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정 내 소비량이 많은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다시 발생하면서, 춘천지역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돼지고깃값 상승은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외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의 국제 시세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본지가 강원물가정보망을 통해 돼지고기(국내산 생삼겹살 100g)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6일 기준 춘천지역 삼겹살 판매가격은 3106원으로 지난해 5월 27일 당시 가격(2728원) 대비 378원(13.9%)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통해 살펴보면, 돼지고깃값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달 기준 강원지역 평균 목살(100g) 판매가격은 3790원으로 전년 동월(2899원)과 비교해 891원(30.7%)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100g)도 2877원에서 3790원으로 913원(31.7%)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 폭등이다.
이상 기후에 따른 곡물 생산량 영향에 이어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겼다. 우크라이나는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세계 4위의 밀‧옥수수 수출국이다.
지난달 26일 춘천과 인접한 홍천지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향후 돼지고기 가격 안정화에도 악재가 생겼다. 돼지 1500여마리를 사육하는 홍천 화촌면 소재 양돈 농가에서 ASF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정부가 돼지고기를 포함한 식품 가격을 잡기 위한 각종 대책을 마련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최근 가격이 급등한 돼지고기, 식용유, 밀가루 등 식품원료 7종에 대해 올해 연말까지 0%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수입 돼지고기의 경우 캐나다와 맥시코산 수입물량 5만t에 대해 현행 22.5~25%에 달하는 관세율에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
그러나 수입 돼지고기 물량의 80%를 차지하는 유럽 및 미국산은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이미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관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 가격 절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1인당 1만원의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는 농축산물 할인 쿠폰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축산농가의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 사료 구매자금을 1%의 저금리로 융자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