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선택의 날’ 투표소 북적⋯ “공약 반드시 지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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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지방선거] ‘선택의 날’ 투표소 북적⋯ “공약 반드시 지켜주길”

    • 입력 2022.06.01 13:15
    • 수정 2022.06.02 02:15
    • 기자명 윤수용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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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의 날이 밝았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1일 본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의 관심도 비교적 높았다.

    강원도 관내 투표소는 춘천 투표소 85곳을 포함해 총 670곳으로, 이날 새벽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도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본인의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춘천지역 지방선거 투표는 1인 7표(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사’선거구는 1인 6표)를 행사한다. 춘천 유권자는 강원도지사, 강원도교육감, 춘천시장, 강원도의원, 춘천시의원, 강원도의원 비례대표, 춘천시의원 비례대표를 각각 선출한다.

    ▶춘천 유권자들 “반드시 공약 실천해 주세요”

    춘천 근화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춘천중학교에는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속속 도착했다. 

    초등학생 아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온 김모(45)씨는 “아들이 투표하러 가야 한다면서 아침 일찍부터 잠을 깨웠다”며 “투표는 자녀들에게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고 생각해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노모를 모시고 투표소를 찾은 이순득(52)씨는 “귀찮다는 이유로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많은데, 투표는 시민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당선되는 분들은 공약을 꼭 잘 지켜서 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휴일인 6·1지방선거 당일에도 출근을 위해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강남동제2투표소에서 만난 택시 운전기사 박무영(64)씨는 “시민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당선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를 무시한 교육정책을 다시 바로잡았으면 좋겠다”며 미래 강원도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을 피력했다. 또 “도지사와 시장은 도민과 시민을 사랑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른 아침부터 함께 투표하러 나온 부부 유권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종수(69)·최영자(69)씨 부부는 “이번에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됐으니 이에 맞게 예산확보도 하고 소외된 강원도에서 벗어나 후손들에게 좋은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지역 발전을 기대했다.

     

    1일 오전 후평동 제2투표소를 찾은 한 주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1일 오전 후평동 제2투표소를 찾은 한 주민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후평동 제2투표소가 마련된 후평3동행정복지센터 3층에는 투표 시작 전인 오전 5시 50분부터 2층까지 줄이 이어질 만큼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후평3동 주민 김기순(63)씨는 1등으로 투표하기 위해 씻지도 않고 오전 5시 30분부터 기다렸다고 전했다. 김씨는 “내가 원하는 정당과 후보자를 뽑아 뿌듯하다”며 “일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정치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한 표를 행사한 이기선(57)씨는 아침 운동을 가기 위해 일찍 나왔다며 “평소 소신대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선자들이 어떤 정책을 펼쳤으면 하냐는 질문에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첫 투표라 설레요”⋯ 첫 투표 나선 자녀 응원

     

    올해 스무 살이 된 김현우씨는 전날부터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우고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사진=이정욱 기자)
    올해 스무 살이 된 김현우씨는 전날부터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우고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사진=이정욱 기자)

    첫 선거에 나선 김현우(20·퇴계동)씨는 취재진에게 이번 지방선거가 첫 투표라 전날부터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웠다며 웃었다.

    그는 “GTX 노선도 하루빨리 실행됐으면 좋겠다”며 “춘천시장선거 후보자들을 보면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 딱히 바라는 것은 없다. 누가 됐든 간에 잘 이끌어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투표했다”고 첫 투표 소감을 밝혔다. 

     

    1일 오전 자녀의 첫 투표를 기념해 아침 일찍 투표소를 방문한 정양훈씨 가족. (사진=이정욱 기자)
    1일 오전 자녀의 첫 투표를 기념해 아침 일찍 투표소를 방문한 정양훈씨 가족. (사진=이정욱 기자)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1층 투표소는 온 가족이 자녀의 첫 투표를 기념하는 축하 장소로 눈길을 끌었다.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정양훈(50·퇴계동)씨는 “딸아이가 첫 투표라 온 가족이 일찍 투표하러 와 뿌듯하다. 어수선한 시국인데 이번에 누가 당선되든 공약을 꼭 실현해 끝맺음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양한 춘천시민, 소중한 한 표 행사

     

    1일 오전 고령에도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강남동제2투표소를 찾은 국가유공자 이수호씨 부부. (사진=허찬영 기자)
    1일 오전 고령에도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강남동제2투표소를 찾은 국가유공자 이수호씨 부부. (사진=허찬영 기자)

    다양한 춘천시민들의 투표소 방문도 이어졌다.

    국가유공자 이수호(88·강남동)씨는 고령에도 일찍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씨는 “투표하고 나니 마음이 흐뭇하다”며 “당선자들이 우리 지역을 잘 보살펴줬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며, 지금 춘천시의 긍정적인 부분을 잘 유지하면서 행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분이 당선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일 오전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탄 휠체어를 끌고 강남동제2투표소를 방문한 이재준씨. (사진=허찬영 기자)

    거동이 불편한 노모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어머니(88)가 탄 휠체어를 끌고 투표소를 찾은 이재준(60)씨는 “어머니가 일찍 나와 투표하자고 하셔서 이른 시간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특히 춘천지역 상품권인 춘천사랑상품권을 사기 위해 매달 1일 아침에 금융기관에 가면 순식간에 마감이 돼 난리가 난다”며 “춘천시에 ‘노인분들을 위해 상품권을 조금 더 발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매번 거절당했다. 이번에 당선되는 분들은 이런 현안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1일 오전 춘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 1등으로 투표하러 온 오현길씨 부부. (사진=이정욱 기자)
    1일 오전 춘천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 1등으로 투표하러 온 오현길씨 부부. (사진=이정욱 기자)

    퇴계동 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첫 투표에 나선 오현길(76·퇴계동)씨는 새벽 5시 15분에 나왔다고 밝혔다. 부인과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그는 “아침에 사람이 많을까 봐 출근 전 일찍 나왔다. 강원도와 춘천시 발전을 위한 정책을 내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이제까지 공약이 실현된 게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며 “이번에는 공약을 꼭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어 5시 30분에 투표소에 도착한 고령 유권자 김순여(86·퇴계동)씨는 “일찍 나와 투표하게 돼 기분이 좋다. 국민이 잘 살게 했으면 좋겠다. 길가에 앉아 있는 노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노인들과 미래를 이끌어나갈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춘천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투표용지 많아 복잡해요"⋯ 일부 투표소 불편

    투표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유권자들도 많았다.

    근화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춘천중학교는 투표 후 밖으로 나가려면 10여개의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이런 이유로 휠체어를 타고 왔거나 보행기를 이끌고 온 노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조모(71)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투표소가 아닌가”라며 “자녀들과 같이 왔다면 몰라도 혼자 투표소에 온 이들은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란 말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보행기를 끌고 투표소를 찾은 한 할머니는 취재진에게 계단 아래까지 보행기를 내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휠체어를 타고 온 박모(84)씨는 “계단만 있는 출구로는 나갈 수가 없어 입구를 이용해 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한 후 “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다. 

    일부 시민들은 선거홍보의 비실효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윤주(70)씨는 “일반인들은 후보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며 “앞으로 잘 알아볼 수 있게 홍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석사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석사동 제2투표소에서는 자신의 투표소를 잘못 알고 헛걸음한 유권자들이 다수 목격됐다.

    석사동 제2투표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다수의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석사동 제2투표소의 한 투표 사무원은 “오전부터 방문한 유권자 절반 이상이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경우였다”며 “사전투표랑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 시간이 몰리면 더 많은 혼란이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른 아침 투표소를 찾은 장옥순(80·석사동)씨도 투표 사무원이 적어준 ‘강원도여성가족연구원’이라는 메모를 받아들고 본인의 투표소로 발길을 재촉했다. 장씨는 “대통령선거 투표 때는 분명 이곳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안된다고 한다”며 “며느리가 가라고 해서 왔는데 왜 안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성과 격한 언행이 오가기도 했다.

    한 유권자는 “왜 여기서 안 되냐, 대선 때는 됐는데 왜 안 해 주냐” 등 목소리를 높였다. 안내원이 “석사동에만 투표소가 아홉 곳이 있다”고 안내했지만 거친 반응으로 응수했다.

    투표 안내용지를 가져온 경우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유권자는 안내원이 알려준 투표소를 찾지 못해 위치와 이동 경로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1일 석사동 제2투표소 투표 관리관이 투표 참관인들에게 시각장애인 관련 투표 규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1일 석사동 제2투표소 투표 관리관이 투표 참관인들에게 시각장애인 관련 투표 규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시각장애인 박광옥(72·석사동)씨는 시누이와 함께 석사동 제2투표소를 찾았다.

    점자보조용구를 전달받은 박씨는 시누이와 투표 관리관의 안내를 받았다. 박씨가 시누이와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자 투표 참관인들이 2인 이상이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 비밀투표를 위반했다며 곧바로 항의했다.

    이에 투표 관리관이 투표 안내문을 꺼내 보이며 시각장애인처럼 혼자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가족 등을 동반할 수 있다는 규정을 설명했다. 

    투표를 마친 박씨는 “1~2명 정도만 제대로 찍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는 용지 크기가 작아 힘들고 대선 때와 달리 찍어야 할 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 한 번도 빠짐 없이 투표했다”며 “후보 이름과 공약까지 살펴보고 왔지만 잘못 투표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 아쉽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이르면 2일 0시부터 당락 결정 전망

     

    1일 오전 후평동 제2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1일 오전 후평동 제2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준용 기자)

    6·1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당선자는 2일 오전 0시쯤부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는 이르면 2일 오전 0시쯤부터 승부가 속속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접전 지역은 2일 새벽 2시가 넘어야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1일 오후 7시 30분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까지 종료되면 투표함은 해당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소로 이송된다.

    개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다. 단 구·시·군 선관위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후 9시쯤부터는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개표 상황이 공개될 예정이다.

    당선자 윤곽은 지역이나 선거 단위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이는 일반 투표가 종료된 이후인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가 이어지면서 개표 시간도 1시간 30분씩 뒤로 늦춰진 영향 때문이다.

    전국 255곳의 개표소에는 총 10만8000여명의 개표관리 인력이 투입된다.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개표에 평균 9시간 23분이 걸렸다.

    [배상철·한승미·박지영·이정욱·허찬영·박준용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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