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설치 ‘함흥차사’…주민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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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설치 ‘함흥차사’…주민 분통

    모든 아파트에 무선인식 종량기 설치 약속
    “반년 넘게 기다렸는데”…돌연 사업 취소
    춘천시 “감량기로 방향 전환, 설명하겠다”

    • 입력 2021.09.17 00:02
    • 수정 2021.09.19 00:19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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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두동 한 아파트 단지 재활용센터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통. 뚜껑을 열자 파리를 비롯한 벌레들이 악취와 함께 튀어나왔다. (사진=배상철 기자)
    우두동 한 아파트 단지 재활용센터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통. 뚜껑을 열자 파리를 비롯한 벌레들이 악취와 함께 튀어나왔다. (사진=배상철 기자)

    “춘천시가 아파트에 ‘음식물 쓰레기 무선인식(RFID) 종량기’를 설치해준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애초에는 6월이었는데 9월로 미루더니 이제는 설치해줄 수 없다고 한다. 불편을 감수하고 기다렸는데, 언제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하는지 걱정이다.”

    춘천시가 음식물 쓰레기 무선인식 종량기 사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설치를 기다리던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설치 일방 취소

    MS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해 7월 춘천시는 오는 2022년까지 모든 아파트에 음식물 쓰레기 무선인식 종량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총사업비 3억5800만원을 투입해 21개 아파트 단지에 150여대를 보급할 계획이었다. 

    무선인식 종량기는 세대별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만큼 비용을 내는 방식이다. 배출량만큼 돈을 내야 해 음식물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가정에서는 바로 배출할 수 있어 위생상 장점도 크다. 문제는 이달 초 춘천시가 돌연 사업 중단을 알리면서 시작됐다.

    반년 넘게 무선인식 종량기 설치를 기다렸다는 우두동 한 아파트 주민 A씨는 이 소식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종량기가 있으면 음식물 쓰레기를 바로 버릴 수 있는데, 지금은 종량제 봉투가 다 찰 때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집에 두고 있다”며 “냄새가 심각한 데다 벌레까지 꼬여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지역 아파트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무선인식 종량기. (사진=배상철 기자)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춘천시에서 얼마 전 갑자기 무선인식 종량기를 설치해줄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전해와 우리도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선인식 종량기 대신 감량기를 설치해주겠다고 하지만 감량기는 계속해서 전력을 공급해야 해 전기세가 많이 나오고, 폭발 위험까지 있다고 들어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감량 효과 큰 감량기 설치…설명회 추진”

    이에 대해 춘천시는 종량기보다 음식물 쓰레기 감량 효과가 큰 감량기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감량기는 음식물 쓰레기 부피를 10~20%까지 줄여주고, 최종적으로는 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라며 “자원순환 면에서 무선인식 종량기보다 우수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한다면 만들어진 퇴비를 각 아파트에서 사용하도록 지원할 수도 있다”며 “현재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작성하고 있고, 곧 대상이 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 우두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통. 이 자리에 무선인식 종량기 설치가 예정됐었지만 취소됐다. (사진=배상철 기자)
    춘천 우두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통. 이 자리에 무선인식 종량기 설치가 예정됐었지만 취소됐다. (사진=배상철 기자)

    감량기의 폭발 위험성에 대해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감량기 보급 시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며 “지난 2015년에 폭발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지만, 그 이후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상대적으로 전기세가 더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필요하다면 간담회를 열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춘천 시내 17개 아파트 단지가 음식물 쓰레기 무선인식 종량기를 신청했지만, 사업 중단으로 설치되지 않으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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