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 시장, '갭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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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아파트 시장, '갭 투자' 주의보

    1~5월 외지인 아파트 매입, 전년 대비 2.3배↑
    공시가 1억원 미만 아파트에 갭 투자 집중
    후평 일성트루엘, 시세 차익 5000만원 사례 등장
    깡통전세 주의, 실수요자 피해 우려

    • 입력 2021.07.06 00:01
    • 수정 2021.07.08 06:4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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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이 외지인 투자자들의 아파트 갭 투자 대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깡통전세가 관찰되는 등 지역내 실수요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MS투데이가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춘천은 전국 256개 시·군·구 중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 48위에 올랐다. 강원지역 18개 시·군 가운데서는 원주에 이은 2위다.

    최근 3개월간 946건의 거래 중 42건(4.4%)이 갭 투자 매매거래로 파악됐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차액이 적은 주택을 매입하는 투자방식이다. 매매 후 다시 전·월세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전세를 끼고 매매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갭투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투기 수요 차단에 나섰지만, 규제를 피해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자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석사동 석사부영아파트에서는 매매가 9000만원(4월30일), 전세가 1억1000만원(5월25일)의 거래가 등장, 시세 차익 2000만원이 발생했다. 온의동 보배아파트(1000만원), 석사동 청구아파트(1000만원), 후평동 에리트아파트(100만원) 등에서도 갭투자가 관찰됐다.

     

    춘천 온의동 지역 아파트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온의동 지역 아파트 전경. (사진=박지영 기자)

    지난해 발표된 7·10 부동산 대책은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를 최대 12%까지 중과한다는 강력한 규제 내용을 포함했으나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주택 수 합산 및 중과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빈틈을 투자자들이 파고든 것이다.

    갭투자 열풍으로 올해 1~5월 강원지역 외 거주지를 둔 투자자가 춘천지역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는 765세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39세대)과 비교해 2.3배 증가했다.

    공시가격 1억원 이상의 일부 단지에서도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한 경우가 나왔다. 후평동 일성트루엘더퍼스트 전용면적 68.9㎡ 매물은 올해 4월26일 2억3000만원에 매매됐으나 올해 5월14일에는 2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지며 5000만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퇴계동 뜨란채아파트에서도 매매가 2억4800만원(4월10일), 전세가 2억6000만원(5월11일) 등 1200만원 차익의 갭투자가 나왔다.

     

    춘천 팔호광장에서 바라본 후평동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 팔호광장에서 바라본 후평동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박지영 기자)

    이렇게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경우 ‘깡통전세’ 등 전세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갭투자는 주로 지역 실거주 수요가 많은 단지에서 관찰된다. 전월세 수요가 항상 있기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린 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투자처를 찾는 유동성 자금이 증가, 단타성 자본이 실수요자 중심의 춘천지역 소형아파트까지 손을 뻗친 셈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세금 회피 목적의 투자 수요가 있어 더 작은 평형대의 아파트가 큰 평형대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하는 등 지역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 보다는 ‘투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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