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순수와 힐링 노래하는 ‘훈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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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순수와 힐링 노래하는 ‘훈남스’

    • 입력 2021.06.13 00:01
    • 수정 2023.09.07 12:41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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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TV와 인터넷을 틀면 각종 프로그램에서 유명한 뮤지션들이 쏟아지고, 이들의 노래가 음악 차트를 휩쓴다. 가수가 되기 위해 상경하는 것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듯하다. 그러나 주위로 시선을 돌리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뮤지션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 뮤지션들은 지역의 여러 문화예술인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이끄는 주역이다.

    춘천의 2인조 뮤지션 ‘훈남스’는 정식으로 결성된 지 10년을 바라보며 현재까지도 춘천을 넘어 강원도내 행사나 축제에서 공연하고 있다. 최근 춘천 문화도시 조성사업 중 하나인 ‘도시가살롱’ 1기에서 아날로그 음악모임 ‘뮤지끄 살롱’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예술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지역에서 순수와 힐링을 노래하는 훈남스의 싱어송라이터 박승훈(48) 씨와 음악감독 윤지훈(41) 씨를 만났다.

    훈남스에서 싱어송라이터를 맡고 있는 승훈 씨는 서울 출신으로, 과거 음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초등학교 때 집에 있는 기타를 뚱땅거리며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음악을 전공하고 싶었으나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대학가요제라도 나가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비 예체능 학과를 지원했고 강원대학교에 오게 되며 춘천과 연을 맺었다.

    훈남스에서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지훈 씨는 초등학교 때 피아노를 처음 접하며 음악에 관심이 생겼다. 취미로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작곡도 공부하던 중 전공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 강원대학교 음악학과에 진학하며 춘천과 연을 맺었다.

     

    순수와 힐링을 노래하는 춘천 뮤지션 ‘훈남스’. 왼쪽부터 윤지훈·박승훈 씨. (사진=배지인 기자)
    순수와 힐링을 노래하는 춘천 뮤지션 ‘훈남스’. 왼쪽부터 윤지훈·박승훈 씨. (사진=배지인 기자)

    ▶두 뮤지션의 퍼즐 같은 조화
    두 남자가 처음 만난 것은 천주교 춘천교구의 음악인 모임에서였다. 승훈 씨는 대학 졸업 후 아카데미에서 베이스를 전공했고 지훈 씨는 대학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했다. 취미로 음악을 하는 다른 모임원들 사이에서 전공자이자 전업 뮤지션으로 만난 이들은 서로의 장점과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됐고 그런 부분들이 퍼즐처럼, 톱니바퀴처럼 잘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솔로 활동을 하거나 필요할 땐 함께 작업하던 이들은 2012년도에 정식으로 훈남스라는 명칭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훈남스의 음악 스타일은 성인 취향의 편안한 음악인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다. 발라드, 록, 어쿠스틱, 클래식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성인들이 즐겨들을 수 있는 편안한 대중음악을 추구한다. 승훈 씨는 “순수하고 사람들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자연을 닮은 음악, 자연을 담은 음악으로 치유가 되는 음악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공연을 묻자 이들은 2016년에 연 첫 단독콘서트를 꼽았다. 큰 규모의 여러 공연에서 노래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이 오로지 훈남스만을 보러 왔던 단독콘서트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지훈 씨는 “첫 번째 음을 낸다는 의미로 ‘첫 음’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며 “준비를 가장 많이 했고, 가장 떨렸기에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첫 정규 앨범은 2017년 ‘가을의 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수록곡은 ‘A Family Photograph’. ‘Prelude’, ‘그 날의 봄 (Spring - Back In The Day)’, ‘Breeze’, ‘느티나무 (Zelkova - The Giving Tree)’로 모두 훈남스가 작사·작곡했다. 앨범의 콘셉트에는 설렘, 파릇파릇함, 시작 등 사람마다 다른 봄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나 감성을 담고자 했다.

     

    훈남스의 첫 콘서트 ‘첫 음’이 2016년 10월 춘천 상상마당에서 열렸다. (사진=훈남스 제공)
    훈남스의 첫 콘서트 ‘첫 음’이 2016년 10월 춘천 상상마당에서 열렸다. (사진=훈남스 제공)
    2017년 9월 KT&G 상상마당 춘천 시즌기획공연인 ‘C.Indie Play’ 에서 공연하고 있는 ‘훈남스’. (사진=훈남스 제공)
    2017년 9월 KT&G 상상마당 춘천 시즌기획공연인 ‘C.Indie Play’ 에서 공연하고 있는 ‘훈남스’. (사진=훈남스 제공)

    ▶강원도와 춘천의 감성 담은 힐링 음악 이어가고파
    훈남스는 강원도와 춘천이 주는 감성이 좋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는 산이나 호수, 조금 나가면 만날 수 있는 바다는 훈남스 음악의 소스가 된다. 승훈 씨는 “대학 때문에 별생각 없이 왔던 춘천이 지금은 저의 고향이자 사랑하는 도시가 됐다”며 “춘천은 나에게 음악적인 자양분과 색깔을 주고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밑거름이 된 도시”라고 말했다. 지역이 가진 가능성이 크고 최근에는 문화예술적인 움직임이 활발해짐도 느끼고 있다. 같은 지역 뮤지션들과 친해지고 서로를 끌어주고 챙겨주는 끈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15년간 알고 지낸 이들은 지금도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훈남스의 ‘본캐(본래 캐릭터)’들은 딱 다재다능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승훈 씨는 훈남스 안에서는 싱어송라이터지만 음악 감독, 교육, 레슨, 컨설팅, 기획 등 다양한 일을 맡아서 한다. 훈남스가 속한 소속사 ‘뮤즈펙트’의 대표기도 하다. 지훈 씨는 훈남스 안에서 음악 감독이지만 음반 기획·제작 회사 ‘가마사운드’의 대표로 다른 뮤지션들의 녹음과 편곡, 간단한 더빙, 영상작업, 음향작업 등의 일도 함께하고 있다.

    훈남스의 목표는 두 번째 정규앨범을 내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이들은 각자 사업체 운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승훈 씨는 “작년에는 경제적으로 참 힘들었고 그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방해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는 음악에 전념해 음반도 내고 공연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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