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년이 겪은 5·18…“모든 의지가 박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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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살 청년이 겪은 5·18…“모든 의지가 박탈됐다”

    • 입력 2021.06.19 00:01
    • 수정 2021.06.21 00:10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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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후 남춘천메가박스에서 열린 6월 항쟁 34주년 기념 및 춘천 민주평화기념관 건립 결정을 기념한 사진전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지난 17일 오후 남춘천메가박스에서 열린 6월 항쟁 34주년 기념 및 춘천 민주평화기념관 건립 결정을 기념한 사진전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6월 항쟁 34주년을 맞아 춘천에서도 민주화 열기를 느끼고 동참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다.

    강원민주재단은 지난 17일 남춘천메가박스 1층에서 6월 항쟁 34주년 기념 및 춘천 민주평화기념관 건립 결정을 기념한 사진전과 영상제를 각각 진행했다.

    사진전에는 춘천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을 담은 5·18과 6·10 민주항쟁 당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사진 30여점이 출품됐다.

    영상제에서는 춘천 출신 남혜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5·18 춘천’과 ‘스무살’이 상영됐다. ‘5·18 춘천’은 지난 1980년 5월 17일 자정을 기점으로 전국에 계엄령이 선포된 후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전국 대학생들과 민주화 운동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전검거 등 당시의 이야기가 담겼다.

    ‘스무살’은 갓 스무살이었던 박인균(강릉) 도의원 등 강원대 새내기 4명의 청년이 겪은 5·18 이야기다. 이들은 자신들의 피해가 광주학살 희생자들에 비해 미약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침묵했지만 5·18을 광주지역으로 한정하거나 폄훼하려는 시도들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냈다.

     

    6월 항쟁 34주년과 춘천 민주평화기념관 건립 결정을 기념하는 영상제가 지난 17일  남춘천메가박스에서 열렸다.(사진=신초롱)
    6월 항쟁 34주년과 춘천 민주평화기념관 건립 결정을 기념하는 영상제가 지난 17일  남춘천메가박스에서 열렸다.(사진=신초롱)

    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를 통해 지난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겪은 일들을 회고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냈다. ‘민중문화연구회’ 회원이었던 이들은 동아리방에서 유인물 등사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이들에 의해 춘천 보안대로 끌려가 무자비한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지난 1977년 대학에 입학한 후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은 보안대로 끌려갔던 때를 떠올리며 “모든 의지가 박탈되는 경험을 했다”며 가슴 아파했다.

    작품을 통해 최 이사장을 비롯해 국가의 폭력에 당당히 맞선 평범하지만 굴하지 않았던 그 시대의 청년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남혜인 감독은 “국가의 폭력에 맞섰던 당시의 일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며 “굉장히 조심스러우면서도 걱정스러웠고, 다시 보는 것도 힘들고 어려웠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재수 춘천시장, 황환주 춘천시의장, 최윤 강원민주재단 이사장, 김래용 강원도 5·18민주화운동동지회 부회장과 시민 등이 참석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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