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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협동조합] 6. “춘천에 평화를” 봄내시민평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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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협동조합] 6. “춘천에 평화를” 봄내시민평화센터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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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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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 보면 많은 관계를 맺고, 많은 갈등 상황을 마주합니다. 그러한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대화보다는 혼자만의 ‘독백’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처벌’함으로써 사태를 종식시키는 방법은 함무라비 법전 등장 이후 지난 수십 세기 동안 인류를 지배해 온 보편적 관념이었다.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알려진 동해보복(同害報復) 원칙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수많은 관계가 형성되는 일상 속에서 갈등 해결을 위한 손쉬운 방법의 하나로 채택돼 왔다.

현대인의 시각에서 다소 원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 방식은 오늘날에도 흔하게 활용되곤 한다. 내게 잘못을 저질렀다고 판단되는 상대방을 중재자에게 처벌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따위가 그렇다. 반드시 법리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사건이 아니더라도 가정과 학교, 직장 등 지역사회 공동체 안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나타날 때마다 사건 개요를 정리하고, 가해자를 판단해 처벌하는 과정은 흔하다 못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곳 춘천에서 ‘엄벌주의’는 궁극적인 갈등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함께 평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등장한 ‘사회적협동조합 봄내시민평화센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봄내시민평화센터 로고.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봄내시민평화센터 로고.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엄벌주의, 임시적 방편일 뿐 갈등 해결 못해”

봄내시민평화센터는 2019년 김복기 평화활동가가 설립했다. 총 9명의 활동가로 구성돼 있으며 설립 1년 차인 지난해 8월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이들은 갈등과 폭력 따위가 일어났을 때 처벌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회복적 서클’이라는 신개념의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회복적 서클은 브라질의 사회운동가 도미니크 바터(Dominic Barter)가 갈등 해결 모델로, 가정과 학교를 비롯한 지역사회 공동체 내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대화 체계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비롯한 갈등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최종적으로 ‘관계 회복’을 끌어내기 위한 대화의 장을 일컫는다.

 

봄내시민평화센터가 이용자들과 함께 회복적 서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봄내시민평화센터가 이용자들과 함께 회복적 서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센터는 이 모델을 사회에 도입하기 위해 강원도의 17개 시군 경찰청, 교육청, 학교에서 ‘회복적 경찰활동’, ‘관계중심 생활교육’ 등의 갈등 조정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여러 가지 폭력으로 인한 피해가 올바른 방향으로 회복되도록 지원하는 경찰청 내 공식 프로그램이다. 갈등 분쟁의 당사자들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가해자의 책임이행, 피해자 회복 지원, 공동체 내 훼손된 관계 회복을 꾀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안전을 추구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회복적 경찰활동이 경찰서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면, 관계중심 생활교육은 학교에서 활용되는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학교폭력 접근방식은 피해 학생을 보호하고 가해 학생에게 일련의 조치를 취해 폭력을 근절시키는 결과에만 초점을 뒀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관련 학생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긍정적인 회복을 경험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갈등 조정 자문 외에도 △회복적서클 입문·심화과정 워크숍, 서클 강사과정 워크숍, 갈등전환 워크숍 등 교육 및 훈련프로그램 △독서스쿨, 현장실습 등 실습모임 △일반 강의 활동 △계간지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난 후 느낌을 표현한 내용.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난 후 느낌을 표현한 내용. (사진=봄내시민평화센터)

김복기 센터장은 “일반적인 갈등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언뜻 서로 입장을 피력하며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듯 보이지만, 대개의 경우 상대방의 논지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말만 하기 바쁘다”며 “우리는 회복적 정의를 통해 서로 간의 입장을 재확인시켜주고 궁극적으로 ‘갈등 해소’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Think globally, act locally”

이들이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형식을 빌린 이유는 바로 ‘지역성’이다. “세계적으로 생각하되 지역적으로 활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명언에 감명받은 김 센터장은 협동조합을 통해 춘천이라는 지역사회를 회복적 평화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신력을 높인다는 의도도 있다. ‘평화 활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협동조합을 설립해 시민과 지역사회 친화성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평화로운 춘천을 만든다는 사회 가치 환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센터장은 “갈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관계 발전을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며 “춘천의 시민들이 갈등을 겪을 때 건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공동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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