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라이프 스타일이 수명 좌우··· 나쁜 건강습관 올해로 털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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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 사용설명서] 라이프 스타일이 수명 좌우··· 나쁜 건강습관 올해로 털어내야죠

    • 입력 2021.12.24 00:00
    • 수정 2021.12.24 08:57
    • 기자명 고종관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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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

    세월의 빠름을 ‘문틈으로 흰 망아지가 달리는 것을 보는 것’(白駒過隙)과 같다고 했지요. 휙 하니 벌써 1년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영상으로 송년을 하는 모임이 많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2년째 사회활동이 제한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만 갑니다. 그래도 얻은 것이 없지는 않아요. 바이러스의 역습이 그동안 방심했던 감염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지요. 사실 건강을 지키는데 방역과 위생만큼 중요한 수칙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습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을 볼까요. 여전히 악성신생물(암)이 가장 많은 7만314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다음으론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자가 6만2196명으로 2위입니다. 여기에 당뇨병 관련 사망자 1만419명을 더하면 2020년 전체 사망자 30만4948명 중 절반이 암과 심·뇌혈관, 내분비질환으로 생명을 잃는 것이지요.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평소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줄일 수 있는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소홀히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심뇌혈관질환과 당뇨병은 대부분 생활습관에서 비롯됩니다. 고칼로리와 고지방식을 즐기고, 운동하지 않는 습관이 오랜 세월 혈관에 노폐물을 쌓아놓은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암도 나쁜 라이프 스타일이 만들어냅니다. 흡연이나 습관적 음주, 여기에 스트레스와 과로, 수면 부족, 비만 등이 가세합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노화연구소가 학계에서 발표됐던 라이프 스타일과 건강의 인과관계를 밝힌 논문들을 리뷰해 보았습니다. 항목은 몸무게, 흡연, 음주, 활동량(운동), 사회적 관계 등입니다.

    우선 담배는 전 세계적으로 10가지 주요 사망원인 중 다섯 가지에 관여합니다. 혈관을 막는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을 촉발하고, 호흡기와 관련된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폐암의 직접적인 위험인자입니다.

    실제 60세 이상 집단을 대상으로 조사한 17개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현재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의 사망률은 비흡연자보다 각각 83%와 34%가 높았습니다. 흡연은 자신뿐 아니라 간접흡연으로 주위 사람들까지 피해를 주는 것도 문제입니다.

    체중은 또 어떨까요. 체질량지수(BMI)는 비만도를 판단하는 척도입니다. BMI 수치가 높다는 것은 당뇨병은 물론 허혈성 심장병이나 뇌졸중, 대장암과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 각종 암 발병의 위험요인이기도 하지요.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얻은 값입니다. 일반적으로 결과값이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경도 비만, 3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됩니다. 

    57개 연구에 참여한 90만명의 성인을 분석한 결과, BMI 수치가 22.5~25 사이에 있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또 BMI 수치가 5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사망률이 약 30%씩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약간 살집이 있는 사람(과체중)이 가장 오래 살고, 그 이상 살이 찌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다음은 운동을 포함한 신체활동입니다. 마찬가지로 대규모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주 2~4회 땀을 흘릴 정도의 운동을 한 사람은 주 1회 또는 그 이하 비운동군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30%나 낮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노인(기준 74세) 1만3000명을 대상으로 28년간 추적한 연구입니다.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신체활동에 시간을 보낸 노인은 사망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15~35% 낮게 나타났습니다. 신체활동에는 쇼핑, 가사 돌보기, 정원 가꾸기 등이 포함됩니다. 꼭 운동하지 않더라도 바쁘게 움직이면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한 셈이지요. 

    우리가 특히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은 ‘사회 연결망’입니다.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 수준이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거죠.

    연구팀은 148개 연구논문(30만8849명을 7.5년간 추적)을 분석했는데, 소셜 네트워크가 활발한 노인은 가난하거나 불충분한 사회적 관계에 놓인 노인보다 생존할 확률이 50%나 더 높았습니다. 이웃이나 친구 방문, 종교활동, 자원봉사 등 부지런히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이 오래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지요. 마당발이나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관계형성을 잘한다는 뜻이니 나이 들수록 오히려 권장해야 할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연구팀은 이들의 사회적 유대감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사회적 지지와 보호, 의료서비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하는군요.  

    여러분은 유전력과 환경, 생활습관 중 어떤 요인이 사망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요.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유전과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각각 20%에 불과하지만 생활습관은 무려 52%나 됐다고 해요.

    올해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1만935명으로 집계됐다지요. 미국 뉴잉글랜드 100세인협회는 100세 장수인의 90%가 92세까지 자립생활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어요. 남의 수발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축복받은 장수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1년도 저물고 있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합니다. 한번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점검해 보시고, 새해에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힘찬 출발을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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