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술판 벌어지는 공원... 방역 위반과 쓰레기 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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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마다 술판 벌어지는 공원... 방역 위반과 쓰레기 투기도

    공지천 조각공원, 의암공원 일원 밤 10시면 술판
    마스크 미착용·거리두기 미준수 등 방역수칙 위반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 홍수로 눈살

    • 입력 2021.10.15 00:02
    • 수정 2021.10.17 00:03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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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시민들이 늦은 밤 공원 내 음주에 나서면서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소음·쓰레기 문제 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MS투데이 취재결과, 지난 13일 심야시간대 춘천시 온의동 조각공원과 의암공원 일원에는 평일임에도 삼삼오오 모여 있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젊은이들로 보였다. 시간이 지나 자정이 가까워졌지만 모여든 사람의 수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

     

    의암공원 일원에는 심야시간대에도 음주에 나서는 시민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 (사진=남주현 기자)
    의암공원 일원에는 심야시간대에도 음주에 나서는 시민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 (사진=남주현 기자)

    춘천시는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로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밤 10시로 제한된다. 이에 음주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추가 술자릴 찾기 위해 공원에 모여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젊은이들이 모인 자리에는 어김없이 술병이 놓여 있었다. 또 치킨과 족발 등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들도 계속해서 이곳을 찾아왔다.

    한 배달원은 “매일 오후 10시에서 12시까지에만 평균 3~4건 정도 이곳 공원에 배달을 오고 있다”며 “배달와보면 대부분 음주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말에는 배달 건수가 3~4배 이상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공원 인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매일 오후 10시가 가까워지면서부터 맥주와 소주 등 주류와 안줏거리를 사 가는 손님들이 급증한다”며 “주말이면 늦은 새벽까지 손님들이 계속 이어진다”고 전했다.

    특히 공원에 모여든 사람들은 코로나19 방역과는 무관한 듯 행동해 우려를 낳고 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볼 수 없다. 또 5인 이상 집합금지 의무 위반이 의심되는 경우도 다수 있다.

     

    의암공원 일원에는 심야시간대에도 음주에 나서는 시민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 (사진=남주현 기자)
    의암공원 일원에는 심야시간대에도 음주에 나서는 시민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 (사진=남주현 기자)

    또 흡연이 금지된 공원에서 버젓이 흡연하는 모습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일부는 음악을 틀고 노래하며 큰 소리로 떠들고, 심지어 휴대용 버너와 불판을 이용해 삼겹살을 굽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근에 공원 화장실이 있음에도 조경수에 용변을 해결하는 취객도 목격됐다.

    강아지와 산책 중이던 시민 이지영(36·온의동)씨는 “코로나19 시국에 다들 너무 하는 것 같다”며 “많은 시민들과 아이들도 즐겨 찾는 공원에서 매일 밤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에서 공원 내에서는 음주를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다른 시민 백선화(52·온의동)씨도 “공원 내에서 간단히 음주를 즐기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너무 늦은 시간까지 소란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금 자제하고 쓰레기 등은 꼭 치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진은 다음날인 14일 새벽 5시 공원을 다시 찾았다. 공원 일원은 밤새 음주를 즐기고 뒤처리를 하지 않고 떠난 이들의 쓰레기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밤새 술판을 벌이던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만이 가득했다. (영상=남주현 기자)
    밤새 술판을 벌이던 이들이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만이 가득했다. (영상=남주현 기자)

    공원 곳곳에는 남은 음식물과 비닐봉지, 술병, 담배꽁초 등이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쓰레기 집하장에는 밤새 버려진 쓰레기들이 분리수거도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다. 컵라면과 치킨조각 등 남은 음식물도 쓰레기장에 그냥 버려져 악취를 풍기고 있다. 집하장 바닥도 컵라면 국물과 남은 주류 등으로 넘쳐났다.

    이처럼 공원 내 음주 행위가 도를 넘으며 춘천시는 지난달 27일부터 도시공원 내 방역수칙 위반사항에 대해 특별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음주·취식 행위까지 단속할 근거는 없어 방역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서만 계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지속해서 계도와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도망가거나 일행이 아니라고 우기는 시민들이 많다”며 “현실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어려워 계도에 그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도시공원을 단계적으로 ‘음주 금지구역’으로 고시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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