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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자원이 되다] 3. 춘천시 환경공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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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자원이 되다] 3. 춘천시 환경공원을 가다
  •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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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6.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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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 소각, 재활용 선별 이뤄지는 '춘천시 환경공원'
소각용 일반 쓰레기 사이 뒤섞인 재활용품
‘자원 순환 경제’ 위해 올바른 분리배출 필수
현재 매립장 사용률 82%, 2028년 포화 예상

지난 9일 오전, 신동면 혈동리에 위치한 ‘춘천시 환경공원’을 찾았다. 춘천지역 폐기물 처리시설로, 춘천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 무덤이자 ‘부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쓰레기 매립과 소각, 재활용 선별시설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한다. 마치 거대한 댐처럼, 산 하나가 통째로 쓰레기를 위해 쓰이고 있다.

 

춘천시 환경공원 내 소각 및 재활용 선별 시설.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환경공원 내 소각 및 재활용 선별 시설. (사진=박지영 기자)

■소각되는 일반 쓰레기
춘천시 환경공원 소각시설 바깥쪽인 생활폐기물 반입장에 들어서자 악취가 마스크를 뚫고 코를 찔렀다. 이곳은 폐기물 운반 차량이 시내 곳곳에서 수거해온 ‘일반 쓰레기’를 한데 모으는 저장조다.

크레인이 종량제 봉투를 뜯어내는 파봉 작업을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분명 ‘소각용’ 일반 쓰레기를 모아둔 곳인데 군데군데 페트병이 눈에 띄었다. 쓰레기 배출 시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을 섞어서 버렸다는 뜻이다.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은 분명 충격을 받을 것이다. 쌓여있는 쓰레기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춘천시 환경공원 생활폐기물 저장조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파봉 작업하는 모습. (영상=박지영 기자)
춘천시 환경공원 생활폐기물 저장조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파봉 작업하는 모습. (영상=박지영 기자)

저장조에서 소각로로 이동된 폐기물은 소각 후 비산재가 된다. 이 비산재는 따로 저장됐다가 지정 폐기물 매립장에 묻힌다. 폐열보일러는 소각 후 발생한 고온의 연소가스로부터 증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전기가 발생된다.

연소가스 내 산성가스, 중금속, 다이옥신, 먼지 등을 제거하는 반건식반응탑과 여과집진기 시설도 갖췄다. 발생 증기 중 일부는 하수 슬러지를 고속 건조하는 데 사용된다.

 

춘천시 환경공원 내 소각시설 처리 과정. (사진=춘천도시공사)
춘천시 환경공원 내 소각시설 처리 과정. (사진=춘천도시공사)

춘천시 환경공원 소각시설의 일일 최대 처리 규모는 170t이다. 안정적인 설비 관리를 위한 정격 용량은 하루 165t 규모. 그러나 평균적으로 반입되는 소각용 쓰레기는 평균 170~180t, 주말 직후인 월요일에는 250~300t이 소각시설로 들어온다. 일 평균 15t 정도 추가로 쌓이는 쓰레기는 소각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직매립된다.

소각장은 1년 365일 중 360일 이상 가동된다. 1년에 두 번 정도만 기계설비 점검 등을 위해 멈춘다. 기계를 껐다 다시 켜면 경유 기름값만 4000만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번 불붙은 소각설비는 계속 연소를 통해 24시간 움직인다.

■쓰레기? 재활용 자원!
소각시설 바로 옆에는 재활용 선별시설이 위치해있다. 1일 60t의 플라스틱과 비닐, 유리, 철, 캔류, 페트류를 분류하고 선별 처리한다. 컨베이어 벨트와 지게차가 움직이지만, 선별 작업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재활용 여부를 판단해 손으로 골라낸다.

1차 선별장으로 이동 중인 재활용품. 음식물 묻은 일회용기와 라벨이 제거되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보인다. (영상=박지영 기자)
1차 선별장으로 이동 중인 재활용품. 음식물 묻은 일회용기와 라벨이 제거되지 않은 투명 페트병이 보인다. (영상=박지영 기자)

공동주택에서 나오는 유리, 캔, 고철, 종이 등의 재활용품은 각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에서 수거해간다. 잘 분류되고 관리된 아파트 집하장에서 배출된 품질 좋은 재활용 자원은 이 과정에서 민간으로 판매되고 최하품의 재활용품이 환경공원으로 들어온다.

시설 안내를 맡은 춘천도시공사 환경자원부의 유진현씨는 “배터리와 건전지를 플라스틱류와 섞어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화학 물질이 새면 불이 붙기도 해 위험하다”고 말했다. “올바른 분리배출이 자원순환 경제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자원을 기반으로 돈이 돌고, 쓰레기가 다시 가치를 얻어 ‘자원 순환 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올바른 분리배출이 뒷받침돼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여 배출된 플라스틱은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선별 과정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못한다. 배출 및 수집운반 과정에서 깨진 유리병 역시 제대로 된 값을 받을 수 없게 된다.

190㎖ 미만의 미니어처 등 소형 주류 병은 70원, 소주병은 100원, 맥주병은 130원의 개당 가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슈퍼나 대형마트 등 빈병 보증금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소매점이라면 구매 여부에 상관없이 빈 용기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시민이 직접 소매점에 가서 공병을 판매해 보증금을 반환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 과정에서 재활용품 수거에 뒤섞여 선별장으로 들어오는 유리병은 깨지면서 가치를 잃는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선별과정 중 작업자들이 다칠 위험도 높아진다.

시설 한쪽에는 소각 과정을 거친 철이 가득 쌓여있었다. 일반 쓰레기에 섞여서 배출돼 ‘재활용 자원’으로의 가치를 잃은 최하급 철이다. 소각로에서 600~700도의 열에 노출되며 변형된 이 철은 고품질의 일반철이 120~130원의 가치를 가질 때 30원 수준으로 격하된다.

 

일반쓰레기에 뒤섞여 배출돼 소각과정에서 변형, 가치가 떨어진 하급철. (사진=박지영 기자) 
일반쓰레기에 뒤섞여 배출돼 소각과정에서 변형, 가치가 떨어진 하급철. (사진=박지영 기자) 

플라스틱은 선별 과정을 거쳐 다시 PET, PE, PP 등으로 분류, ‘유가품’의 지위를 얻는다. 쓰레기가 다시 가치를 갖는 자원으로 부활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는 재활용 자원으로의 품질이 높은 투명 페트병을 별도 수거하고 있으나 뚜껑 등 다른 성분이 섞이면 함량에서 가치 평가가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세척한 후 압착해 버리는 게 중요하다.

 

재활용 자원으로의 가치가 높은 투명 페트병. (사진=박지영 기자)
재활용 자원으로의 가치가 높은 투명 페트병.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환경사업소에서는 지난해 4425t의 재활용품을 매각해 8억1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종류별로는 PET 794t(2억1900만원), 삼색병 759t(3900만원), 플라스틱 689t(2억400만원), 파지 462t(3000만원), 캔 328t(1억200만원), 스티로폼 133t(7300만원), 공병 48t(1800만원) 등이다.

10년간 춘천시 환경공원에서 근무해온 춘천도시공사 유현진씨는 “잘 관리된 재활용품은 쓰레기가 아니다. 다만 자원이 쓰레기처럼 함부로 취급되는 게 문제다”며 “각 가정에서 올바른 분리배출이 이뤄져 궁극적으로는 재활용 선별시설에서 할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쓰레기, 이곳에 잠들다

비포장 작업로를 따라 매립 구역으로 오르자 까악까악하는 새 울음소리가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가스 포집관 주변으로 까마귀 수십 마리가 모여 앉아 더 을씨년스러웠다. 소각 및 재활용 선별시설과 마주보고 있는 언덕은 말그대로 ‘쓰레기의 무덤’이다.

 

춘천시 환경공원 내 쓰레기 매립장.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환경공원 내 쓰레기 매립장.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환경공원 내 매립시설의 처리규모는 264만2000㎡(약 80만평)에 달한다. 현재 매립장 사용률은 82% 수준이며 오는 2028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2019년 1825t이었던 춘천지역 생활쓰레기 매립량은 지난해 3918t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매립장 사용률을 낮추기 위해 매립된 쓰레기를 다시 파서 소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날 춘천시 환경공원 답사를 함께 한 송현섭 시민활동가는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플라스틱 수저를 거부하거나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물결을 만들 수 있다”며 생활 속에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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