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수난시대...주민 민원에 동물 학대까지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길냥이 수난시대...주민 민원에 동물 학대까지

    새끼 고양이 관련 민원 급증...캣맘vs주민 갈등 
    동네 커뮤니티, 길 고양이 학대 제보 올라와
    시, “길 고양이 중성화 지원과 상생 방안 모색”

    • 입력 2021.07.26 00:01
    • 수정 2021.07.28 00:36
    • 기자명 조아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철은 길고양이 개체 수가 증가하는 시기다. 이 같은 이유로 시민간 다양한 갈등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여름철은 길고양이 개체 수가 증가하는 시기다. 이 같은 이유로 시민간 다양한 갈등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씨가 따뜻해지자 번식을 시작한 길고양이들이 여름철 본격적으로 새끼를 낳으면서 주민간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고양이는 봄부터 가을까지 주기적으로 번식하며 2개월간의 임신 기간을 거쳐 3~5마리 새끼를 낳는다. 이 같이 여름철 집중적으로 새끼고양이 개체 수가 급증하면서 이를 돌보는 일명 ‘캣맘’과 주민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춘천시 동물보호센터는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접수된 117건의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건에 비해 37%(32건) 급증한 수치다.

    춘천시는 지난 2016년부터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개체 수 증가로 주민들의 피해 민원이 급증하자 매년 2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해 개체수 조절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까지 모두 930여 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지원했다. 이달 현재 1000마리 넘는 길 고양이가 시의 지원을 받아 중성화 수술을 완료했다.

    단, 수술 부위 염증 등 원활한 회복이 어려운 장마철에는 중성화 수술 지원사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동물보호센터는 이달 중단된 중성화 수술 지원을 오는 8월 2일 재개할 예정이다.

    춘천지역 유기동물 구조 업무를 담당하는 어윤용 한국 야생동물보호협회 춘천시지부장은 “매년 길 고양이 관련 민원이 늘고, 특히 여름철 새끼 고양이에 대한 문의가 몰리지만, 동물보호법상 길고양이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 포획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며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보니 민원인에게 시에서 지원하는 중성화 수술 사업을 안내하거나 길 고양이의 상태를 살피러 현장에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춘천 모 대학 인근에서 발생한 길 고양이 학대 목격담이 SNS에 올라왔다. (사진=중고거래 앱 갈무리)
    최근 춘천 모 대학 인근에서 발생한 길 고양이 학대 목격담이 SNS에 올라왔다. (사진=중고거래 앱 갈무리)

    이 같은 주민간 갈등 발생 예방을 위한 길 고양이 중성화 수술에도 불구하고 개체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역 내 보복성·과시형 길고양이 학대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동네 커뮤니티에 춘천의 한 대학가에서 길고양이 학대를 목격한 주민의 제보가 올라왔다. 작성자는 “어떤 사람이 새끼 고양이를 장난감으로 유인해 놓고 학대 했다”며 “나중엔 어미 고양이한테까지 위해를 가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해당 글을 읽은 일부 네티즌은 다른 커뮤니티에 글을 공유하고 공론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현재 원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춘천 캣맘으로 활동하는 A(52)씨는 “지난해에는 밥 주던 고양이 10여마리가 일주일 사이 한꺼번에 죽은 일도 있었다”며 “의심은 되지만 증거를 잡기도 어려워 일일이 파헤치고 밝혀내기란 쉽지 않아 동물학대 사건들이 묻히고 만다”며 지속적인 길고양이 학대 사례를 전해왔다.

    춘천시 반려동물동행과 관계자는 “최근 길고양이 학대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주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만, 길고양이에 대한 시의 관여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며 “개체 수 조절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반려동물 동행 도시에 걸맞은 동물 지원을 지속·확대해 주민과 동물이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