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춘천 소상공인...지역 상권 뿌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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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태로운 춘천 소상공인...지역 상권 뿌리 흔들

    춘천 자영업자 2년 새 5000명 감소
    서비스업 취업자 역시 덩달아 위축
    창업 준비 기간 짧고 사업 규모 영세
    소상공인 사업 경쟁력 확보 어려워

    • 입력 2021.09.03 00:01
    • 수정 2021.09.05 00:0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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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퇴계동에서 4년간 개인 카페를 영업해온 최 모(51) 씨는 최근 폐업을 결심하고, 아르바이트 직원 2명도 정리했다.

    한때 파트타임(시간제) 일자리를 포함 직원 4명을 뒀을 정도로 성업했으나, 최근 매출급감 상황이 1년 이상 지속하면서 잠정 폐업을 결정했다. 최 씨는 “가끔 나오는 정부 지원금으로는 본질적인 매출 감소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고정비용 지출 부담이 지속해 매장을 정리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격변한 생활 양식과 위축된 소비 심리로 인해 춘천지역 상권의 뿌리 기반인 소상공인들이 흔들리고 있다.

    ▶사라진 자영업자 ‘5500명’
    MS투데이가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춘천지역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3만45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6500명) 대비 2000명(5.5%) 감소했다. 지난 2019년 상반기(4만 명)와 비교하면 5500명(13.8%) 감소했다.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상공인은 상시 근로자 수 5명 미만인 사업자로 주로 생계유지를 위해 소규모 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를 말한다. 경기 변동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이 위축되자 고용 창출 효과도 급속도로 위축됐다.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늘면서 지역 골목상권 곳곳에 '임대 문의' 안내가 걸려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늘면서 지역 골목상권 곳곳에 '임대 문의' 안내가 걸려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올해 상반기 춘천지역 도·소매,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3만3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해 상반기(3만500명) 대비 200명(0.7%) 감소했다. 서비스업인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춘천지역 취업자 14만2600명 중 21.2%를 차지하는 대표 산업으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비중이 큰 영역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에도 ‘불경기’라는 평가가 많았다. 당시 춘천 내 해당 산업의 취업자가 32만7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2년 새 춘천 소상 공업계 일자리 창출 능력이 2400명(7.3%)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손에 쥐는 것 없는 장사
    춘천지역은 자영업자의 사업 규모가 영세하고 생계유지를 위한 창업이 다수를 차지하며, 시장 조사 등 창업 준비 기간이 짧아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지역 신용보증재단 보증을 이용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0년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 보고서’ 등을 종합한 결과, 춘천을 포함한 강원 지역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은 1000만 원 미만이 69.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 매출이 500만 원 미만이라는 답변은 41.8%로 절반에 가까웠고, 매출이 ‘0원’이라는 응답 역시 4.1%나 됐다.

     

    손님 없이 텅 빈 닭갈비 전문점. (사진=박지영 기자)
    손님 없이 텅 빈 닭갈비 전문점. (사진=박지영 기자)

    순이익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영업을 이어간다 해도, 월평균 순이익을 묻는 질문에서 ‘손실’ 즉 순수익이 마이너스에 해당한다는 답변이 31.2%에 달했다. 순수익이 '0원'이라는 답변 역시 12.9%를 차지했다. 그나마 250만 원 미만의 이익을 낸다는 답변이 30.6% 수준이었다. 월평균 250만 원의 이익을 얻는 소상공인은 강원 지역 응답자의 25.4%에 머물렀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3762만1000원, 월 단위로 환산하면 313만5000원 수준이다. 조사에 나타난 강원 지역 소상공인 대부분의 순수익이 국내 평균 소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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