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아 물 되자 봄 왔다네··· 만개한 봄날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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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녹아 물 되자 봄 왔다네··· 만개한 봄날의 수채화

    김덕림 수채화가의 ‘나를 사랑한 색色’
    30여년 교직생활 후 전업 작가의 길로
    투명 색채와 빛으로 색의 상징성 탐색

    • 입력 2022.03.29 00:00
    • 수정 2022.03.29 17:2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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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사랑한 색 남프랑스’. (사진=조아서 기자)
    ‘나를 사랑한 색 남프랑스’. (사진=조아서 기자)

    추위에 움츠리고 있던 만물이 활개를 펴는 봄. 꽁꽁 얼어있던 눈이 녹아 캔버스 위에 다시 스며든다. 전시 ‘나를 사랑한 색色’은 물기와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수십 가지 풍경을 선보인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 프로방스와 파리, 이탈리아 베니스 등 캔버스에 담긴 풍경들은 실존하는 곳이자 김덕림(62) 작가의 유토피아다.

    김 작가는 춘천과 강원도에서 36년간 미술 교사로 재직하며 작가 생활을 겸해오다 교직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나를 사랑한 색色’은 그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3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더웨이에서 4월 30일까지 열린다.

     

    ‘나를 사랑한 색’. (사진=김덕림 작가)

    그는 자연 풍경 그대로 옮기지 않고 관찰자 관점에서 배경과 색을 재구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사유화’라고 표현한다. 눈에 보이는 풍경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정원을 다시 꾸미기 때문이다.

    그는 형태와 색채 중 색에 더욱 집중한다. 색에 담긴 경험과 생각, 감정을 형태의 변형과 재구성으로 자신만의 풍경화를 완성한다.

    김 작가는 눈에 보이는 색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수채화에서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어둡고 짙은 색도 과감하게 사용한다. 형태가 가진 고유의 색상보다 평소 느끼던 것을 교차해 병합적으로 나타낸다.

     

    ‘베니스의 추억’
    ‘베니스의 추억’. (사진=조아서 기자)

    물 작업이라고도 불리는 수채화는 작가마다 개성이나 창작 방법에 차이가 크다. 그는 습식작업과 건식작업 중 습식작업을 주로 한다.

    덧칠이나 수정할 수 없는 수채화의 특성상 그는 우연성도 작업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무색무취한 물로 채색 작업을 하는 만큼 물감이 물기를 따라 번지면서 만들어내는 자연스럽고 신비로운 효과를 낼 수 있다. “물 스스로 만들어내는 번짐이나 얼룩이 있어요. 의도한 것보다 좋아서 작가가 놀라는 경우도 있죠.(웃음)”

    그는 예술의 진정한 목적이 감정과 감각의 직접적인 표현이라 믿는다. 회화의 선, 형태, 색채 등은 그것의 표현 가능성만을 위해 이용되길 바랐다. 따라서 개인의 작업은 기존의 강박적 또는 선입견적인 개념을 넘어 타인을 지지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시대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작업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올해 그룹전, 교류전, 개인전 등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작품에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지만 감상은 오롯이 관람객의 몫이에요. 성큼 다가온 창 밖의 봄도, 작품에 담긴 봄도 만끽하며 자신만의 풍경을 만들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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