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속 춘천··· 아름다운 호반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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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자 속 춘천··· 아름다운 호반의 아침

    5년 만에 돌아온 신길복 작가 사진전
    안개 낀 호반의 도시, 춘천의 사계 포착
    “잔잔한 호수 보며 안정과 평화 느끼길”

    • 입력 2022.02.11 00:00
    • 수정 2022.02.12 00:0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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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길복 작가가 찍은 의암호 풍경. (사진=신길복 작가)
    신길복 작가가 찍은 의암호 풍경. (사진=신길복 작가)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풍경은 질리지 않는 작품 그 자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물결만큼이나 잔잔한 흐름으로 제 모습을 달리하지만 매일 쌓이는 변화는 어느새 이전과 다른 새로움을 선사한다.

    40여년간 춘천 의암호와 사랑에 빠진 사진작가 신길복(67)씨는 어제와는 또 다른 자연을 찍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의암호로 향한다.

    5년 만에 사진전 ‘아름다운 호반의 아침’으로 돌아온 신 작가는 지난 1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의암호의 풍경을 찍었다. 

    젊은 시절 사진을 찍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던 그이지만 어느 순간 프레임 속 피사체는 의암호뿐이다. 그는 “제일 가까운 곳에 가장 빛나는 보물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신길복 사진작가의 전시 ‘아름다운 호반의 아침’이 ‘5 NOTE 갤러리’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신길복 사진작가의 전시 ‘아름다운 호반의 아침’이 ‘5 NOTE 갤러리’에서 내달 6일까지 열린다. (사진=조아서 기자)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2021~2022년 찍은 최신작 45점으로 구성했다. 전시는 ‘5 NOTE 갤러리’에서 3월 6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그는 호수, 물안개, 나무, 배, 물 표면에 반사된 산등성이, 겨울철새 등으로 계절의 흐름과 빛의 변화를 여실히 담아냈다.

    흑백으로 표현된 사진은 마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자욱한 안개에 흐릿한 호수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물기가 가득하다. 빛에 따라 반짝임과 투명함, 아득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물결은 호수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는 “마음에 안정을 주고 힘들 때 위안을 주는 호수의 정취가 필요한 시기”라며 전시 취지를 밝혔다.

    ▶사진으로 얻은 기쁨과 슬픔··· 언제나 그 자리에 호수가

     

    이번 겨울 상고대가 핀 의암호 모습. (사진=신길복 작가)
    이번 겨울 상고대가 핀 의암호 모습. (사진=신길복 작가)

    팬데믹의 시기 그가 다시금 의암호를 떠올린 건 호수에서 얻은 위로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다녀온 친척에게 얻은 카메라 ‘아사히 펜탁스 K2’는 그의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 그는 사진 불모지였던 1979년 춘천사진동호회를 창단했다. 사진이 대중화하지 않을 때부터 사진전을 꾸준히 열어 취미로서 사진의 영역을 넓혔다. 이후 전국 순회전으로 방방곡곡에 춘천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사진 사랑이 남달랐던 그는 20년 전부터 액자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액자도 작품의 일부라는 신념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지만 본업까지 바꾸면서 단 한번도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그는 “액자는 작품에 옷을 입히는 일”이라며 “작품에 어울리는 옷을 가장 잘 아는 건 작가 자신”이라고 설명했다.

     

    신길복 사진작가가 운영하는 작업실 ‘그린액자’. (사진=조아서 기자)
    신길복 사진작가가 운영하는 작업실 ‘그린액자’. (사진=조아서 기자)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액자를 제작하다가 사고로 오른손 손가락 일부를 잃기도 하고, 작업실 화재로 수십년간 모아온 사진과 카메라 장비를 모두 소실하기도 했다.

    그래도 위기와 좌절의 순간마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의암호로 발길을 옮겼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을 맞는 호수는 큰 위로로 다가왔다.

    그는 “호수 사진을 찍으며 받은 위로가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며 “의암호를 보며 호수처럼 안정과 평안한 마음을 되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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