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경제] 금리(金利) 인상의 배경과 경제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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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경제] 금리(金利) 인상의 배경과 경제적 영향

    • 입력 2021.09.10 09:41
    • 수정 2021.09.10 15:15
    • 기자명 황규선 강원연구원 정책사업통합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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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규선 강원연구원 정책사업통합지원단장
    황규선 강원연구원 정책사업통합지원단장

    금리(金利, Interest rate)란 쉽게 말해 돈의 가격을 말한다. 여윳돈을 맡긴 입장에서는 대가로 받는 수익이고, 돈을 빌린 측은 반대급부로 제공하는 비용이라는 양면을 가지고 있어 경제 주체들의 이해가 부딪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금리의 기준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Base rate)인데, 지난 8월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뒤 1년 3개월 만으로,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올 2분기 기준 1805조9000억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와 자산가격 급등이 발등의 불로 다가온 것을 부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은행 등 금융회사와 예금이나 대출과 같은 자금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로, 시중에 풀린 돈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는 ‘이자율’을 말한다. 기준금리는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와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고 있는데, 이렇게 결정된 기준금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주게 된다.

    금리 인상의 대표적인 영향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효과이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의 예금 및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가계와 기업은 대출을 덜 받고 저축을 더 하려는 유인을 갖게 된다. 은행은 높아진 이자 부담으로 대출자들이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대출에 더 신중해지게 되고, 그 결과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물가는 하락하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의 금리는 그대로인데 우리나라 금리가 상승하면 우리나라 은행에 예금하고자 하는 유인이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해외자본이 우리나라로 더 많이 유입되면서 원화의 가치가 상승하여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환율 하락은 수출품 가격을 상승시키고, 반대로 수입품 가격을 하락시켜 우리나라의 수출이 감소하는 반면 수입은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금리 인상은 물가를 안정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소비와 투자 등 총수요와 수출을 감소시켜 경제활동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부동산가격이 급등해 경제 불안이 우려되거나 물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될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에 한국은행은 왜 기준금리를 인상했을까? 가장 큰 현실적인 이유는 초저금리 기조 아래 시장에 유동자금이 넘치면서 그 돈이 부동산 투자에 몰려 주택가격 폭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집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기준금리를 올려 돈을 다시 거둬들이려는 것이다. 게다가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리 인상에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2%대를 상회하면서 물가안정 기조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요인도 작용하였다. 돈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은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주요 국가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통화정책을 토론하는 ‘잭슨홀 미팅’이 열렸는데, 그곳에서 미연방준비제도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을 꺼낸 것이다. 테이퍼링이란 경기 부양을 위해 쏟아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정책을 말한다.

    금리 인상은 당장 어려운 계층에 부담을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0.25%p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이자 부담이 무려 3조3000억원에 달함을 보라. 더욱이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가 0.25%p 정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아직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회생 기미를 보이던 경기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씨가 사그라들 위기에 처한 작금의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제에 냉기가 퍼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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