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셋값 6.5% 상승?…전세 시장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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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전셋값 6.5% 상승?…전세 시장 혼란

    가계 부채 관리 기조에 은행권 전세 대출 옥죄어
    내년 하반기 새 임대차법 도입 만 2년 시점 도래
    전셋값 고공행진, 수요자는 '전세의 월세화' 우려
    건설산업연구원, 내년 전셋값 상승률 6.5% 전망

    • 입력 2021.11.11 00:01
    • 수정 2021.11.12 06:2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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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전셋값이 올해만큼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춘천지역 전세 수요자들은 정부의 가계 부채 관리 정책에 따른 전세대출 규제에 더해, 내년의 경우 새 임대차법 도입 만 2년이 도래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신규 전세대출에 대해 '5%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원금 일부를 나눠 갚는 ‘분할 상환’을 의무화한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가계 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통해 내년부터 전세대출의 분할 상환 유도와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춘천지역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지역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또 대출 규제와 함께 아파트 전세 시장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가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그간 춘천 구축 아파트 시장을 지탱해 왔던 전세를 낀 ‘갭투자’ 수요가 최근 주춤한 데다, 내년 하반기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소멸한 전세물건이 시장에 쏟아진다.

    이미 매매가와 함께 전세 시세도 크게 올랐기 때문에, 대출마저 막힌다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춘천의 한 구축 아파트(방 2개)에 거주하는 결혼 1년 차 이선주(32·퇴계동)씨는 “내년 가을에 기존 전세 계약이 만료돼 자녀 계획을 염두에 두고 더 넓은 전셋집으로 이사 가려고 한다”며 “전세대출이 어려워지고, 아파트 전셋값 시세가 지금보다 더 오른다면 이사 계획이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춘천지역의 경우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과 전세를 낀 갭투자 수요가 맞물리며 한동안 전세물건이 쏟아졌다.

    MS투데이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달 10일 기준 온라인상 춘천지역 전세물건은 767건으로 급감했던 지난해 11월 10일(256건) 대비 3배 증가했다. 반면 매매 물건은 같은 기간 1555건에서 1255건으로 300건(19.3%) 감소했다.

     

    춘천지역 아파트 갭투자 건수 추이. (자료='아실' 홈페이지 갈무리)
    춘천지역 아파트 갭투자 건수 추이. (자료='아실'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달 춘천지역 전체 아파트 거래 546건 중 갭투자는 23건에 그치는 등 올해 들어 갭투자성 매매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변수가 생기자 매매 수요가 관망세에 접어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전세 거래량은 매매가 주춤하면서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통해 살펴본 지난 10월 춘천지역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229건으로, 전월(246건) 대비 17건(6.9%) 감소했다.

    반면 수년간 갭투자자가 끌어올린 춘천지역 주택 가격으로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춘천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8780만원으로 전년 동월(1억4785만원) 대비 3995만원(27.0%) 폭등했다.

     

    내년도 주택 가격 전망 추이.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내년도 주택 가격 전망 추이.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내년에는 전셋값이 올해만큼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동향브리핑’ 자료를 동해 내년 전국 주택 전셋값이 6.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임대차법에 포함됐던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전세물건들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전세 가격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금줄을 억누르는 탓에 매매가격 상승 폭은 제한되겠지만, 매매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수요 자체는 여전하고 그 반향으로 전세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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