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연탄 한 장…얼어버린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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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연탄 한 장…얼어버린 온정

    • 입력 2021.11.25 00:01
    • 수정 2021.11.26 02:46
    • 기자명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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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연탄 기부와 봉사의 발길이 줄었습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되는 800원의 연탄 한 장으로 따뜻한 온기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진 23일 춘천.
    십여 년째 근화동에 살고 있는 서정파 할머니는 오늘도 연탄을 갈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창틈과 현관 사이로 바깥 한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낡고 노후한 집.
    스티로폼 등으로 막아도 봤지만 긴 겨울 파고드는 추위를 이기기는 역부족입니다.

    [인터뷰-서정파 / 춘천시 근화동]
    "겨울 되면 연탄 피우는 것도 어렵지만
    방이 외풍이 세니까 외풍이 세서 이불을 막 겹겹이 덮어야 돼요.
    만약에 (연탄) 불이 꺼지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연탄을) 뒤집어서 피우면 다 피울 수 있어요. 버리지 않고. 그렇게 하고 살아요."

    연탄 한 장의 가격은 평균 800원.
    6장 정도만 있으면 하루를 따뜻하게 날 수 있지만
    그마저도 아까워 버티기 일쑵니다.

    봉사자들은 이 같은 사정을 알기에
    나눔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연탄의 무게를 기쁘게 나눠집니다.

    [인터뷰-나영규 / 춘천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
    "코로나19 때문에 해야 될 그런 일들을 못 하게 되면
    이런 분들이 더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는가,
    저희도 어떻게 보면 힘든 과정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거보다는 보람과 뿌듯함이 많기 때문에 다 같이 참여."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침체 등으로
    에너지 빈곤층의 겨울은 더욱 혹하고 매서울 전망입니다.

    춘천연탄은행은 지역 에너지 취약층 1000여 가구에
    40만 장의 연탄을 후원할 계획이지만, 후원과 봉사자가 줄어 녹록지 않습니다.

    [인터뷰-정해창 / 춘천연탄은행 대표]
    "겨울에 연탄이 없으면 우리는 죽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어르신들한테는 생명과 같은 거구나라는 생각을 갖죠.
    우리들이 조금만 작은 사랑을 갖고 있으면
    어려운 어르신들이 추운 겨울 용기를 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800원의 연탄 한 장.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세상과 마주하는 온기이자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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