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평생 간직하고파··· 홍현지 반려동물 그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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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으로 평생 간직하고파··· 홍현지 반려동물 그림작가

    반려묘 ‘하루’는 최고의 뮤즈
    털실로 입체감, 호기심 동시에
    감상자에게 행복감 선사하길

    • 입력 2022.02.08 00:01
    • 수정 2022.02.09 00:12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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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명 ‘여름 안에서’. (사진=홍현지 작가)
    작품명 ‘여름 안에서’. (사진=홍현지 작가)

    평생 함께하고 싶지만 정해진 이별. 대부분의 소중한 관계가 그렇지만 특히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가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대표적인 반려동물인 강아지나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남짓으로 보통 반려인은 반려동물의 생과 사를 경험하게 된다.

    홍현지(26) 작가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정확히는 집사다. 반려묘 ‘하루’를 만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벌써 햇수로 11년을 함께한 가족 같은 사이다.

     

    홍현지 작가와 그의 반려묘 하루. (사진=홍현지 작가)
    홍현지 작가와 그의 반려묘 하루. (사진=홍현지 작가)

    그가 하루를 캔버스에 담기 시작한 건 2017년 강원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재학생 때부터다. 본래 사실적인 묘사를 즐기던 홍 작가는 실험적이고 입체적인 작품으로 영역을 넓히고자 반려묘 하루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는 당시 반려묘 하루를 보며 무한한 기쁨과 행복을 느끼다가도 먼저 떠나보낼 생각에 한없이 슬퍼지는 양가감정(兩價感情)을 느꼈다고 한다. 하루가 주는 다양한 감정은 그가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을 넓혔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은 닮는다고 하잖아요. 반려동물을 그리는 일은 반려인 자신을 그리는 일이자 반려동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현대인을 탐구하는 일이기도 해요. 하루를 그리면서 제 스스로 그리고 싶은 것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뚜렷하게 완성하게 됐죠.”

     

    작품명 ‘느낌7’. (사진=홍현지 작가)
    작품명 ‘느낌7’. (사진=홍현지 작가)

    그는 전시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보고 난해했던 감정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된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남녀노소가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을 선보이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털실은 그런 그가 찾은 새로운 오브제다. 그는 평면의 캔버스 일부를 털실로 메워 입체감을 부여한다. 감상자는 고양이와 숨바꼭질을 하는 동시에 작가가 숨겨 놓은 2차원과 3차원 사이에서도 숨바꼭질하게 된다. 또 노란색 배경, 파란색 바다 등 원색을 활용해 작품의 분위기를 발랄하고 동화적으로 표현한다.

     

    숨바꼭질3
    작품명 ‘숨바꼭질3’. (사진=홍현지 작가)

    “털실을 이용해 행복한 순간과 기분을 시각과 더불어 촉감으로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호기심이 생기는 놀이처럼 천진난만함, 순수함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작품이요.”

    작업은 뮤즈이자 작품의 주인공인 ‘하루’의 하루를 쫓는 일부터 시작된다. 매일 하루의 사진을 찍고 작품을 구상한다. 하루를 기준으로 공간을 배치하고 구조적으로 어떤 변주를 줄지 고민한다. 드로잉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 털실 작업을 한다. 

    온전히 하루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되지만 홍 작가는 하루와의 헤어짐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

     

    홍현지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하루의 사진을 찍고 캔버스에 하루를 배치한 후 캔버스의 빈 공간을 구상한다. 이후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털실로 작업한다. 작품명은 ‘휴식2’. (사진=홍현지 작가)
    홍현지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하루의 사진을 찍고 캔버스에 하루를 배치한 후 캔버스의 빈 공간을 구상한다. 이후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털실로 작업한다. 작품명은 ‘휴식2’. (사진=홍현지 작가)

    “하루가 곁에서 떠나는 순간이 오겠지만 당장 작품의 기조가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제가 하루를 추억하는 시간이 더 길 테니까요. 가끔 사람들은 작가인 주인을 만나서 고양이가 작품으로도 남고 호강한다고 하는데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하루가 제게 온 덕분에 하루에게 받은 영감으로 작품 활동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제가 하루를 보며 느낀 따스함이 다른 분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그는 이달 26일까지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갤러리 치유에서 10인 단체전 ‘cure’에 참여한다. 3월에는 인천의 갤러리 카페에서 개인전 ‘숨바꼭질’을 열며 4월에 부산 벡스코 아트 페어, 5월에 서울 코엑스에서 감상자를 만날 예정이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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