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귀농·귀촌 진단] 1. 귀농·귀촌에서 지방 소멸 해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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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귀농·귀촌 진단] 1. 귀농·귀촌에서 지방 소멸 해답 찾기

    지방소멸의 해결책으로 떠오른 귀농·귀촌
    귀농·귀촌 지원정책 속속 내놓는 지자체들
    귀농·귀촌인 감소 폭 크고···증가 폭 작아
    귀농·귀촌인 성공적 정착·연착륙 지원 과제

    • 입력 2021.08.27 00:02
    • 수정 2021.09.03 11:52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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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7년 전국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명을 돌파하며, 귀농·귀촌 전성시대를 알렸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도 농촌살리기 방안으로 급부상한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MS투데이는 지방이 주목하는 귀농·귀촌의 현주소와 춘천의 귀농·귀촌 현실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귀농·귀촌인들에게 춘천이 어떤 도시인지도 들어봤다. <편집자>

     

    춘천은 차를 타고 조금만 이동하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고, 편리한 생활환경도 확보된 만큼 귀촌·귀농의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사진=MS투데이 DB)
    춘천은 차를 타고 조금만 이동하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고, 편리한 생활환경도 확보된 만큼 귀촌·귀농의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사진=MS투데이 DB)

    ▶지방소멸 막는 귀농·귀촌
    지난 2019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2명을 기록했다. 합계 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평균 1명의 아이도 출산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방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난다. 지방 인구 유출은 도시와 지방 간 양극화를 낳고, 이는 지역경제의 몰락과 지방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귀농·귀촌이 지방소멸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귀농·귀촌인들이 농촌에 정착하면 농촌의 인구가 늘어나고, 농촌 경제도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핵심은 청년 귀농·귀촌 인구 유입에 있다. 청년층 인구가 유입되지 않으면 귀농·귀촌이 늘어나도 고령화를 피할 수 없다. 귀농보다 귀촌의 중요성이 많이 언급되는데, 이는 귀농 인구보다 귀촌 인구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국 귀농 가구원 수는 1만7447명인데 비해 귀촌 가구원 수는 47만7122명에 달했다.

    이에 지자체들은 농촌살리기와 인구 늘리기 정책의 하나로 귀농·귀촌 유치에 힘쓰고 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물론 귀농·귀촌 교육, 귀농·귀촌인 멘토링, 농지 임대료 지원, 정착금 지원 등의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춘천 역시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춘천 귀농인 59명···귀촌인 3714명
    귀농과 귀촌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개념이다.

    귀농은 ‘농업’을 하기 위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귀촌은 전원생활, 즉 ‘농촌 생활’을 위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귀농과 귀촌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연환경 속에서 살기 위해, 정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껴서,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을 느껴서 등으로 다양하다.

    MS투데이가 통계청,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발표자료인 ‘귀농어·귀촌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춘천은 지난해 기준 59가구(동반가구원 포함 93명)가 귀농, 2546가구(3714명)의 경우 귀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귀농인 59명 중 남성은 38명(64.4%), 여성의 경우 21명(35.6%)으로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나이별로는 50대와 60대가 각각 19명(32.2%)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2명(20.3%)으로 뒤를 이었다.

    귀촌인은 동반가구원을 포함하기 때문에 3714명 중 남성 1870명(50.4%)과 여성 1844명(49.6%)이 비슷한 성비를 보였다. 또한, 연령대도 △0~29세(24.6%) △30대(22.4%) △40대(16.6%) △50대(16%) △60대(13.1%) △70대 이상(7.2%) 등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가구주의 연령대는 0~29세보다 30대와 40대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 0~29세는 동반 자녀 등이 주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에서는 귀농과 귀촌 모두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귀농 확대에 고전하는 춘천
    전국 귀농·귀촌 인구가 50만 명을 돌파한 지난 2017년을 정점으로 2019년까지 전국의 귀농·귀촌인은 소폭 감소했다.

    가구 수를 기준으로 전국 귀농 가구는 △2017년 1만2763가구 △2018년 1만2055가구 △2019년 1만1504가구로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춘천 역시 △2017년 75가구 △2018년 73가구 △2019년 56가구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귀농 인구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해 전국 1만2570가구, 춘천 59가구로 소폭 증가했다.

    전국과 춘천의 감소·증가 추이는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그렇지 않다. 춘천의 문제는 전국과 비교해 귀농 가구 수의 감소 폭은 크지만 증가 폭은 잰걸음을 하는 것이다.

    춘천과 전국 연도별 귀농가구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과 전국 연도별 귀농가구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지난 2019년 전국 귀농 가구가 지난해와 비교해 4.6% 감소할 때, 춘천은 23.3% 급감했다. 또한, 지난해 전국 귀농 가구가 전년 대비 9.3% 증가할 때, 춘천의 경우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귀농 가구가 감소한 것은 사망이나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 도시로의 역 귀농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019년 발표한 ‘귀농‧귀촌인의 정착실태 장기추적조사’에 따르면 조사기간에 조사대상의 5.5%가 다른 농촌으로 이주했으며, 8.6%는 역 귀농했다. 다른 농촌으로의 이주 요인은 농지획득, 영농여건 마련의 어려움(31.1%)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역 귀농의 요인으로는 영농실패(48.6%)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귀촌은 ‘희망적’···성공적인 정착 지원 과제
    귀촌 현황을 살펴보면 희망이 보인다.

    지난해 춘천의 귀촌인은 3714명으로, 강원도 내에서 원주(9139명) 다음으로 많았다. 홍천(2735명)과 강릉(2031명), 횡성(175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귀촌은 행정구역인 ‘동’에서 ‘읍·면’으로 이주한 것인 만큼 읍과 면이 없는 동해시, 속초시, 태백시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춘천은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고 강원도 내에서도 개발된 지역에 포함된다. 귀촌인들에게는 차를 타고 조금만 이동하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고, 편리한 생활환경도 확보된 만큼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춘천의 귀촌인 역시 전국에 비해 큰 감소 폭과 더딘 증가 폭을 보였다.

    전국 귀촌인은 △2017년 49만7187명 △2018년 47만2474명 △2019년 44만4464명으로 매년 평균 5%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춘천 귀촌인은 지난 2017년 4060명에서 지난 2018년 3963명으로 2.4% 감소했다가, 2019년은 3539명으로 전년 대비 10.7% 급감했다. 또한, 전국 귀촌인이 지난해 47만7122명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할 때, 춘천의 경우 3714명으로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춘천은 도시(동)와 농촌(읍·면)이 함께 공존하는 도·농 복합 시다.

    귀농‧귀촌이 활성화되면 인구 증가뿐 아니라, 도시와 농촌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또한 꾀할 수 있다. 이에 춘천으로 이주한 귀농‧귀촌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은 물론 농촌 생활 여건의 개선이나 지역주민과의 교류와 화합 등이 요구된다. 또한, 귀촌 인구들이 농업 외에 가질 수 있는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과제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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