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 시장 30년] 하. 역대 정권별 집값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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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아파트 시장 30년] 하. 역대 정권별 집값 변화

    1990년대 초반 경기 붐 타고 아파트 다수 공급
    6개 단지 표본 전용면적 84㎡ 매매가 추이 분석
    MB정부 당시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가격 급등
    文정부 들어 최근 2년 새 구축 아파트도 시세↑

    • 입력 2021.09.27 00:02
    • 수정 2021.10.07 15:3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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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시장은 국제 금융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선행지표인 주식 시장의 움직임과 통화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집값은 다양한 외부 작용으로 요동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대해 규제, 또는 완화를 함으로써 다시 매매가가 오르내리는 역사를 반복해왔다.

    1990년대 초반 부동산 경기 붐을 타고 춘천에 대규모로 공급됐던 아파트는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어떤 흐름을 보여왔을까. MS투데이는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KB부동산 과거 시세 자료’를 통해 춘천지역 아파트의 역대 정권별 매매가격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1990년대 초반 입주한 아파트 6개 단지 중 방 3개와 화장실 2개로 구성된 전용면적 84㎡(약 25평) 세대의 평균 매매가격 추이를 조사했다.

    이는 베이비부머의 자녀인 에코 세대가 태어나면서 4인 가족이 평균적인 중산층 가족 구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됐고, 이들을 겨냥해 당시 84㎡의 아파트가 춘천에도 다수 공급됐기 때문이다. 해당 면적은 현재까지도 가장 대중적인 구성의 아파트로 통한다. 본지는 지난 2004~2021년 기간(9월 기준)을 설정하고, 해당 면적 아파트의 매매가격 추이를 들여다봤다.

    노무현(2003년 2월~2008년 2월)과 이명박(2008년 2월~2013년 2월), 박근혜(2013년 2월~2017년 3월), 문재인(2017년 5월~2022년 5월) 정권 집권 기간을 연도별로 분류, 각 대통령의 임기 첫해 9월과 퇴임 직전 9월을 기준으로 이 기간의 아파트 가격 변화에도 주목했다. 단, KB부동산을 통해 2004년부터 과거 시세 확인이 가능한 만큼 노무현 정권의 경우 집권 2년 차를 기준으로 추산했다.

     

    춘천 온의동 지역 아파트 밀집 구역.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온의동 지역 아파트 밀집 구역. (사진=박지영 기자)

    ▶노무현 정부
    온의동 럭키아파트(1993년 입주)는 지난 2004년 당시 이미 입주 10년 차를 넘어선 아파트였지만, 참여정부 시절 10% 가까이 시세가 뛰었다. 지난 2004년 9월 평균 매매가격 7200만원 수준이던 전용면적 84㎡ 세대는 지난 2007년 9월 7900만원으로 3년 만에 700만원(9.7%)이 올랐다.

    이 시기는 전 세계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몸살을 앓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미국 주택 가격은 2006년 최고점을 찍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해 세제 강화, 시장 투명화 등으로 대응했다. 노무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은 종합 부동산세 도입이다. 이처럼 시장에 새로운 규제 장치가 생긴 여파가 나타났다.

    퇴계동 금호타운(1993년 입주)은 지난 2004년 9월 8150만원에서 지난 2007년 9월 8400만원으로 250만원(3.1%) 소폭 가격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효자동 일성(1995년 입주)은 1억100만원에서 1억700만원으로 600만원(5.9%), 후평동 대우(1991년 입주)는 7500만원에서 7750만원으로 250만원(3.3%)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우두동 동부(1994년 입주)는 8750만원에서 7725만원으로 1025만원(11.7%), 석사동 극동(1992년 입주)은 7500만원에서 7400만원으로 100만원(2.3%) 각각 가격이 하락했다.

     

    정권별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 변화 추이. (그래픽=이정욱 기자)
    정권별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 변화 추이. (그래픽=이정욱 기자)

    ▶이명박 정부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에는 춘천지역 아파트 시세가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춘천지역 집값도 함께 들썩였다.

    경춘선 복선전철은 지난 2010년 연말 개통했고, 서울로의 접근성을 크게 끌어올린 준고속열차 ITX 청춘도 지난 2012년 2월 운행을 시작하는 등 교통 인프라 경쟁력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인 지난 2008년 시점에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했던 기저효과도 있었다. 당시 정부는 전매제도 완화, 취득세 및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적 완화 등 세제 혜택을 확대했고, 규제 지구를 해제하며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내놨다.

    1990년대 초반 입주한 아파트 단지들이 준공 20년을 바라보는 노후주택으로 진입하는 시점이었으나, 춘천지역 아파트 시세는 고공 행진했다.

    분석 대상 6개 단지 중 이 기간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단지는 우두동 동부아파트다. 지난 2008년 9월 8100만원이었던 매매 평균가격이 지난 2012년 9월에는 1억4300만원으로 6200만원(76.5%) 급증했다.

    같은 기간 후평동 대우는 8350만원에서 1억3350만원으로 5000만원(59.9%), 온의동 럭키의 경우 9000만원에서 1억4250만원으로 5250만원(58.3%), 석사동 극동은 7800만원에서 1억1850만원으로 4050만원(51.9%), 효자동 일성도 1억750만원에서 1억6250만원으로 5500만원(51.2%) 각각 매매가가 올랐다. MB 정권 시기 춘천에 본격적인 ‘아파트 1억원 시대’가 도래했던 셈이다.

     

    춘천 봉의산 자락을 따라 형성된 구축 아파트 단지. (사진=박지영 기자)

    ▶박근혜 정부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규제 완화를 통한 부동산시장 부양 정책 기조가 이어졌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뿐 아니라 아파트 미분양을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인 정책이 등장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이 완화되며 대출금리도 2%대까지 떨어졌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신호가 계속됐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더해 2018평창올림픽 직전 강원지역 주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려 입주한 지 20년이 넘어선 춘천 내 구축 아파트 시세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13년 9월 1억1500만원이었던 석사동 극동은 지난 2016년 9월 1억4500만원으로 3000만원(26.1%) 올랐다. 효자동 일성 역시 같은 기간 1억67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2300만원(13.8%), 우두동 동부의 경우 1억425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1750만원(12.3%), 퇴계동 금호타운은 1억3800만원에서 1억5500만원으로 1700만원(12.3%) 각각 올라 10%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온의동 럭키아파트도 1억4500만원에서 1억5750만원으로 1250만원(8.6%) 시세가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기간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 변화 추이. (그래픽=이정욱 기자)
    문재인 정부 기간 춘천지역 아파트 매매 평균가격 변화 추이. (그래픽=이정욱 기자)

    ▶문재인 정부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인 지난 2017년 9월과 비교해 현재 춘천 내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크지 않다.

    석사동 극동(-9.2%)과 후평동 대우(-3.4%) 등 4년 전과 비교해 매매 평균가격이 감소한 단지가 관찰됐고, 효자동 일성(3.8%)과 우두동 동부(3.0%), 온의동 럭키(1.4%) 등도 평이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각종 규제 정책이 발표되면서 지난 2019년 9월 시점과 비교해 2년 만에 춘천지역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번 분석 대상인 6개 단지는 이미 입주 30년에 가까워진 구축 아파트이기 때문에, 이러한 오름세가 기형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퇴계동 금호타운은 지난 2019년 9월 1억5000만원이었던 가격이 이달 기준 1억7000만원으로 2000만원(13.3%) 뛰었다. 온의동 럭키는 같은 기간 1억6000만원에서 1억7500만원으로 1500만원(9.4%), 효자동 일성의 경우 1억8550만원에서 2억250만원으로 1700만원(8.2%) 각각 올랐다. 후평동 대우는 1억3500만원에서 1억4400만원으로 900만원(6.7%), 우두동 동부는 1억6500만원에서 1억7250만원으로 750만원(4.5%) 상승했다. 단, 분석 대상 중 석사동 극동아파트만 1억5250만원에서 1억4750만원으로 500만원(3.3%) 가격이 하락했다. <끝>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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