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이재수 춘천시장 ‘민선 7기, 시민 주도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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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플러스] 이재수 춘천시장 ‘민선 7기, 시민 주도성 확보’

    민선 7기 춘천시정 ‘시민 주도성’ 확보 의미
    이광재 전 의원 맹주 안돼⋯줄 서기 정치풍토 비판
    민선 8기, 시민 주도형 시정 운영 당부
    퇴임 후 ‘성찰의 시간 갖겠다’

    • 입력 2022.06.28 00:01
    • 수정 2022.06.29 00:15
    • 기자명 이정욱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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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 7기 춘천시를 이끌어 온 이재수 춘천시장이 6월을 끝으로 4년의 임기를 마무리 지었다. 시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춘천시정을 이끌어 온 이재수 시장을 만나 지난 4년 춘천시정의 성과와 퇴임 소회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퇴임을 앞둔 소회?
    재선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그것이 저희가 해왔었던 일의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장이 제 삶의 목표였다면 시장이 됐으니 성공한 것이고, 계속 시장을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저는 실패한 사람이다. 그런데 저는 ‘시장이 돼서 이런 일을 하고 싶다’ 하는 것이 있었다. 그 일들은 여전히 필요한 것이고 그 일을 위해 시장이라는 직함은 수단에 불과했기에 저는 성공도 실패도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외쳐 온 것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삶의 위기, 생태계 위기, 생명의 위기에서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극복할 대안을 찾는 기간이 지난 4년이었다. 그것은 제가 시장이든, 아니든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민선 7기 춘천시정의 성과와 변화는?
    기존 춘천시정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고 보면 된다. 춘천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적으로 개발과 성장만이 유일한 도시 운영의 방향인 것으로 인식해왔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성장과 개발이 우리한테 행복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도시의 미래를 굉장히 불안하게 한다’라는 진단을 하게 됐다. 완성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역사회 곳곳에서 ’시민 주도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당사자 관점에서 직접 만들어가는 다양한 일들이 실제 이루어졌다. 문화예술은 문화예술에 속한 분들이, 농민들은 농업회의소를 통해, 장애인들은 직접 장애인복지위원회를 만들어 각자가 스스로가 필요로 하는 걸 결정하고 이뤄냈다. 또 청년들은 청년청이라는 조직을 통해 청년의회를 발족하고 ‘우리 일을 직접 해나가겠다’라고 선언하고, 어르신들은 지혜의숲 재단을 만들어 노인이 도시의 골칫거리도, 부담도, 문제도 아닌 주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임기 내 힘들거나 아쉬웠던 점은? 
    지속 가능한 도시 구현에 뿌리를 완전히 내렸다고 보기 어렵고, 이제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씨앗을 심고 그것의 뿌리를 내리는 '모살이 기간'인데 그것을 지속시키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도 주민의 생존 위기를 불러왔다. 지구 재앙을 우리가 비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모든 인류가 겪는 고통이었지만 시민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춘천시가 애초에 전환도시를 얘기했던 것이 그래서 더 가치 있는 것이 되었고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단기 처방을 했지만, 실제 시민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데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이재수 춘천시장이 민선 7기 시정 운영과 퇴임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MS투데이 스튜디오에서 이재수 춘천시장이 민선 7기 시정 운영과 퇴임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 ‘줄서기식 정치풍토 비판’ 작심 발언의 의미는?
    이광재 전 의원 개인한테 일방적으로 지적하기에 조금 미안한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 민주당의 모습이 굉장히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고, 이제는 바뀌고 변화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기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사람은 된다’, ‘어떤 사람은 안 된다’라는 개인의 관점에서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혁신과 개혁을 외치는 모습이 올바른 정치개혁일까라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느낀다. 이광재 전 지사가 강원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많이 했지만, 지역에 있는 많은 정치 신인을 발굴하고, 키우고, 기회를 주기보다는, 어떤 사람은 되고 어떤 사람은 안 되고 하는 식의 재단을 많이 했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지역의 미래에 희망과 꿈을 주는 일이어야 하고, 이상적이지만 그 이상과 가치를 현실화시키고 구현해내는 것이라고 볼 때 적합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정치는 안 된다. 그렇게 누군가가 구심이 돼 오랫동안 머물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정치 그룹들이 거기에 줄을 대거나, 줄을 서야 생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지게 된다. 이제는 그걸 멈추자는 의미로 “강원도 맹주 이제 그만하십시오”라고 이야기를 드린 것이다.

    ▶ 차기 춘천시장에게 대한 당부? 
    건강하고 정직한 시정 운영을 바란다. 특별히 부탁드릴 것은 시장이 나서는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시장이 비켜주니 시민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4년 간 시민 주도성을 갖게 하는 시정 운영을 통해 시민들이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의탁하고 의존하는 사회 구조적인 상황에서 ‘이 도시 주인은 시민이다’라는 것을 느꼈고, 그런 자발성과 창의적인 역량들이 지역사회에 투영되기 시작했다. 시민 주도성이 보다 강화되고 지켜질 수 있도록 차기 정부에서도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조금 더 바란다면 우리 도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류에 닥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환경 위기 대응에 다양한 실천적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것을 유념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 퇴임 후 계획은? 
    특별하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좀 더 깊이 본래의 마음을 찾는 그런 일들을 충실히 하고, 제가 봐야 할 부분이 많은데 그걸 못 보았던 것이 많은 것 같아 제 안을 들여다보는 일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회를 더 깊고 넓게 보는 시야를 갖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좀 더 사유하고,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지난 4년 정말 열심히 일해왔다.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의 자발성과 지역에 대한 책임성이 없었으면 4년의 시정 운영을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협력과 성원, 응원해주신 게 큰 힘이었다. 늘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 것이고, 제가 할 일을 멈추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지역사회를 위해 나아가겠다.

    대담=[한재영 국장]
    촬영·편집=[이정욱·박지영 기자 cam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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