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주식, 자만하지 말라”··· 올해 투자 5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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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의 재테크 24시] “주식, 자만하지 말라”··· 올해 투자 5계

    미·중 갈등, 인플레이션, 통화 긴축 등 악재 수두룩
    샀다면 본전 생각, 애착 버려야··· 증시 위기를 기회로

    • 입력 2022.01.04 00:00
    • 수정 2022.01.04 10:20
    • 기자명 재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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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1월이 시작되면 주식투자자들은 증시가 한 해 동안 어떻게 흘러갈지 전망하면서 투자계획을 세운다. 지난해엔 글로벌 증시가 돈이 많이 풀린 데 따른 유동성 장세 성격이 강했지만 올해엔 각국이 통화 고삐를 죄면서 상승장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시 변수로는 미·중 갈등, 코로나 변이종 출현, 인플레이션, 미국의 통화정책 등이 꼽히고 있다.

    한국 증시도 이런 글로벌 증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어쩌면 박스권의 하단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들어선 박스권 탈출 움직임 속에 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이 전개되리란 예상이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땅도 장미꽃을 피우는 게 증시다. 아무리 장세가 부진해도 각개약진하는 개별 종목은 늘 생겨나기 마련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2차전지,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주는 지난해에 이어 시장의 꾸준한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유망종목이라도 지켜야 할 투자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지러운 장세가 예상되는 올해 투자자가 가슴에 새겨야 할 투자 5계를 정리한다.  

    ▶돈 좀 벌었다고 자만하지 말라

    지난 1년 동안 동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다. 순매수 금액이 30조원을 넘었다. 막판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향해 줄달음할 때 선봉장 역할한 것은 동학개미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9만원대 후반에서 정점을 치고 속절없이 무너지더니 한때 6만원대까지 미끄러져 내려갔다. 이들은 그토록 믿었던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으로 1년 가까이 고통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주식투자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자만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식투자를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또 나쁜 일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고 모든 상황을 자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생각은 증시가 호황일 때, 그리고 어쩌다 투자한 주식이 올랐을 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러다 있는 재산 다 날리고 한숨의 나날을 보내는 투자자가 수없이 많다. 

    ▶본전에 매달리지 말라

    주식투자금은 엎질러진 물이다.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매몰비용이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아닌 것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매몰비용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한 곳에 계속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잘 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혹 잘못된다 해도 잘 모르는 데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는 것보다 덜 억울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투자를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그만둘 것이냐를 결정하는 데 지금까지 투자한 돈이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면 지금까지 얼마를 투자했든 바로 발을 빼야 한다. 망설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많은 돈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만회할 기회마저 날리고 만다.

    ▶주식차트 믿지 말라

    주식차트는 지나간 주가 변동 추이나 거래량 변동 상황을 그래프로 표시한 것인데, 차트 분석가들은 주가에 일정한 법칙이 있다고 믿는다. 이동평균선, 지지선, 저항선, 머리어깨형, 쌍봉형, 이중바닥형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환율 급등, 선거 결과, 지진, 전쟁 등 과거에 예정됐던 사건이 아니고 바로 눈앞에 벌어지는 현실이다. 지난 주가흐름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차트보다는 투자할 기업의 재무상황에 주목하자.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주가도 결국은 제자리를 찾아간다. 제자리는 바로 실적이다.

    ▶주식 소유할 생각 말라 

    어떤 물건을 소유하게 되면 이를 본래 가치 이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가령 내가 보유한 주식을 발행한 회사를 ‘내 기업’이라며 감정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변동성이 강한 증시에서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무언가에 개인적인 감정을 이입할수록 헤어지기 어려운 것처럼 잘못된 판단으로 구입한 주식이 자꾸 떨어져도 쉽게 팔지 못한다.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며 희망고문하다가 급기야 큰돈을 날릴 수 있다. 단타매매를 하는 데이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3%투자법’은 주식은 소유해야 할 물건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주식은 소유하는 물건으로 보지 말고 어느 정도 머물렀다 다른 사람한테 가는 종이에 불과하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러면 애착이 사라져 쉽게 헤어질 수 있다. 

    ▶증시의 위기 겁내지 말라

    확률적으로 수천분의 1에 불과한 사건이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툭하면 터졌다. 말하자면 ‘검은 백조’의 출현이다. 2000년대부터 증시의 글로벌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글로벌화가 위기를 증폭하는 원인 제공자가 된 셈이다. 증시에 위기가 찾아오면 투자나 노후준비 같은 재무활동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험악한 위기라도 얼마 안 있어 물러갔다. 한국 증시는 1997년 IMF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굵직한 사건을 6개월 안에 극복했다. 이제부터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비정상이 아닌 보편적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어쩌면 2008년 이후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 증시의 역사상 최장 상승국면이 머지않아 끝날지 모른다. 증시의 위기는 곧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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