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전문대 위기] 상. 정원미달‧재정지원 중단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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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전문대 위기] 상. 정원미달‧재정지원 중단 이중고

    수시모집 1차 경쟁률, 지난해보다 하락
    미달예상 학과 수두룩, 신입생 모집 난항
    재정지원대학 제외, 교육질 악순환 우려

    • 입력 2021.10.19 00:01
    • 수정 2021.10.25 14:26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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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전문대학 수시 1차 모집결과 경쟁률.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전문대학 수시 1차 모집결과 경쟁률.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전문대학교가 위기에 빠졌다. 연이은 신입생 정원미달로 대학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 정부의 재정지원마저 중단되면서다. 돌파구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쉽지 않은 모양새다. MS투데이는 춘천지역 전문대의 현 상황과 생존전략을 두 편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송곡대학교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한 2022학년도 수시모집 1차 원서접수 결과, 131명 모집에 668명이 지원해 5.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년제 대학은 수시 지원 횟수가 수험생당 최대 6회로 제한돼 6대 1의 경쟁률을 넘어야 정원을 채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전문대는 무제한 지원이 가능해 이보다 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야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미달인 셈이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유아교육과(야간)가 5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농업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팜과와 스마트 임업 인재를 육성하는 산림융합과 역시 1.10대 1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레저스포츠과(2.80대 1), 사회복지상담과(4.00대 1), 보건의료행정과(5.20대 1), K-뷰티과(5.40대 1), 관광외식서비스과(5.90대 1) 등도 경쟁률 6대 1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나마 유아교육과(주간)와 간호학과가 각각 9.50대 1, 7.30대 1을 기록해 평균을 끌어올렸다.

    ▶춘천 전문대 수시 1차 사실상 미달, 2차에 사활

    한림성심대학교도 826명을 뽑는 수시모집 1차에서 2777명이 지원, 3.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반전형에서는 건설도시과가 0.96대 1, 회계빅데이터과가 1.13대 1, 전기정보과가 1.16대 1로 미달 위기에 놓였다.

     

    한림성심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한림성심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일반고 졸업생만 지원할 수 있는 특별전형에서는 지원 인원이 모집인원조차 미치지 못하는 학과도 나왔다. 해당 학과는 건설도시과(0.33대 1)와 레저스포츠과(0.80대 1) 등이다. 

    반면 비교적 취업이 쉬운 것으로 알려진 방사선과와 물리치료과는 각각 19.29대 1, 18.80대 1로 선방했다. 같은 이유로 치위생과(6.40대 1)와 간호학과(4.77대 1)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두 대학 모두 지난 2021학년도보다 경쟁률이 하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학령인구 급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입시부터 일부 4년제 대학이 미달사태를 빚으면서 중하위권 학생들이 4년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춘천지역 전문대 관계자는 “수도권 전문대도 정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지방 전문대의 신입생 모집은 더욱 요원하다”며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수시 2차 모집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지원 대학서 탈락…교육질 악화 악순환 우려

    정부 재정지원대학 탈락도 춘천지역 전문대 입지를 흔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3일 2021 대학 기본 역량 진단 결과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국 52개교(일반대 25개교‧전문대 27개교)가 재정지원대학에서 제외됐는데, 춘천에서는 송곡대가 포함됐다. 

    대학역량평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 일환이다. 교육부는 전국 285개교(일반대 161개교·전문대 124개교)를 대상으로 진단해 233개교(일반대 136개교·전문대학 97개교)만 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송곡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송곡대 전경. (사진=이정욱 기자)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3년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얼마나 충실히 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실적을 보는 평가를 거친 것”이라며 “미선정된 대학의 경우 정량지표도 선정 평가 평균보다 대체로 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한 대학은 향후 3년간 대학혁신사업 지원 등을 받을 수 없고,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정원 감축은 대학의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송곡대를 포함한 강원지역 탈락 전문대 5개교 총장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를 항의 방문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9개 대학과 99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일반대학의 83.7%, 전문대학의 79.8%가 ‘현재 방식의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반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학들의 움직임에 교육부는 탈락 대학 중 혁신 역량과 의지가 있는 대학에 재도전 기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구제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윤영덕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대학 기본역량진단 심사가 부실하게 진행돼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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