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꽃 심은 데 꽃 나네?!”⋯ 자연을 지키는 ‘꺾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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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업] “꽃 심은 데 꽃 나네?!”⋯ 자연을 지키는 ‘꺾꽂이’

    • 입력 2022.06.27 00:01
    • 수정 2022.06.28 06:38
    • 기자명 서충식·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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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의 답답함을 털어내고 빠른 일상회복이 필요한 시기. 다양한 문화 활동을 통해 일상을 더욱 활력 있고 다채롭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무엇을 해야 할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 여기를 주목해 보자. MS투데이 기자가 춘천의 놀거리와 즐길거리를 대신 경험해보고 소개하는 문화생활 고수되기 프로젝트 ‘레벨업!’

     

    환경 오염과 지구온난화 등은 자연을 전유물처럼 여긴 인간의 오만함에서 시작됐다. 자연을 병들게 한 인간의 파괴성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위해 환경보호 활동과 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치는 모임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은 ‘즐거운 문화생활 소개'를 레벨업 1순위로 찾았다면, 이번에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문화생활’이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춘천에서 운영되는 모임 ‘어스홀리데이’를 만나면서 확신의 ‘레벨업’을 외쳤다.  

    모임의 주인장 김소현 대표는 '어스홀리데이'의 목적을 “식물을 기르고(grow), 느리게 살고(slow), 낭비를 없애는(zero) 것”이라고 소개했다. 참여하기로 한 날의 주제는 꽃꽂이와 달리 생소한 꺾꽂이. 꽃이나 나무의 가지 혹은 잎을 잘라낸 후 다시 심어서 식물을 얻어내는 행위다.

    향긋한 꽃내음과 함께 시작된 모임,  참석자 6명은 목수국, 장미, 미스김라일락 3가지 꽃을 ‘가지치기→물 올리기→녹소토 세척→가위 소독→삽수 다듬기→삽수 꽂기→물주기→소독’ 등의 순서로 꺾꽃이했다. 

    목수국은 마디를 계산하면서 가지치기는 해야 해 쉽지 않았다. 다행히 김소연 대표의 도움이 있어 금방 배울 수 있었다. (사진=박지영 기자)
    목수국은 마디를 계산하면서 가지치기는 해야 해 쉽지 않았다. 다행히 김소연 대표의 도움이 있어 금방 배울 수 있었다. (사진=박지영 기자)

    첫 번째 순서인 가지치기는 말 그대로 성장 중인 꽃의 가지를 가위로 ‘똑’하고 잘라내는 일이다. 새롭게 심어서 식물을 하나 더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미와 미스김라일락은 손가락 2~3마디 정도 길이로 잘라내면 돼 비교적 간단했다. 하지만 목수국은 가지 하나에서 2~3개의 가지를 쳐야해 계산이 쉽지 않았다. 이걸 제대로 하지 못해 목수국 꺾꽂이를 모두 실패했다는 모임원도 있었다. 

    성공적인 꺾꽂이를 위해서는 곁가지와 불필요한 나뭇잎을 제거해야 한다. (사진=박지영 기자)
    성공적인 꺾꽂이를 위해서는 곁가지와 불필요한 나뭇잎을 제거해야 한다. (사진=박지영 기자)

    다음 순서는 잘라낸 가지들을 물에 30분~1시간 담아둬 충분한 수분을 제공하고, 가지들을 심어 뿌리내리게 할 흙 '녹소토'를 씻는 일이다. 녹소토는 일본 도치기현 가누마 지역에서 출토되는 황색 점토를 고온 건조 및 살균 처리해 만든 인공토양이다. 무게가 매우 가볍고, 통기성, 보수력, 보비력이 좋다. 또 잡균의 번식이 적고, 식물의 뿌리가 썩는 것도 예방하는 장점이 있다. 

    이후 가위를 소독하고, 곁가지와 불필요한 나뭇잎 등을 제거했다. 가지가 아직 어린 상태고, 잘라낸 단면은 오염되기 쉽기에 가위를 소독하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했다. 나뭇잎은 뿌리로 가야 할 영양분을 모두 뺏어갈 수 있기에 햇볕을 받는 용도로 1개 정도만 남기고 모두 떼어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땅에 꽂히는 부분을 사선으로 잘라주면 모든 준비가 끝이다. 그리고 다듬은 가지를 씻어둔 녹소토의 바닥에 닿을 정도까지 깊이 꽂아주고, 물과 살균제를 뿌려주면 꺾꽂이 끝.

    정리한 가지를 녹소토에 심으면 꺾꽂이가 끝난다. 한 달 후 뿌리가 내려오면 화분으로 이동시키면 된다. (사진=박지영 기자)

    한 달 후 심은 가지가 뿌리를 내리면 다시 모여 화분을 갈기로 했다. 물론 기자도 개인적으로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울창한 숲을 뚝딱 만들어 내거나 파괴된 오존층을 단숨에 회복시킬 수는 없지만, 이 작고 소박한 활동이 자연을 살리고 환경을 보호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희망은 분명히 느꼈다. 식물을 키우거나,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분리수거를 꼼꼼히 하는 것이 쌓여, 자연을 푸르게 만들도 우리의 삶도 더욱 건강하게 하는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복잡한 도시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고 이웃과 어우러지며 소중한 환경까지 살릴 수 있는 일거양득의 즐거움.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문을 두드려 보자. 

    다음에는 춘천에서 무엇을 즐기며 ‘레벨업’ 해볼까.

    [서충식·박지영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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