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로 꽃피는 강원벤처] 하. ‘강원형 벤처펀드’, 선순환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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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로 꽃피는 강원벤처] 하. ‘강원형 벤처펀드’, 선순환 꿈꾼다

    • 입력 2021.10.05 00:01
    • 수정 2021.10.25 13:41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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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도내 벤처창업기업은 자금 확보의 어려움과 실패, 재기 등에 대한 두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도 차원에서 도내 기업의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지역만의 특색 있는 펀드를 만들 필요성이 제기됐다. 강원도는 강원형 벤처펀드의 조성으로 지역의 유망기업, 전략산업 육성을 통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업 성장에 따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최근 강원형 벤처펀드 3곳이 출범했다.

    강원지역에 있는 창업‧벤처기업 80여 곳(이전기업 포함)을 대상으로 기업당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억원까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존속기간은 8년으로 투자와 회수 기간은 각각 4년이다. 회수자금은 펀드에 재투입해 벤처창업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강원 청년창업펀드 1호’가 지난 7월20일 강원혁신센터 I-스퀘어에서 결성총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강원 청년창업펀드 1호’가 지난 7월20일 강원혁신센터 I-스퀘어에서 결성총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결성 규모 50억원의 ‘강원 청년창업펀드 1호’는 청년과 초기 창업기업, 사회적기업 투자와 육성에 집중한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한종호)와 소풍벤처스(대표 한상엽)가 투자 운용사다.

    결성 규모 106억원의 ‘강원-세종 중소벤처펀드 1호’는 서울 소재의 세종벤처파트너스(대표 류준걸)가, 결성규모 100억원의 ‘강원-아이스퀘어 중소벤처펀드 2호’의 경우 충북 소재의 아이스퀘어벤처스(대표 이재훈)가 각각 투자 운용사로 참여했다. 중소벤처펀드 1·2호는 강원도 전략사업인 바이오, 의료기기, 신소재나 혁신기업 등을 투자대상으로 설정했다.

    이중 ‘강원 청년창업펀드 1호’는 다른 펀드들과 달리 두 운용사가 모두 춘천에 있다. 강원 청년창업펀드는 최근 한림대 창업동아리에서 출발한 춘천 기업 ‘더픽트(대표 전창대)’에 투자했다.

    MS투데이는 ‘강원 청년창업펀드 1호’의 투자 운용사이자 엑셀러레이터(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사람이나 기관)인 ‘소풍벤처스’와 투자 대상 기업 ‘더픽트’의 각 대표에게 이번에 출범한 강원형 벤처펀드와 투자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니 인터뷰]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 (사진=한상엽 대표 제공)
    ‘소풍벤처스’ 한상엽 대표. (사진=한상엽 대표 제공)

    -강원형 벤처펀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로컬에 눈을 못 돌리고 있었지만, 로컬 투자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강원도는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 트래픽도 크고,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 액화수소 등의 산업단지도 보유하고 있어 관심을 두게 됐다. 자연환경이나 지역 문화유산에 기반을 둔 지역 기반의 창업팀들도 다수 존재해 투자로서도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소풍벤처스가 초기 창업자에게 주목하게 된 이유는
    “투자나 창업생태계에서 우리 같은 기관들은 많고 분야나 영역이 구분돼있다. 세상에 자본은 많이 있다. 혁신적인 일을 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창업자들이 자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초기 단계에 도와주면 훨씬 더 빠르게, 의미 있게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강원형 벤처펀드에서 투자대상 기업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
    “창업팀을 볼 때 지역기반팀과 기술기반 팀으로 구분해서 본다. 지역기반팀의 경우 강원지역의 고유성, 다양성에 기반을 둔 로컬 크리에이터나 로컬벤처라 불리는 곳들이다. 그중에서도 ‘관광객들이나 여행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시해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둔다. 기술기반 팀은 기술적 우수성, 수월성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공통으로 창업팀의 역량이나 전문성 등을 중심으로 본다.”

    -강원지역에서 벤처창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에게 조언하자면
    “창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본인이 해결하려 하는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수록 그에 맞춰서 솔루션도 정의되는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지역성에 중요한 문제인지, 지역성과 관계없이 한국사회 전체나 글로벌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인지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니 인터뷰] 전창대 ‘더픽트’ 대표 

     

    ‘더픽트’ 전창대 대표. (사진=전창대 대표 제공)
    ‘더픽트’ 전창대 대표. (사진=전창대 대표 제공)

    -청년 창업가에게 지역형 벤처펀드가 필요한 이유는
    “청년창업은 단계적 성장이 필요하다. 사업 초기 중소벤처기업부와 지역기관들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화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팀원 역량과 기업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이는 매출로 이어진다. 기업이 매출 성과에 따라 사업 확장을 결정하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지역 청년창업 기업의 대부분은 어려움을 겪는다. 기술기반의 창업일수록 지역에서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중소기업은 수도권과 달리 높은 직원 근로여건과 낮은 주거시설비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었지만 기술인력 확충, 판로개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지역기업의 애로사항을 잘 이해해 기술인력과 판로개척을 도울 수 있는 투자 운용사와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로컬벤처에게 지역이 주도하는 벤처펀드는 어떤 의미인가
    “우선 지역에 미치는 청년 창업가의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에 도내 대학을 졸업한 학생은 다수이지만, 실제 고향이 강원도인 경우는 드물다. 수도권에서 활약하는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강원도민으로 정착하기도 한다. 지역 주도의 벤처펀드는 역량 있는 도내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시킨다. 능력 있는 기술자들이 도내 청년 기업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도내 청년들에게 좋은 자극이 돼 강원도에서 직업을 구하거나 창업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더픽트의 어떤 점이 투자를 가능하게 한 것 같나.
    “더픽트는 펀드에 참여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인큐베이팅(창업보육)을 받고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의 모습과 위드 코로나시대 핵심으로 꼽히는 VR, AR을 비롯한 메타버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했다. 또 지역 내 실감콘텐츠 분야에서는 더픽트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VR·AR 기술분야와 MICE 산업에 적용한 메타버스박람회는 전국에서 독보적이다. 관련 기술력과 콘텐츠 제작 역량을 두고 봤을 때에도 수도권 기업에 밀리지 않는다. 우리와 함께하는 클라이언트사 한화큐셀, SK텔레콤, 한국철도공사,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대기업, 중앙부처에서 인정한 강원도 스타트업 기업이다.”

    -춘천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사업 아이템이 독보적인 기술력과 확실한 유통망 확보 등으로 시장을 당장 선점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먼저 매출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이 실제 시장에서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된다면 투자 유치는 수월하다. 사업 초기라면 투자보다도 중소벤처기업부와 지역기관의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1차 검증을 받은 뒤 실제 사업화 단계에서 투자 유치에 힘을 쓰는 것이 효율적이다.” <끝>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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