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엘리베이터 노후화...안전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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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엘리베이터 노후화...안전사고 우려

    춘천 승강기 4133대...10대 중 3대 노후화
    사고·고장 매년 30건 이상 증가...올해 107건
    엘리베이터 사고 난 아파트...자체점검 A등급
    “형식적인 점검, 승강기 문제 파악 못해”

    • 입력 2021.08.11 00:01
    • 수정 2021.08.17 10:2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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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안전사고가 발생했던 후평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현재는 정상 운행 중이다. (사진=조아서 기자)
    지난 2일 안전사고가 발생했던 후평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현재는 정상 운행 중이다. (사진=조아서 기자)

     

    춘천지역에 설치된 승강기(엘리베이터) 10대 중 3대가 ‘노후 승강기’로 확인되면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MS투데이가 춘천시 안전관리과 제공 자료를 기반으로 취재한 결과, 지역 내 운행 중인 승강기는 이달 현재 4133대다. 이 가운데 1188대(28.7%)는 설치한지 15년이 지난 노후 승강기다. 20년 이상된 승강기도 483대(11.7%)나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이 노후화된 승강기 운행으로 크고 작은 사고와 고장이 잇따르고 있다.

    춘천지역 승강기 사고·고장 건수는 지난 2018년 31건을 시작으로 2019년 63건, 2020년 94건으로 매년 30건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벌써 107건이 접수됐다. 이틀에 한 번꼴로 승강기 사고·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후평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추락할 뻔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지난 2일 오후 2시쯤 4층에서 전등이 깜빡이고 크게 흔들린 후 3층으로 떨어졌다. 당시 주민이 탑승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탑승 중이었던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너무 놀라고 무서웠는데 안내 음성에 따라 비상버튼을 누르고 겨우 탈출했다”며 “엘리베이터를 자주 점검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고가 발생할지 몰랐다”고 우려했다.

    해당 엘리베이터는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라 매월 1회씩 실시하는 자체점검에서 줄곧 A(양호)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점검 시간 20분만에 평가해야 할 항목은 38개에 달한다. 각 항목마다 점검 주기도 달라 매달 점검에도 모든 부품을 점검하지는 않는다. 이에 지난달에는 17개 항목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르면 15년 이상 된 승강기는 3년에 한 번씩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설치 25년 후부터는 1~2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정기검사를 6개월에 한 번 받아야 한다.

    본지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확인한 결과, 21년 된 승강기가 받는 3번째 정밀검사에서 최신 안전장치 적용을 확인하고 호환이 불가한 노후 승강기의 경우 운행을 중단시킨다. 승강기안전관리법에서 지정한 안전장치만 적용한다면 20년 이상 된 승강기도 교체할 의무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승강기는 전면 교체보다 부품 교체 등으로 사용 기한을 연장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춘천지소장을 역임한 김성호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는 “3만 가지가 넘는 승강기 부품은 부품별로 내구연한이 다르다”며 “짧은 시간에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자체점검에서는 승강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품의 교체 시기와 노후화 정도를 제때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점검이 꼼꼼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노후 승강기일수록 자체점검에 시간을 더 할애해 사고 예방에 집중해야 부품 하나가 승강기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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