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서] 8. 하루 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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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보고서] 8. 하루 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불가능

    • 입력 2022.02.18 00:01
    • 수정 2022.02.19 00:03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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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오는 20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개막식에서 한복을 중국의 소수민족 의상으로 연출하거나,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등 여러 잡음이 생겼다. 이에 국내에서는 ‘반중 정서’가 확산하며,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 조짐이 일어나기도 했다.

    본지 기자는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없는 하루도 가능할까. 

    기자는 집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물건들의 제조국을 살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중국산’을 만나는지 실험해 봤다. 단 확인하기 어려운 부품 등은 제외하고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 표시만 확인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들려오는 ‘삐 비비빅’ 소리의 주인공은 알람시계였다. 알람시계를 뒤집자 바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표기가 눈에 들어왔다. 전기장판 위에 깔아놓은 이불에서도 중국상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기장판도 똑같다’란 생각은 의외로 반전이었다. 처음으로 발견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은 전기장판이었다.

    방 밖을 나서면서 발견한 공유기도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욕실에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같은 브랜드도 아닌데, 대부분 물건이 국내에서 제조됐다. 샴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클렌징폼 등은 모두 국내산이었다. 다른 하나의 몸 세정액은 일본에서 생산됐고, 욕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중국산은 칫솔뿐이었다.

     

    본지 기자가 집에서 발견한 다양한 중국산 제품들. (사진=배지인 기자)
    본지 기자가 집에서 발견한 다양한 중국산 제품들. (사진=배지인 기자)

     

    출근 준비를 위해 다용도 선반 앞에 앉자,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된 물건들이 뒤섞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에서 생산된 선반부터 중국산 거울, 국산 화장품과 화장지 등이 놓여 있었다.

    선반 맞은편, 선반과 같은 곳에서 주문한 옷걸이(행거) 역시 베트남에서 제조됐다. 옷장으로 눈을 돌렸다.

    옷장에 있는 각양각색의 옷들의 제조국을 살펴본 결과, 국내산과 중국산이 주를 이뤘다.

    입으려던 슬랙스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발견했다. 겨우내 교복처럼 입고 다녔던 코트는 ‘메이드 인 코리아’였다. 옷을 고르면서 한참 숨겨진 택을 뒤적였다. 매일 출근할 때 들고 다니는 중국산 가죽 크로스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퇴근 후, 저녁을 먹기 위해 주방을 살피면서 뒤집개, 볶음 숟가락, 국자 등 요리 도구와 도자기 그릇들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라이팬은 국내산이었으며, 식탁도 국내 생산인 것을 확인했다.

    처음 기획은 ‘메이드 인 차이나, 없는 하루’를 직접 살아보려고 했지만, 시작과 동시에 실패했다. 기사 작성에 쓰는 노트북부터 관련 제품인 노트북 배터리, 노트북 가방과 무선마우스까지 모두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하루 만에 대체 불가능한 물건들 대부분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향연이었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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