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춘천 아스파라거스, ‘응달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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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춘천 아스파라거스, ‘응달농장’

    • 입력 2021.06.05 00:00
    • 수정 2023.09.07 12:29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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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아스파라거스는 죽순처럼 땅에서 자라는 어린순을 먹는 채소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낯설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였지만, 현재는 우리 밥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친숙한 식재료가 됐다. 

    아스파라거스에는 비타민, 아미노산, 단백질 등의 성분이 풍부하고 특히 피로회복과 숙취해소에 탁월한 아스파라긴산 성분은 콩나물보다 5~10배가량 많이 함유됐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 함유된 대표적 성분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스파라거스에서 처음 발견돼 지어진 이름이다. 이러한 효능에 17세기 프랑스 왕인 루이14세는 궁내에 아스파라거스 전용 온실을 설치했으며 ‘식품의 왕’이란 작위를 하사하기도 했다.

    ▶아스파라거스 문을 여는 춘천

    강원도는 전국 아스파라거스 생산량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대표 생산지다. 춘천, 양구, 화천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기준 약 81㏊(약 24만5000평)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춘천은 강원도에서 아스파라거스가 가장 빨리 출하되는 지역으로 2월부터 만나볼 수 있다.

     

    ‘응달농장’ 홍종용 대표.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응달농장’ 홍종용 대표. (사진=서충식 기자)

    그중에서도 춘천 서면에 있는 응달농장은 지난 2월17일 아스파라거스를 첫 출하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빠른 출하며 보통 4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도내 타지역보다 두달가량 빠른 시기다. 이에 대해 응달농장 홍종용(66) 대표는 “비닐하우스 위에 지하수를 뿌려 수막을 형성, 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유지하는 수막재배와 비닐 등을 덮은 터널을 하우스 안에 하나 더 만들어 온도를 유지하는 터널재배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35여년간 농사를 지어온 홍 대표는 과거 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다 농사를 위해 매년 땅을 새롭게 갈아줘야 하는 번거로움에 2012년 아스파라거스로 작물을 교체했다. 아스파라거스는 한번 심고 관리만 잘해주면 15년 가까이 과일나무처럼 반복해서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홍종용 대표가 아스파라거스 암·수 품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홍종용 대표가 아스파라거스 암·수 품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재배는 쉽고 단가는 높고

    아스파라거스는 타 작물에 비해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재배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응달농장은 4000㎡(1200평)의 비닐하우스, 노지 1300㎡(400평) 규모의 아스파라거스 재배시설을 갖췄는데 이를 홍 대표와 그의 아내가 모두 관리하고 있다.

    또 시세 변동도 크지 않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3.3㎡당 6~7kg의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하는 응달농장은 연간 9~10t 정도의 아스파라거스를 생산한다. 1kg당 1만3000원에 고정 납품하는 유통계약을 체결한 응달농장에서는 산술적으로 1억원 이상의 연 매출을 2명이 내는 것이다.

    ▶암·수 없는 新 품종 도전

    아스파라거스는 암·수 구별이 있는 식물이다. 첫해 모종으로 기를 때는 구분이 안 되지만, 이듬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암 품종이고 수 품종에는 꽃과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대체로 암 품종보다 수 품종의 생산량이 많고 성장도 왕성하다. 이 때문에 수 품종을 선호하지만, 아스파라거스 대부분 품종이 1대 1의 암·수 비율로 섞여 있어 생산량 및 관리에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올해 재배를 시작한 암·수 없는 새로운 품종의 아스파라거스. 사진=서충식 기자
    올해 재배를 시작한 암·수 없는 새로운 품종의 아스파라거스. (사진=서충식 기자)

    이에 응달농장은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생산량을 위해 올해부터 암·수 구분이 없는 새로운 품종을 도입해 재배를 시작했다. 4000㎡의 비닐하우스 중 1300㎡에 신 품종을 심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는 “그동안 시행착오가 많았는데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새로운 품종으로 일부 교체했다”며 “아스파라거스는 처음 심은 후 2년 차 수확량이 10% 정도로 적은 편이어서 내후년부터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 대표는 농장 운영 외에도 ‘아스파라거스 연구회’라는 이름의 작목반을 운영한다. 춘천지역에서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는 35명이 함께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납품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아스파라거스 재배 규모를 키울 계획은 없고 현재 상태를 잘 관리해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수확량을 내며 안정적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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