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셀프세차장 “내부 세차만 이용 제한 기분 나빠”vs“얌체족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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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셀프세차장 “내부 세차만 이용 제한 기분 나빠”vs“얌체족 골머리”

    • 입력 2021.11.23 00:01
    • 수정 2021.11.25 00:02
    • 기자명 김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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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박지영 기자)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박지영 기자)

    최근 춘천의 한 셀프세차장에서 “내부 세차만 할 거면 차를 빼달라”고 요구한 업주와 손님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업주는 업장 내에 충분히 안내문을 붙였는데도 영업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얌체 손님’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 2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춘천 퇴계동의 한 실외 셀프세차장에 다녀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가 온다는 소식도 있고 조금 귀찮기도 하고 일단 내부 세차는 해야겠다 싶어서 발판을 털고 있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나타나 ‘내부 세차만 하실 거면 차 빼세요’라고 요구했다”며 “이런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라고 억울해했다. 작성자의 글에는 ‘상호 좀 알려달라’면서 업주를 비난하는 내용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그러나 이 세차장 업주는 이미 공지한 내용이어서 문제가 없는 데다 작성자의 글 내용에도 사실과 다른 입장이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 취재진이 연락한 업주 A(65)씨는 “업장 내에 ‘실내 세차만 하는 것은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이용자 안내문을 세 군데나 붙여놨다”며 “퇴직 후에 임차로 (업장을) 영업 중인데 저런 (작성자 같은) 사람들이 워낙 많은 탓에 2년간 세도 못 내고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부터 이 세차장이 이런 안내를 붙였던 것은 아니다.

    운영 방향을 바꾸게 된 것은 4년 전이었다. A씨는 주변에 주유소가 생긴 이후로 주유소에서 자동 세차를 한 뒤 세차장에 와서 돈이 되지 않는 내부 세차만 하고 가려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잔뜩 물을 쓰거나 쓰레기를 버리면서 긴 시간 동안 자리만 차지하다 가는 손님들 때문에 다른 손님을 받는 것이 어렵게 되자 A씨는 결국 안내문을 붙였다.

    A씨는 “(작성자의 행동은) 고깃집에 고기를 사 들고 와서 천원짜리 공깃밥 하나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업장마다 그 안의 장사 방침이 있는데 술집에 술 사 들고 가서 먹으면 좋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는 일방적으로 그 사람에게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세웠던 방침”이라며 “그것이 마뜩잖다면 (업장에) 오지 않아도 되지만, 환불을 다 해줬는데도 다 해주지 않은 것처럼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미고 마치 말을 심하게 했던 것처럼 부풀려서 인터넷에 글을 올린 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작성자의 글에는 이번 일을 계기로 A씨의 입장에 이해가 간다는 댓글도 달리고 있다.

    한 이용자는 “자영업을 하는 처지에서 어느 정도 업주 상황이 이해가 간다”며 “손님들이 내부 세차만 하게 되면 (업주는) 절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글을 남겼다.

    춘천에서 세차장을 운영하는 B씨도 A씨의 입장에 공감했다.

    B씨는 “내부 세차는 외부 세차를 이용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념이고 그것만으론 세차장 운영이 어렵다”며 “우리도 진공청소기나 드라잉존 등은 세차 후 이용해 달라는 안내문을 붙였고, 다른 세차장들도 대부분 그런 (A씨가 겪은) 갈등을 겪고 비슷한 안내문을 붙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범진 기자 jin@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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