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줄값 300만원”…춘천 민간임대 아파트 선착순 계약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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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줄값 300만원”…춘천 민간임대 아파트 선착순 계약 현장

    학곡 모아엘가 비스타 31일 선착순 계약
    영하권 추위에도 대기 인원 300여명 넘어
    떴다방 새치기 권유, '줄값' 시세 300만원

    • 입력 2021.12.31 15:30
    • 수정 2022.01.02 12:5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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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이미 대기 인원이 300명을 넘었는데 의미 없어. 2번 자리로 갈래? 줄값 얼마 안 돼.”

    31일 오후 1시, 춘천 중심가인 남춘천역 인근 모아엘가 비스타 주택전시관 앞.

    학곡 2차 모아엘가 비스타 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정당계약 이후 남아있는 물량 200여세대에 대한 동호수 선착순 지정 계약을 진행했다. 동호수 지정을 위해서는 지정 계약금 500만원이 필요하다.

    이날 춘천지역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진 맹추위에도 선착순 입장을 한 시간 앞두고 대기 줄은 300여명을 넘어섰다. 신축 아파트 거주에 대한 춘천 수요자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MS투데이 취재진이 줄 끝에 서자 ‘떴다방’ 두 명이 접근해왔다. 이들은 ‘줄값’을 내고 새치기(?)할 것을 제안했다.

    팀 단위로 움직이는 이 떴다방이 들고 있는 수첩에는 10여명의 대기 줄 번호가 촘촘히 적혀있었다.

    이들은 “2번 자리는 300만원, 10번 자리는 200만원. 입주할 때 되면 임차권에 웃돈 수 천만원이 붙을 텐데 이 기회에 선착순으로 좋은 동호수를 계약하라”며 끈질기게 유혹했다.

     

    춘천 10년 민간 임대 아파트 학곡 2차 모아엘가 비스타가 31일 오후 동호수 선착순 지정 계약을 진행한 가운데 개장 한 시간 전 부터 대기인원이 300여명을 넘어서고 새치기 거래가 성행하는 등 혼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 10년 민간 임대 아파트 학곡 2차 모아엘가 비스타가 31일 오후 동호수 선착순 지정 계약을 진행한 가운데 개장 한 시간 전 부터 대기인원이 300여명을 넘어서고 새치기 거래가 성행하는 등 혼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진=권소담 기자) 

    주택전시관 앞은 혼란했다.

    새치기를 여러 번 시도하던 한 중년 남성은 사람들의 원성을 듣다가 결국 관계자에 의해 쫓겨났다.

    일부 대기자들이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번호표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분양사 관계자가 “번호표를 배부하면 이를 이용한 불법 거래가 이뤄질 수 있어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째 대기하고 있다는 심모(30) 씨는 “바로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조금 전 줄값을 내고 더 앞쪽으로 옮겨가는 걸 봤다”며 “재산과 직결되는 민간분양 아파트도 아니고, 실거주 목적이 간절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밝혔다.

    혜림건설은 최근 춘천 동내면 학곡지구 2블록에 10년 장기 민간 임대 아파트 학곡2차 모아엘가 비스타 784세대 청약을 진행했다.

    분양사 측은 지난 22~26일 동안 청약 신청 7만587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가구당 경쟁률로 환산하면 90대 1 수준이다.

    전용면적 84㎡ 임대보증금은 기준층 3억1660만원으로 추가 옵션까지 포함했을 때 3억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신축 아파트에 장기 거주가 가능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컸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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