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달 만에 또 올랐다…서민 부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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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3달 만에 또 올랐다…서민 부담 ‘가속화’

    한은 25일 기준금리 1.0%로 인상
    가계부채와 물가상승 등 배경 꼽혀
    서민들 이자 부담 증가 따른 우려

    • 입력 2021.11.26 00:01
    • 수정 2021.11.28 00:04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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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를 또 올린다는 것은 전셋집을 구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요.”

    한국은행이 3달 만에 기준금리를 1.0%로 재차 인상하면서, ‘제로금리 시대’가 끝났다. 이어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춘천시민들은 이자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오전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0%로 0.25%p 올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0.5%→0.75%)에 이은 추가 인상으로, 3달 만에 기준금리가 0.5%p 올라가며 20개월간 지속한 ‘0%대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사진=정원일 기자)
    한국은행 강원본부(사진=정원일 기자)

    금통위가 3개월 만에 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물가의 지속적인 오름세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MS투데이가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해 4월부터 강원지역 소비자물가는 매월 전년 동월 대비 2%가 넘게 상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월 도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치솟으며, 10년 전인 지난 2011년 12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가계부채 급증세도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는 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활용, 도내 가계대출 현황을 살펴본 결과, 강원지역 가계 빚은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조7330억원으로 전년동기(10조3876억원) 대비 3454억원(3.3%) 늘었다.

    또 같은 기간 도내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도 증가했다. 이들 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9월 기준 12조5943억원으로 집계, 1년 전(11조4871억)과 비교해 1조1072억원(9.6%) 급증했다.

    ▶서민 이자 부담 증가, 내집 마련 어려워져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금리가 1%p 증가할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액은 2조7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까지 늘어나고, 연체율도 0.32%p~0.62%p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상은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가계에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자료 갈무리)
    (그래픽=한국경제연구원 자료 갈무리)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영끌’을 통해 전셋집이나 내집 마련을 꿈꾸는 MZ세대의 어려움도 커질 전망이다.

    후평동에서 전셋집을 구하고 있는 김모(27)씨는 “지금도 전세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인데, 금리를 더 올린다는 것은 대놓고 전셋집을 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전세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서민들에 대한 제도가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금리 인상과 더불어 가계 소득원을 늘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경연은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시장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경제성장 동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가계의 소득원을 확충하는 정책적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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