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부부 화가 릴레이 전시 “코로나로 지친 시민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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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부부 화가 릴레이 전시 “코로나로 지친 시민 위로”

    이광택 ‘춘천의 르 보자르(아름다운 예술)를 꿈꾸며’
    강선주 ‘아이야! 강변살자’ 일주일 뒤 연이어 선보여
    부부 화가의 쉼 없는 도전 “표현 다르지만 정서 공유”

    • 입력 2021.11.18 00:01
    • 수정 2021.11.19 00:02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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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화가인 이광택 작가(왼쪽)와 강선주 작가. (사진=강선주 작가)
    부부 화가인 이광택 작가(왼쪽)와 강선주 작가. (사진=강선주 작가)

    춘천 부부 화가가 연달아 개인전을 열어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한다.

    이광택, 강선주 작가는 동반자이자 페이스메이커로 작품 활동을 함께한 지 34년째다. 부부전도 3회 진행했을 정도로 둘의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 왔다.

     

    이광택 작가의 ‘즐거운 저물녘’. (사진=이광택 작가)
    이광택 작가의 ‘즐거운 저물녘’. (사진=이광택 작가)

    이번 릴레이 전시의 스타트를 끊는 건 이광택(60) 작가다. 그는 40번째 개인전 ‘춘천의 르 보자르(아름다운 예술)를 꿈꾸며’를 위해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주로 사용하던 유화를 놓고 수채화와 연필 드로잉 120점으로 전시를 채운 것.

    그는 “화가는 그림으로 대중들과 소통한다”며 “평소 사용하던 유화는 조금 무거운 느낌이 있어서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의 연필 드로잉, 수채, 아크릴을 활용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편히 즐기는 전시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광택 작가의 ‘눈내리는 망대 마을’. (사진=이광택 작가)
    이광택 작가의 ‘눈내리는 망대 마을’. (사진=이광택 작가)

    이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 감상과 상상력을 더해 재해석한 춘천의 골목과 도시 풍경을 그린다.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지역작가로 살아온 이유도 고향 풍경에서 얻는 영감 때문이었다.

    그는 “10년 전 곡선이 살아 있고 추억이 남아 있는 골목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의 골목을 그렸는데 벌써 그중 반 이상이 사라졌다”며 “‘예술은 역사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을 담당한다’는 말을 교훈 삼아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춘천을 틈틈이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택 작가의 ‘책 읽는 아내’. (사진=이광택 작가)
    이광택 작가의 ‘책 읽는 아내’. (사진=이광택 작가)

    이번에 출품한 작품 중 배우자 강선주 작가를 그린 드로잉 ‘책 읽는 아내’는 평소 인물화를 즐겨 그리지 않는 그가 꼽은 최고의 작품이다. 한국화를 전공한 강 작가와 서양화를 전공한 이 작가는 반평생 예술로 교감하며 서로의 화풍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나는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강 작가의 한국화적 요소가 내 그림에도 녹아 있다”며 “중국 유학 등으로 동양 미학에 눈을 뜬 내가 구축한 나만의 화풍이 이번 전시에도 잘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강선주 작가의 ‘집에 가는 길’. (사진=강선주 작가)
    강선주 작가의 ‘집에 가는 길’. (사진=강선주 작가)

    릴레이 전시의 바통을 넘겨받는 강선주(57) 작가는 8번째 개인전 ‘아이야! 강변살자’를 선보인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틈틈이 작업하던 이전과 달리 미술학원을 접고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만 매진하고 있다.

    강 작가는 나비, 꽃, 구름, 바람, 나무 등 춘천의 자연을 그린다. 그는 올해 강변을 산책하며 보던 풍경과 감성을 기존 작업과 접목했다. 춘천의 자연으로 행복과 위안, 풍요로움을 형상화했다.

    그는 “화조화가 ‘행복’을 상징하듯 그릴 때도 행복하고 보는 사람도 행복한 그런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며 “내게 위로가 되고 보는 이도 행복해지는 ‘행복화’를 그리는 게 지방 소도시의 이름 없는 화가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강선주 작가의 ‘나의꽃밭’. (사진=강선주 작가)
    강선주 작가의 ‘나의꽃밭’. (사진=강선주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아크릴로 재료를 바꾸고 적응 기간을 가진 강 작가의 무르익은 섬세한 붓 터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아크릴로 표현된 한국화적 색감 표현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강 작가는 재료뿐만 아니라 작품에 인물을 더하는 시도도 했다. 그는 작품으로서 자신을 표현하고 찾아 나가는 과정을 통해 손녀의 모습으로 그려진 어린 아이에 자신을 투영했다. 그림 속에 노출된 ‘나’는 더 이상 감추고 억압된 존재가 아닌 세상에 직접 나서는 자아로서 성장한다.

    그는 “작업은 개인적 활동이라 그림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부부로서 함께 생활하고 정서를 공유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림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내면의 마음은 비슷하다”며 “관람객들이 잠시라도 위로를 얻고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새로운 도전으로 작품 활동의 진화를 거듭하는 부부 화가의 릴레이 전시는 11월 19~25일, 26일~12월 2일까지 ‘문화공간 역’에서 만나볼 수 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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