK-20이란 성분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여드름과 트러블을 유발하는 원인균인 큐티박테리움 아크네와 스타필로코코스 아우레우스 미생물을 제거하고 건강한 피부 상태 유지에 필요한 유익균을 효과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기능성 소재"라고 설명했다.

     

    커스토젠의 대표 상품인 아크슈터 마스트팩. (사진=커스토젠)
    커스토젠의 대표 상품인 아크슈터 마스트팩. (사진=커스토젠)

    커스토젠은 생명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이 대표의 연구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동물자원과학과 졸업 후 농생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스위스연방공과대학교(EPFL)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강원대에 부임한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다. 동물 자원 줄기세포의 미분화 유지 및 분화 조절에 대한 기초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조직 공학 및 나노기술공학과 같은 다학제간 공동연구 등에 힘써왔다.

    이 대표는 생명공학 기술을 상용화하는 첫 단계로 화장품을 택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화장품을 개발하는 춘천 세바바이오텍(대표 임혜원)과 공동으로 피부 미생물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피부에 있는 미생물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데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작됐다. 피부 미생물에 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하게 됐다.

    아크슈터 브랜드는 △마스크팩 △앰플 △크림 △닦는 토너 등 4종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을 받아 기존 마스크팩 단일 제품에서 크림‧앰플 등 신제품을 개발하고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4월 개발해 최근 출시한 닦는 토너는 패드의 양면을 각각 각질 제거용 거즈와 피부 결 정리 용도의 솜으로 구성해 차별화했다. MZ세대 소비자의 관심을 받으며, 설립 3년 차인 지난해 커스토젠의 매출은 7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승태 강원대 동물응용과학과 교수 겸 커스토젠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이승태 강원대 동물응용과학과 교수 겸 커스토젠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이 대표는 올해 목표를 해외 진출로 삼았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화장품 편집숍에 제품을 내보냈다. 오는 9월에는 강원테크노파크의 수출 새싹 지원사업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뷰티 박람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국내 화장품 시장은 광고 이미지로 소비되는 대기업 화장품 제품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린 측면도 있다"며 “동남아 지역은 기후 환경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아 트러블 케어 화장품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커스토젠의 기업부설연구소 내부. (사진=권소담 기자)
    커스토젠의 기업부설연구소 내부. (사진=권소담 기자)

    커스토젠의 사례처럼,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 교수들이 최근 창업 시장에 활발하게 뛰어들고 있다. 본지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국립대인 강원대학교의 교원창업은 10건으로, 이 중 9건이 교내 창업한 경우다. 교원 창업기업의 매출액은 1억7893만원으로 나타났다. 사립대인 한림대의 교원창업 사례는 2건으로 매출액은 4182만원 수준이다.

    이 대표의 최종 목표는 ‘형질전환동물’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생명공학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다. 현재 기술력의 한계로 생산단가가 비싼 단백질 성분의 약을 유전자 변형 동물을 활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업화하고자 한다. 

    이 대표는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며 “여드름 피부뿐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흰머리 케어, 산모의 튼 살과 색소 침착을 막기 위한 제품 등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가이자 대학 교수로서 사업뿐 아니라 교육·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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