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어제 술 마셨는데 코로나 백신 맞아도 되나요?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내 몸 사용설명서] 어제 술 마셨는데 코로나 백신 맞아도 되나요?

    • 입력 2021.06.12 14:29
    • 수정 2021.06.14 06:29
    • 기자명 고종관 보건학박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코로나 백신 맞으셨어요?’ 요즘 백신 접종 속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주변에서 자주 듣는 인사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신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걸 생각하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접종 순서가 가까워 오면서 불안해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부작용과 사망 사례들이 꾸준히 보도되면서 접종 기피현상까지 나타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백신과 사망사건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데다 부작용의 종류와 경중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은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궁금증을 Q&A로 소개합니다. 자료는 미국 질병통제국(CDC)와 국내 질병관리청, 국내 감염내과전문의 등의 의견을 참고했습니다. 

    Q: 1차보다 2차 접종 시 이상반응이 더 크다고 하던데.

    A: 맞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맞은 166만 여명의 부작용을 정리한 CDC 논문에 따르면 주요 부작용은 접종부위 통증, 권태감, 두통, 발열 등입니다. 

    그런데 실제 1차보다는 2차접종시 이상반응이 더 크다는 사실입니다. 접종부위 통증은 1, 2차가 각각 63.5%와 66.5%, 권태감은 29.1%, 47.8%, 두통 24.7%, 40.4%, 발열 7%, 21.5%로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모더나 백신 부작용은 화이자보다 조금씩 높고, 역시 2차 접종시 부작용이 훨씬 많았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연령층이 높을수록 가볍게 지나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Q: 백신을 맞은 뒤 항체가 생기기 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이때 두통과 발열 등 부작용을 구분할 수 있나요. 

    A: 백신에 의한 발열인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를 구분하려면, 발열 이외에 기침이나 인두통, 미각·후각 소실, 호흡곤란 등 동반증상을 파악하면 됩니다. 백신에 의한 부작용에선 이러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백신 접종 후 2일 이상 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할 때는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합니다.

    Q: 열이 나는 것을 대비해 미리 해열진통제를 먹어두면 어떨까요.

    A: 결론부터 얘기하면 접종 후 부작용이 나타날 때 복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유는 진통제가 백신의 면역력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연구결과도 오락가락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항체값을 억제한다는 논문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계보건기구(WHO)는 해열진통제를 백신 접종 전이나 후에도 권장하지 않지만 부작용이 심할 때는 먹어도 좋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미 질병통제센터(CDC) 역시 이에 동의합니다. 

    또 하나 해열진통제를 미리 먹으면 접종 후 15~30분 후 나타날 수 있는 중증 이상반응을 가릴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열이 난 뒤 해열진통제 복용을 권고합니다. 

    Q: 해열진통제는 종류가 다양한데 왜 타이레놀을 고집하나요.

    A: 해열진통제 성분으로는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브로펜(애드빌 등), 아스피린 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소염진통제 종류에 따라 면역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임상연구 했습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면역력 저하 효과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든 소염진통제가 항체 생성을 방해하지만 그래도 아세트아미노펜의 영향력이 가장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타이레놀이 약국에 없으면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하는 다른 제품을 구입하면 됩니다. 질병관리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국내에서 시판되는 70여 종의 관련 의약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Q: 평소 술을 자주 하는데 타이레놀이 간 장애를 일으킨다고 들었습니다.

    A: 아세프아미노펜이 안전한 약이긴 하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장기복용하면 위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고, 특히 간독성이 가장 큰 약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하루 권장량으로 1개당 500㎎짜리 8회 즉 4000㎎ 이상 복용을 삼가고, 복용 당일에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합니다. 급성간부전이 발생할 경우 간세포가 파괴돼 위험할 수 있거든요. 만일 간염 등을 치료받고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Q: 백신 부작용으로 혈전이 생긴다는데 사전에 나타나는 예고증상은 없나요.

    A: 드물긴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상증상 중 하나가 혈전 생성입니다. 대규모 접종이 이뤄진 유럽의 경우 대략 15만명에 1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주로 60세 이하 여성에서 발생해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령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혈전이 만들어져 혈관을 막기 전엔 예고증상이 없다는 점입니다. 혈관에 신경이 없어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이지요. 그러다보니 혈액순환이 안돼 주변 조직이 영향을 받을 때쯤이면 응급상황이 됩니다. 예컨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또는 말초혈관폐색증 같은 증상들이지요. 백신 접종 후 길게는 4주 후에도 발생할 수도 있으니 이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응급실로 달려가는 게 상책입니다.       

    Q: 왼손을 많이 쓰는데 오른쪽 어깨에 맞을 수는 없나요.

    A: 상관 없습니다. 원래 자주 쓰지 않는 쪽에 접종하다보니 왼쪽 팔에 맞는 것입니다. 접종 후 혈종이나 신경장애가 생기면 팔을 사용할 때 매우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1차 접종시 현저한 국소반응이 인정되면 2차 접종할 때 부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수면 시 왼쪽 옆으로 누워자는 사람은 불편할 수 있으므로 감안해서 맞도록 합니다. 

    혈소판제나 항응고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접종 후 2분 정도 해당 부위를 압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접종후 목욕을 해도 되나요.

    A: 알레르기가 예상되는 주사 후 1시간 후엔 목욕을 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부작용으로 열이 난다면 굳이 목욕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바늘주사 자리의 통증이나 부기가 심해질 수 있으니 이때는 하루 정도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Q: 백신을 맞은 뒤 면역력 유지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A: 아직 데이터가 없어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6개월 뒤에도 강력한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보아 1년은 유지하지 않을까 예측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 독감백신처럼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겠죠.
        
    Q: 1차접종과 2차접종의 간격은

    A: 애당초 백신 접종전략은 3~4주로 잡았지만 지금은 10~12주로 바뀌었습니다. 1차접종만으로도 상당한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각국이 1차접종자를 늘리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접종기간을 늘린 데에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